고등어 두 마리
노인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 그녀와 같이 오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노래교실에서 같이 노래를 배우는 누나다.
나이 83 세, 묵호항 앞의 논골이 집이다. 과거 잘나가던 선주의 딸이었고.
한번 결혼했다가, 아이를 낳지 못해 이혼당해서 혼자 살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5 살 연하의 남편, 걸어오면서 남편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누나, 요즘도 신랑 술 퍼마셔요?”
“평생 마신 놈이 그게 어디 가겠니?”
“어제도 마셨어요?”
“어제는 두 번 마시더라”
“술 먹고 때리지는 안아요?”
“한번 때리길래, 내가 더 때려 주었지. 개새끼가 한번 때릴 때 난 열 번 때렸어”
“돈 주지 말아요. 돈 떨어지면 술 안마실거 아니예요”
“지 옛날 노가다 한 돈이 남아 있는 모양이야. 그 돈 떨어지면 주지 말아야지.”
“오입은 해줘요?”
“안한지 12 년 되었다. 12 년전 오줌 쌀 때 고추 보니까 번데기 같더라”
“누나는 하고 싶지 않아요?”
“애인 하나 있어. 나보다 10 살 아래, 울산 사는 놈이야. 한달에 한번 올라와서 해줘”
“그 인간은 고추가 잘 서요?”
“내가 워낙 잘하니까. 그런데 거가에 물이 잘 안나와”
“그럼 아플텐데”
“그 놈이 바르는 것을 가지고 오더라”
“그 놈은 잘 서요?”
“내가 워낙 잘하니까”
그녀와의 이야기는 이후로도 길게 이어졌다.
묵호항 여자들은 화끈해서, 정조 관념이니, 순결이니 하는 것은 개나 갖다 주어도 상관 없다.
솔직하고 화끈하고 남자에게 절대로지지 않고, 그렇지만 책임감은 절대적이다.
남자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고 버리지 않는다.
비록, 자신의 욕망을 위해 바람을 피울지라도 남편 만큼은 버리지 않는다.
남편과 수도 없는 많은 기가 막힌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일까. 미워도 같이 가는 가 보다.
“그 놈 내 보내요”
“나가라 해도 안나간다”
“그런 놈 왜 모시고 살아요. 누나 혼자 살면 편한데.”
“안가는 거 어떡하니?”
“그럼 평생 데리고 살아요”
“그래야지 어떡하니”
누나는 평생 남편을 데리고 살 것이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그게 전부이니까.
아무리 남편이 술 처먹고 행패를 부리든, 남편이 술 먹고 병이 들어 인간 구실을 못하든,
그녀는 그렇게 살 것이다.
누나는, 중앙시장에서 나에게 고등어 두 마리를 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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