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의 잠을 깨우다, 오래된 미래가 밀려오고 있다.
낙동강이 흐르는 도산서원은 우리나라 서원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안동댐 건설로 낙동강가의 마을들이 물에 잠기고 사람들이 떠나고 고택, 문화재 등이 옮겨 졌다. 도산서원은 깊은 잠에 든 것처럼 점점 조용한 곳이 되어 갔다.
예던길, 한국국학진흥원, 경북산림과학박물관, 안동호반자연휴양림, 안동선비순례길, 이육사문화관, 농암종택, 고산정, 청량산, 왕모산 등이 잠을 깨우고 있다. 안동에서 북쪽에 치우쳐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등 여러 이유로 명성에 비해 지금도 탐방객들이 많지 않다.
금년에 도산서원 바로 앞 의촌들에 청보리밭이 조성되었다. 5월에 축제도 열렸다. 강가에 물결치는 싱그러운 청보리밭길은 찾아오는 가족단위의 탐방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보리물결이 푸른색에서 노란색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가까이 왕모산이 멀리 청량산이 신록을 더해 간다. 낙동강물이 아래로 유유히 흘러 간다. 도산구곡이 굽이굽이 위아래로 이어져 간다. 山增嶷嶷水增淸 산은 더욱 높으며 강물은 더욱 맑고 맑구나. 知者樂水, 仁者樂山의 땅이다. 江湖之樂의 문화가 느껴진다.
도산서원이 잠에서 깨었다. 물에 잠겨진 역사, 문화가 궁금하다. 청량산까지 걸어갔던 옛사람들은 누구인가 무엇을 얻었는가, 은어잡이와 뱃놀이는 어떻게 했을까....
이제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강가에 펼쳐진 들녘을 어떻게 활용하여야 할 것인가를. 역사와 문화에 관광과 체험을 접목하여야 한다.
우선 안동호 문화역사지도를 복원했으면 한다. 고택, 문화재 등 현황과 위치, 역사문화자원의 이동경로 등을 수록하는 것이다. 기획전시, 출판 등을 수행하는 안동시립민속박물관의 역할을 기대한다. 경북기록문화연구원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생활사 복원사업”도 안동호의 오래된 미래를 소상히 알려줄 것이다.
안동호에서 청량산까지 이어진 도산구곡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구곡문화는 굽이 굽이 흐르는 물줄기가운데 경치가 아름답거나 깊은 뜻이 있는 아홉굽이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시작한 무이구곡을 퇴계 이황이 수용하여 도산구곡을 경영했다. 안동을 가로질러 흘러가는 낙동강에 설정된 구곡으로 길이는 20여Km이고 강폭이 넓어서 배를 띄울 수 있다.
안동은 우리나라의 구곡문화의 본산이다. 현재의 생태관광과 맥을 같이 한다. 안동호상류를 호수정원으로 특화하여 조성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안동호의 맑은 물을 유지하는 수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안동호는 江湖之樂문화의 발상지이기도 한다. 농암 이현보, 퇴계 이황의 知者樂水의 詩文歌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도산서원앞에 펼쳐진 청보리밭의 푸른 물결은 一波萬波가 되었다.
안동호가 오래된 미래라고 새삼 우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有山嶷嶷 有水源源 산은 의연하게 높이 솟아 있고 물은 끊임없이 흐르는 구나
첫댓글 작년 예던길을 걸으며 안동에도 이렇게 좋은곳이 있었다니 기억에 남고 다시 가고 싶었는데 이번 청보리밭 행사도 너~~~무 좋았답니다.
다른 지역에 청보리밭 행사가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창 청보리가 유명한데 너~~무 멀어 아쉬었는데 가까이에 청보리밭 을 볼수 있어서 좋았고 짙푸른 녹색물결이 이색적이여서 좋았습니다~
우와~~사진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