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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 영성 - 희망과 기쁨
2019.12.14. 토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집회48,1-4.9-11 마태17,10-13
“순교는 신자들이 숨쉬는 공기다” (Martytrdom is the air that Christians breathe) 교황님 강론중 한 말씀이 마음 깊이 와닿습니다. 나름대로 믿는 이들 모두가 순교적 어려움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교영성은 믿는 이들의 일상처럼 생각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제 자작 좌우명시 마지막 연이 일상화된 순교영성을 보여줍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그러나 우리의 순교영성은 어둡고 무겁거나 우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자기를 버리고 믿음으로 제 십자가를 지고 우리의 희망이신 주님을 따르기에 기쁨이 있습니다. 하여 우리는 하루하루 부정적 비관의 고해인생이 아니라 긍정적 낙관의 축제인생을 살아갑니다.
오늘은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입니다. 제가 성인 축일에는 반드시 확인하는 생몰生沒 연대에 제 나이와의 비교입니다. 성인은 만49세를 사셨고, 말그대로 가난과 고통의 파란만장한 순교적 삶이셨습니다.
가르멜 수도회 개혁에 반대하던 완화 가르멜 수도자들게 납치되어 9개월간 수도원 다락방에 감금되어 온갖 고초를 겪었고, 1590년 수도회 분쟁이 재현되어 1591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멕시코로 가게 되었지만 병에 걸려 그해 9월말 우베다 수도원으로 옮긴후 병고와 정신적 고통을 겪다가 12월13일 밤 자정이 지난 무렵 바로 오늘 12월14일 선종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십자가의 성 요한의 천상탄일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이란 명칭에서 보다 시피 평생 십자가를 진 순교적 삶에 충실한 성인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교회의 위대한 신비가이자 시인으로서 영성신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참 깊고 그윽한 ‘가르멜의 산길’. ’영혼의 노래’,‘사랑의 산 불꽃’같은 불멸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희망은 신자들이 숨쉬는 공기와 같다” 역시 교황님의 말씀입니다. 희망과 기쁨중에 자발적 순교적 삶이라는 것입니다. 순교적 삶의 모범인 바오로 사도 역시 ‘기쁨의 사도’라 칭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어려움 중에도 희망과 기쁨의 순교적 삶을 산 성인들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은 결코 절망, 원망, 실망의 삼망의 삶을 살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와 감동, 감탄의 삼감의 삶을, 희망과 기쁨의 삶을 삽니다. 바로 승천한 전설적 인물, 엘리야가 그랬습니다.
“엘리야여, 당신은 놀라운 일들로 얼마나 큰 영광을 받으셨습니까? 누가 당신처럼 자랑스러울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불 소용돌이 속에서 불마차에 태워 들어 올려 졌습니다.---당신을 본 사람들과 사랑 안에 잠든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우리도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오늘 집회서의 말씀은 그대로 시공을 초월한 우리의 엘리야에 대한 고백처럼 생각됩니다. 순교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제공하는 엘리야의 승천입니다. 바로 이런 엘리야의 재림을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바로 예수님은 물론 초대교회 신자들은 세례자 요한을 엘리야의 재림으로 믿었습니다. 바로 그 근거는 오늘 집회서에 근거합니다.
“당신은 정해진 때를 대비하여 주님의 분노가 터지기 전에 그것을 진정시키고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되돌리며 야곱의 지파들을 재건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집회48,10).
바로 이런 엘리야의 재림이 세례자 요한인데 사람들의 무지로 인해 좌절되고 말았다는 다음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회개로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무지로 인한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하여 메시아 의 선구자 세례자 요한이 배척을 당했고, 메시아인 예수님도 배척을 당하셨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를 봐도 참으로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남북한의 분단도 아픔이지만 국가브랜드에서 나타난 우리나라의 현실도 아픔입니다. 함께 평화 통일하여 나아가도 부족할 터인데 얼마나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분열, 남남분열의 적나라란 현실인지요.
-국가 브랜드 조사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상품신뢰도, 정부신뢰도, 문화력, 국민친근감, 관광선호도, 이주-투자 매력등 6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평가한 결과 순위는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순이었고 우리나라는 27위로 중진국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갈길이 먼 우리나라입니다.
남북의 분단도 뼈아픈 현실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북한 주민들은 한국인 보다 12-13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북한의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한국의 1.9%, 1인당 국민 총소득은 한국의 3.9%, 북한의 대외 무역 총액은 한국의 0.2%, 참으로 언젠가는 함께 통일하여 가야할 형제나라인데 작금의 남북의 현실은 참 어둡습니다.-
그러나 절망, 원망, 실망은 금물입니다. 철저한 회개와 반성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대림시기입니다. 우리의 시야를 넓고 깊게 해야 할 것입니다. 엘리야의 재림인 세례자 요한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또 우리를 찾아 오시는 대림의 주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 희망과 기쁨으로 우리의 순교적 삶에 충실하도록 해야 겠습니다.
결코 오늘 복음의 사람들처럼 무지로 인해 세례자 요한같은 이들을, 메시아 예수님을 배척하는 악순환의 반복이 있어선 안되겠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각자 주어진 순교적 삶에 충실하고 항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하느님, 저희를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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