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선배의 추억
2016년 3월 3일 목교일인 바로 어제의 일이다.
오후 5시 반쯤 해서, 경기 성남 모란역 1번 출구 가까이 보신탕집에서 검찰수사관 선배와 동료 친구를 만나 저녁을 함께 했다.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대검찰청중앙수사부에서 같이 근무했던 인연의 최희규 정찬섭 선배와 조경섭 친구로, 참 모처럼 만의 조우였다.
모처럼 만이었으니 털어놓을 이야기들도 참 많았다.
그 중에서 특히 최희규 선배가 우리 고향땅을 찾은 추억담이 내 마음에 감동적으로 파고들었다.
내 고향 친구들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랬다.
30년도 더 됐다 했다.
강신욱 전 대법관이 과장으로 있을 때의 일로, 술 잘 마시는 최인남수사관을 비롯해서 과 직원 모두가 하나로 어울려 내 고향땅 문경 새재를 갔다 했다.
내 고향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차량 출입이 안 되는 과것길을 차를 타고 올랐다고도 했고, 취사를 해서는 안 되는 계곡에서 솥을 걸어놓고 보신탕을 끓여 먹었다고도 했다.
아직 냉기가 있는 늦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훌러덩 벗고 계곡물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했다.
시원한 바위 위에 둘러앉아 권커니 잣거니 술을 마셨다고 했다.
술이 취하면 또 계곡물에 빠져들고, 그래서 취기가 가시면 또 바위 위에 둘러앉아 술을 하시면서, 그 하루 종일을 보냈다고 했다.
더해서 소위 ‘개밥그릇’이라고 하는 문경 명물인 다완(茶盌) 도자기까지 한 점씩 얻어가지고 왔다고 했다.
최희규 선배의 추억담이었다.
그리고 그때 도움을 줬던 내 친구들의 사진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딱 하룻밤이 지난 2016년 3월 4일 금요일인 오늘 아침에, 핸드폰 메시지로 그 사진을 보내왔다.
그 사진을 보니, 정겨운 내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수 얼굴이 거기 있었고, 원현이 얼굴이 거기 있었고, 홍희 얼굴이 거기 있었고, 두준이 얼굴이 거기 있었고, 창식이 얼굴이 거기 있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학현이도 거기 있었고, 희구도 거기 있었다.
다들 새파랗게 젊은 모습들이다.
검찰수사관으로서 가장 존경하는 선배 중의 한 사람이 곧 최희규 선배다.
그 선배의 추억 속에 담겨 있는 그 친구들이 그립다.
참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