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앨범을 처음으로 감상할 때에 앨범이 '좋다!' 혹은 '별로다!' 라고 평가하는 기준은
제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만 한가?' 인 것 같아요,
굳이 한 곡이 별루여서인 것과는 다른 기분입니다.
즉, 앨범을 한번 듣고 나서 "흠;; 왠지 좀 길게 느껴지는데?", 혹은 "요 곡이 없으면 딱 좋겠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앨범의 tracklisting 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라서,
The National 의 말을 인용하자면 "앨범의 흥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Radiohead 의 호불호가 갈리는 앨범들 중 하나인
"Hail to the thief"의 alternate tracklisting 이 있더라구요.
알고보니 예전에 톰욕이 직접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고 하는데
1. There There
2. The Glaoming
3. Sail to the Moon
4. Sit Down, Stand Up
5. Go To Sleep
6. Where I End and You Begin
7. Scatterbrain
8. 2+2=5
9. Myxomatosis
10. A Wolf at the Door
이렇더라구요. 사실 저도 이 앨범을 듣고 있자면 '좀 길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이 앨범을 이렇게 감상해보니 또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심지어 아이팟에 플레이리스트 하나 만들어서 이렇게 한번 만들어놔야지 할 정도로요.
특히 2+2=5 끝나면서 빵하며 나오는 Myxomatosis! 그리고 이어지는 A Wolf at the Door 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뭐 개인적으로 듣다보면 그러고 싶은 앨범들이 있습니다.
가령 Reflektor 는 한 3-4곡은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Modern Vampires of the City도 8~10곡 정도면 아주 느낌이 확 바뀔 것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Machina/The Machines of Gods도 10곡 정도의 분량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앨범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 빌리 코건은 이 얘기를 듣고 또 굉장히 방어적으로 얘기하더라구요)
The King of Limbs 는 Mr. Magpie 를 딱 빼고, 2번 곡으로 non-album 싱글이었던 These Are My Twisted Words를
넣으면 딱 좋을 것 같았던 순간이 있었는데 (아직도 가끔은 이렇게 들어요), 요즘은 그냥 그대로도 아주 좋더라구요.
아티스트들이 스스로 곡을 좀 자르고 좀 더 짧았으면 하는 앨범들도 있습니다.
Radiohead 스스로도 길다고 얘기한 Hail to the Thief, REM 멤버들이 항상 너무 길다고 얘기하는 Up도 있구요.
Kid A 의 트랙리스팅 때문에 밴드간에 불협화음으로, 그들 말로 '해체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고도 알려져있고.
The National 같은 경우는 항상 느낌이 앨범 tracklisting 이 굉장히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구요.
처음에 Alligator 를 들을때면 왠지 1번곡은 "굉장히 멋진 앨범의 5-6번 트랙같은 느낌"이 요상하게 들다가
왠지 Karen 은 두번째 곡으로서는 좀 약한 것 같았는데, 계속 듣다보니 이런 불협화음같은 트랙리스팅이
굉장히 마음에 들더라구요. 특시 All the Wine 부터 마지막 곡인 Mr. November 까지는 한곡 한곡 넘어가는게
너무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어 항상 들을때에 속으로 "으음~~ (ㅡㅡ;;;) 좋아~~"하곤 합니다.
그래서 아마 얘네들 앨범들 중에서는 Alligator 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암튼, 정말 무한셔플이 가능한 시대이고 점점 '앨범이란 무엇인가? 또한 더블앨범이란 무엇인가?'하는 시대지만서도요.
첫댓글 오아시스의 3집 be here now 곡이 너무 길어서 싫은 앨범, 좀 짤라냈더라면 더 나은 앨범이 됐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hail to the thief 굉장히 좋아하는 앨범인데 저 트랙리스트로도 들어봐야겠어요
맞아요 ㅋ 그래서 노엘도 3집 싫어하지요. 약빨고 만들었떤 시기기두 하고 ㅋ 한곡씩놓고보면 좋지만..하하..일단 디쥬노우왓아이민부터 7분 ㅎㅎ 스탠바이미도 마지막 후렴구가 너무 길어보이는?
맞아요~ 저도~ ㅎㅎ 근데 꼭 곡이 짧아야 한다기 보다는 몇몇 한 두곡만 잘라도 훨씬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Be here now를 혈기왕성한 중3때 처음 들었었는데, 그땐 80분 가깝게 이어지는 과장된 사운드가 하나도 지겹지 않더라구요. 학교갔다와서 스피커 앞에 앉아 미친사람처럼 혼자 헤드벵잉하며 들었어요. 물론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1집 2집이 최고죠.
Arcade Fire의 Reflektor는 공감가네요. 곡의 편차가 심한감이 없잖아 느껴져서...
좋은 얘기네요. 정말 디싱 시대에서 제대로된 앨범으로서의 가치를 논하는 건 귀중하고 아름다운 일이죠 :-) 저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는 때라 집중해서 읽었네요 ㅎㅎ
갑자기 생각난건데 졸작 더블앨범인 케이스도 있나요?
흠;; 글쎄 저는 들어본 앨범들 중에는 Stadium Arcadium 이 좀;; 근데 이건 순전히 음악적 취향때문인 것 같구요 처음부터 레닷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런데 반대로 "더블앨범이기 때문에 너무 좋다!"한 앨범들도 그리 많지는 않은듯해요. 당장 생각나는건 Mellon Collie 정도?
이제는 그렇게 좋아하는 앨범은 아닌데도 지금 생각해봐도 싱글앨범이었으면 그리 좋지는 않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왜 그런데 또 학교 수업이 40-50분인 이유가 있잖아요. 건강한 사람의 Attention span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이 40-50분정도 된다고 하는데, 음악은 다르겠고 또 음악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또 더블앨범을 웅장함이나 거대함 그 자체만으로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Bahn 넘칠 정도로 걸작인 더블앨범이 있긴 하죠
The Beatles 앨범
더블앨범 중에 졸작이라면 개인적으로 Biffy Clyro의 최근작을..
@dEUS ㅎㅎ;; 저도 그 앨범 좀;;;
실제 랜덤 감상때와 앨범으로 걸었을때에 정서적인 반응이 달라지는 트랙들 참 많죠. 갠적으로 Reflector수록곡 중, 랜덤감상시 here come the night time 이나 afterlife가 가장 끌리지만 앨범채로 들을땐 you aleady know또는 awful sound에서 정신줄 놓게 되거든요. 물론 애착을 갖는 앨범임에도 구성과 트랙순서가 아무런 영향 없을 듯 느껴지는 경우도 있구요.
명반들은 대게 트랙리스팅도 훌륭한 것 같아요. 한 앨범에 10곡이면 경우의 수가 10X9X8X7....X1이니..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고려하여 정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닌듯 해요.
저는 처음접하는 음반은 주로 2, 4트랙듣고결정하는데요. 1번트랙은 인트로격이라고생각하고 2번트랙이젤 자신있는 곡을 넣는거같은 느낌적인 느낌
어 저도 이렇게 들어요ㅋㅋㅋ 밴드들이 자신있는 트랙을 2~5트랙 사이에 넣었을 것 같아서
ㅎㅎ 마지막 곡도 중요해요~ 전 마지막 곡이 "아 이건 정말 완벽하다;;;" 했던거 중 가장 최근꺼는 본이베어 2집의 "Lisbon, OH - Beth/Rest"인 것 같아요
@Bahn 마이모닝재킷 dondante나 뮤의comforting sound가제가좋아하는 마지막곡의 좋은예에요ㅎㅎ
곡순서 정하는 것도 뮤지션의 작곡작업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웬만하면 플레이리스트도 안만들고 앨범단위로 듣는 편인데 별로였던 앨범들 다시 꺼내서 섞어보고싶네여. 갠적으로는 뮤즈가 트랙리스팅하는 패턴에 변화 좀 줬으면싶구여;; 갈수록 그 앨범이 그 앨범같은 이유가 absolution부터 시작된 리스팅패턴이 고착되고 있어서 라는 생각...;
좋은글이네요 오랜만에 hail to the thief 들어야겠습니다
와 저도 이생각 많이했는데ㅎㅎ 노래수록곡 몇개만뺐으면 앨범퀄리티가 올라갔을만한 앨범들이 정말 많은것 같아요.. 또한 트랙리스팅도! 지금 그냥 딱떠오르는 앨범은 m83마지막앨범이네요
그때 다들 좋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렇게 감흥은 없었다는... 1cd분량이었으면 좋아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했어요
그리고 저는 이생각도 했는데 보통 많은 앨범들이 가장 괜찮은 수록곡들을 주로 앞부분, 심지어 1번트랙인 경우가 정말 많은것 같은데 물론예외도 많겠지만 best 트랙들(앨범에 2,3개있다고 치면)이 전반적으로 걸쳐져있는 앨범이 매력적인것 같아요ㅎ
아..... 왜 왜 왜 많은 앨범들중에 hail to the thief 이냐구요 ㅠㅜ
저의 뇌를 분열시키고 또 분열시키고 또 분열시키는 슈퍼초울트라특급 앨범 ㅜ.ㅜ
엠피플 초기화시키고 메탈만 집어넣은지 얼마 안되었는데... 자꾸 라뎌헤드 생각나게 하지마요 ㅜ.ㅜ
특히나.. 6집 언급은 제발 자제해주세여 저 정말 대마할지도 몰라여 ㅋㅋ;;
ㅋㅋㅋㅋㅋㅋㅋ아 어쩜좋아요 조심조심 폭발하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보면 앨범도 그들만의 포트폴리오. 순서도 중요하고 나름의 의미도 있으니 첫곡부터 빡시게 들어가는 경우도 있겠고 처음엔 스무스하게 소개정도 느낌정도를 줄수도 있겠지요. 저는 인트로를 인트로답게 부드럽게 스무스하게 시작하는게 좋아요:)
공감가네요. 저도 좋은 앨범을 평가 할때 tracklisting, 믹싱이라고도 하져... 빠트릴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믹싱하나만으로도 앨범을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들을수 잇냐 없냐를 판가름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