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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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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종무(又示宗武) - 두보(杜甫)
종무(둘째아들)에게
* 아래 元日示宗武 시 이후 다시 쓴시
覓句新知律(멱구신지률) : 시구를 찾아 새로이 율시를 아니
攤書解滿牀(탄서해만상) : 탄서를 펼쳐 책상이 가득하구나
試吟靑玉案(시음청옥안) : 장형의 시 <청옥안>을 읊으니
莫羨紫羅囊(막선자나낭) : 붉은 비단 주머니 부러워 말라.
暇日從時飮(가일종시음) : 어느날 때에 따라 마시고
明年共我長(명년공아장) : 명년에는 함께 나 성장하리라
應須飽經術(응수포경술) : 반드시 경서와 학문 배불리고
已似愛文章(이사애문장) : 이미 문장을 좋아하는 것 같구나.
十五男兒志(십오남아지) : 열다섯 살 사나이는 뜻을 가지고
三千弟子行(삼천제자항) : 삼천 제자의 행렬에 들어야 하니라.
曾參與游夏(증삼여유하) : 증삼과 더불어 자유와 자하처럼
達者得升堂(달자득승당) : 도달하면 승당의 경지 얻을 수 있으리라.
* 覓句(멱구): 시를 짓는 사람이 구상을 위해 시구詩句들을 찾아보는 것을 가리킨다.
* 攤書(탄서): 참고할 서적들을 펼쳐놓는 것을 가리킨다. 독서讀書를 가리키기도 한다.
공자진龔自珍은 '己亥雜詩' 에서 ‘蕭蕭黃葉空村畔, 可有攤書閉戶人(비어 있는 마을 밭에 굴러다니는 나뭇잎들이 / 문 닫고 들어앉은 이가 펼쳐놓은 책 같구나)’ 라고 했다.
* 靑玉案(청옥안) : 일반적으로 고시(古詩)를 가리킨다. 여기서는 옛사람의 시를 가리키는 것으로 새겨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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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張衡)의 시 靑玉案청옥안
사수시(四愁詩) - 장형(張衡) : 네 가지 근심
其一
我所思兮在太山(아소사혜재태산) : 내가 생각하는 것은 태산에 있도다.
欲往終之梁父艱(욕왕종지량부간) : 가서 여생을 마치려 해도 양부 산이 막는구나.
側身束望涕霑翰(측신속망체점한) : 몸을 뒤척이며 동쪽을 바라보니 눈물이 글을 적신다.
美人贈我金錯刀(미인증아금착도) : 미인이 나에게 금착도를 주었으니
何以報之英瓊瑤(하이보지영경요) : 어찌하면 아름다운 옥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路遠莫致倚逍遙(노원막치의소요) : 길이 멀어 가지 못하고 기대어 왔다갔다
何爲懷憂心煩勞(하위회우심번로) : 어찌 근심스러운 마음 품고 수고롭게 하리오.
其二
我所思兮在桂林(아소사혜재계림) : 내가 그리는 분은 계림에 있도다
欲往從之湘水深(욕왕종지상수심) : 찾아가 따르고 싶어도 상수의 물이 너무 깊다.
側身南望涕沾襟(측신남망체첨금) : 몸을 숙여 남쪽을 바라보니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美人贈我琴瑯玕(미인증아금랑간) : 님은 나에게 금낭간을 주셨는데
何以報之雙玉盤(하이보지쌍옥반) : 나는 어찌해야 쌍 옥반으로 보답하리오.
路遠莫致倚惆悵(노원막치의추창) : 길이 멀어 하염없이 슬퍼하며 가지 못하니
何爲懷憂心煩傷(하위회우심번상) : 어찌하여 근심을 품고 마음을 상하리오.
其三
我所思兮在漢陽(아소사혜재한양) : 내가 그리는 분은 한양에 있도다
欲往從之隴阪長(욕왕종지롱판장) : 찾아가 따르고 싶어도 롱판이 길도다.
側身西望涕沾裳(측신서망체첨상) : 몸을 숙여 서쪽을 바라보니 눈물이 치마를 적신다.
美人贈我貂襜褕(미인증아초첨유) : 님은 나에게 담비옷을 주셨는데
何以報之明月珠(하이보지명월주) : 나는 어찌해야 명월주로 보답하리오.
路遠莫致倚踟躕(노원막치의지주) : 길이 멀어 하염없이 주저하며 가지 못하니
何爲懷憂心煩紆(하위회우심번우) : 어찌하여 근심을 품고 마음을 번민하리오.
其四
我所思兮在雁門(아소사혜재안문) : 내가 그리는 분은 안문에 있도다
欲往從之雪雰雰(욕왕종지설분분) : 찾아가 따르고 싶어도 눈이 펄펄 날린다.
側身北望涕沾巾(측신배망체첨건) : 몸을 숙여 북쪽을 바라보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美人贈我錦繡段(미인증아금수단) : 님은 나에게 비단옷을 주셨는데
何以報之靑玉案(하이보지청옥안) : 나는 어찌해야 청옥소반으로 보답하리오.
路遠莫致倚增嘆(노원막치의증탄) : 길이 멀어 하염없이 주저하며 가지 못하니
何爲懷憂心煩惋(하위회우심번완) : 어찌하여 근심을 품고 마음을 번민하리오.
* 紫羅囊(자라낭): 허리춤에 차는 장식물의 하나로 붉은 비단으로 만든 향낭香囊을 가리킨다. ‘羨’을 ‘帶’로 쓴 자료도 있다.
* 從時(종시): 시절을 따르다. 절기를 따르다. ⟪좌전左傳ㆍ소공昭公⟫(7년)에서 ‘國無政, 不用善, 則自取謫於日月之灾, 故政不可不愼也. 務三而已, 一曰擇人, 二曰因民, 三曰從時(나라에 좋은 정치가 없으면 좋은 사람을 쓸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일월의 재앙 속에서 스스로 운수 사나운 일을 불러오게 되므로 정사를 보는 데 있어서 삼가지 않을 수가 없다. 세 가지에 힘을 쓰면 되는데, 첫째는 현인을 고르는 것이요, 둘째는 백성에게 의지하는 것이며, 셋째는 절기를 잘 따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 經術(경술): 경학經學
* 三千弟子(삼천제자): ⟪사기史記ㆍ공자세가孔子世家⟫에서 ‘孔子以詩書禮樂敎, 弟子蓋三千焉(공자가 ⟪시경⟫과 ⟪서경⟫과 예악을 가르쳤는데 제자가 삼천이나 되었다).’이라고 한 이후 공문孔門의 제자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 曾參(증삼):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를 가리킨다. ⟪사기史記ㆍ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에서 ‘曾參, 南武城人, 字子輿. 少孔子四十六歲. 孔子以爲能通孝道, 故授之業. 作孝經. 死於魯(증삼은 남무성 사람이다. 자는 자여이고 공자보다 마흔여섯 살이 적었다. 증삼이 효에 능통한 것을 알고 공자가 그를 가르쳐 효경을 짓게 했다. 노나라에서 죽었다).’라고 했다.
* 遊夏(유하): 공자의 제자 중에 문학에 능했던 자유子遊(언언言焉)와 자하子夏(복상卜商)의 병칭이다.
* 升堂(승당): 관리가 되어 관청에서 일을 보는 것을 가리킨다.
* 두보는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이름은 각각 큰아들 종문(宗文)과 둘째 아들 종무(宗武), 그리고 딸 봉아(鳳兒)였다.
제목을 ‘又示宗武’라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두보는 이보다 앞서 「새해 첫날 종무에게 보이려고」란 시를 짓기도 했는데, 그것을 감안하여 이번 시를 읽을 때 제5구 ‘暇日從時飮’을 새해 첫날 편안하게 마시는 술의 의미로 해석하였다.
@ 원일시종무(元日示宗武)
汝啼吾手戰(여제오수전) : 내 손 떠는 것을 보고 너는 우는데
吾笑汝身長(오소여신장) : 네 키 자란 것을 보고 나는 웃는다.
處處逢正月(처처봉정월) : 도처에서 새해를 맞겠지만
迢迢滯遠方(초초체원방) : 아득히 먼 곳에 묶여 있구나.
飄零還柏酒(표영환백주) : 떠돌아도 백엽주는 마셔야 하니
衰病只藜床(쇠병지여상) : 늙고 병들어 침상에 누워 지내구나
訓喩靑衿子(훈유청금자) : 어린 아이에게 글자나 가르치고 있으니
名慚白首郞(명참백수랑) : 다 늙어 낭관이란 이름조차 부끄럽다.
賦詩猶落筆(부시유낙필) : 시를 짓다 붓을 그만 내려놓고는
獻壽更稱觴(헌수갱칭상) : 장수를 기원하며 술 한 잔을 더했더니
不見江東弟(불견강동제) : 강동에서 소식 끊긴 아우가 보고파서
高歌泪數行(고가루수행) : 큰 소리로 노래하며 눈물만 흘리노라.
- 두보杜甫의 시 「원일시종무(元日示宗武)」 전문
신산(辛酸)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에도 시재가 엿보이는 아들을 바라보는 두보의 아들에 대한 떨리는 듯한 기대와 당부가 느껴지는데, 두보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다(遣興)」란 시에서
@ 유흥 遣興
驥子好男兒(기자호남아) 기자는 보기만 해도 좋은 아들 녀석인데
前年學語時(전년학어시) 지난해 한창 말이 터져 배울 때
問知人客姓(문지인객성) 집에 온 사람의 성을 물으면 알아맞히고
誦得老父詩(송득노부시) 아비가 지은 시들을 줄줄 외웠네. 라고 하였다.
나이 마흔을 넘어 얻은 아들이었던 까닭에 더 사랑스러웠을 수도 있겠지만 만당(晩唐) 사람 풍지(馮贄)가 전하는 일화를 보면 실제로 두보의 둘째 아들 종무(宗武)가 상당한 시재를 지녔던 것을 알려주고 있다.
杜甫子宗武以詩示阮兵曹, 兵曹答以石斧一具, 隨使并詩還之.
두보자종무이시시완병조, 병조답이석부일구, 수사병시환지.
두보의 아들 종무가 시를 지어 완병조에게 보였더니
완병조가 답으로 돌도끼 하나를 시와 함께 돌려주었다.
宗武曰: 斧, 父斤也, 使我呈父加斤削也.
종무왈: 부, 부근야, 사아정부가근삭야.
(그것을 본) 종무가 말했다.
“斧는 父斤이니 아버님께 시를 보여드리고 가르침을 받으라는 것이로군요.”
俄而阮聞之曰: 誤矣, 欲子砍斷其手, 此手若存, 則天下詩名又在杜家矣.
아이완문지왈: 오의, 욕자감단기수, 차수약존, 칙천하시명우재두가의.
완병조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틀렸다. (시를 짓는) 그 손을 그대로 둔다면 천하의 시명이 또다시 두씨 가문으로 갈 것 같아서 그 손을 잘라버리고 싶었다.”
- 풍지馮贄의 ⟪운선잡기雲仙雜記⟫ 중에서
* 斤削(근삭) : 남에게 시문(詩文) 수정을 청하는 것을 가리키는 경어(敬語)
아쉽게도 杜甫의 둘째 아들 종무(宗武)에 관한 더 이상의 이야기는 전하는 게 없다.
2
정초(庭草) - 두보(杜甫)
뜰의 풀
楚草經寒碧(초초경한벽) : 초나라 풀 추위 지나 푸르고
庭春入眼濃(정춘입안농) : 뜨락의 봄이 짙게 눈에 드는구나.
舊低收葉擧(구저수섭거) : 지난 날 시들은 잎 살아나니
新掩卷牙重(신엄권아중) : 새로 가린 권아가 무거워진다.
步履宜輕過(보리의경과) : 발걸음도 가벼워지리니
開筵得屢供(개연득누공) : 잔치도 여러 번 열리리라.
看花隨節序(간화수절서) : 계절에 맞춰 꽃 바라보노니
不敢强爲容(부감강위용) : 감히 억지로 꾸미지는 못하리라.
3
입춘(立春) - 두보(杜甫)
입춘
春日春盤細生菜(춘일춘반세생채) : 입춘날 춘반의 생채가 부드러우니
忽憶兩京全盛時(홀억량경전성시) : 홀연히 양경(兩京)의 전성시절이 생각나네.
盤出高門行白玉(반출고문항백옥) : 고문(高門)에서 나온 소반은 백옥과 같고
菜傳纖手送靑絲(채전섬수송청사) : 섬섬옥수로 건네주는 나물은 푸른 실과 같네.
巫峽寒江那對眼(무협한강나대안) : 무협(巫峽)의 차가운 강을 어찌 바라보랴
杜陵遠客不勝悲(두능원객부승비) : 먼길 온 두릉의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하네.
此身未知歸定處(차신미지귀정처) : 이 몸 돌아가 살 곳을 아직 모르기에
呼兒覓紙一題詩(호아멱지일제시) : 아이 불러 종이를 찾아 한 편 시를 지어보네.
* 春日(춘일) : 입춘
* 春盤(춘반) : 입춘때나 봄에 봄나물이나 쑥떡 등을 진상할 때 쓰는 소반.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입춘(立春)'이란 시에 "입춘날 춘반의 생채가 부드러우니 홀연히 양경(낙양·장안)의 전성시절이 생각나네(春日春盤細生菜 忽憶兩京全盛時)"란 구절과 조선 후기 남파(南坡) 홍우원(洪宇遠)의 "입춘날 생채가 생각난다(立春日思生菜)"라는 시에서 춘반의 주요 재료가 채소였음을 알 수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춘반 [春盤] (두산백과)
* 兩京(양경) : 낙양(洛陽)과 장안(長安).
* 高門(고문): 한(漢)의 전각(殿閣) 이름. 미앙궁(未央宮)이 안에 있었다.
* 菜傳纖手(채전섬수) : 생채를 고운 손을 가진 궁녀가 건네주는 것.
* 巫峽(무협) : 중국 장강 3협 중의 하나.
* 杜陵(두릉) : 장안 근교의 지명. 두보 선조의 고향
* 覓(멱) : 구하여 찾다
* 두보(杜甫, 712년 ~ 770년)는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이다.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중국 고대 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시성(詩聖)이라 부르며, 그의 작품은 시사(詩史)라 부른다. 이백과 함께 이두(李杜)라고도 일컬으며, 정의가 없는 경제구조로 고통받는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시로 묘사한 민중시인이다.
'두릉(杜陵)의 포의(布衣)' 또는 '소릉(少陵)의 야로(野老)'라고 자칭한 것은 장안(長安)의 남쪽 근교에 있는 두릉 땅에 두보의 선조가 살았기 때문이다.
* 삼협(三峽) : 장강삼협(長江三峽)은 중화인민공화국 충칭 시와 후베이 성 경내의 장강 주류에 있는 세 개의 협곡의 총칭이다. 충칭시 펑제 현의 백제성에서 후베이성 이창 시 남진관까지 193km의 사이에, 8km에 이르는 가장 상류의 《구당협》(瞿塘峽), 45km에 이르는 《무협》(巫峽), 그리고 66km에 이르는 가장 긴 《서릉협》(西陵峽)이 연속하는 경승지이다.
구당협과 이어진 《무협》(巫峡)은 충칭시와 후베이성의 경계에 있는 45km 길이의 계곡으로, 《무산산맥》을 북서에서 남동에 꽤뚫고 무산산계의 사이를 동서로 흘러간다. 무산의 십이봉을 시작으로 하는 수려한 경관이 많은 문인묵객에게 영감을 주어 왔다. 십이봉에서도 《신녀봉》(神女峰)은 가장 볼 만한 곳으로 구름 속에 봉우리 자락을 내밀고 있다.
* 입춘(立春)은24절기중의 하나로, 정월(正月)의 절기이다. 태양의 황경이 315˚에 드는 때이며 양력으로 2월 4일 또는 2월 5일이다. 대한과 우수 사이에 있다. 봄이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입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개 이 때를 즈음해서 설날이온다.
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고 하였다. 그러나 입춘이라는 명칭은 중국의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한국에서 이 시기의 기상은 매년 불규칙적이어서 이때를 전후한 시기가 1년 중 가장 추운 해도 있다.
음력으로는 대개 정월이므로 새해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이날 '입춘대길'(立春大吉:입춘을 맞이하여 좋은 일이 많이 생기라는 뜻)과 같은 좋은 글을 써서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 혹은 천장에 붙였으며, 농가에서는 보리 뿌리를 뽑아 보고 그해 농사가 잘 될지 어떨지를 점치기도 하였다. 또한, 음력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으면 '쌍춘년'(雙春年)이라고 하여 그해에 결혼하는 것이 길하다고 받아 들여져왔다. <위키백과>
4
제장오수(諸將五首) - 두보(杜甫)
여러 장군들
其一
漢朝陵墓對南山(한조능묘대남산) : 한나라 종묘가 남산을 마주하고
胡虜千秋尙入關(호노천추상입관) : 오랑캐는 천추 동안 국경을 침입하네.
昨日玉魚蒙葬地(작일옥어몽장지) : 어제의 옥어가 무덤에 묻혔더니
早時金盌出人間(조시금완출인간) : 빨리도 금 소반이 세상에 나왔구나.
見愁汗馬西戎逼(견수한마서융핍) : 서융의 천리마들 쳐들어와 수심 겨운데
曾閃朱旗北斗殷(증섬주기배두은) : 대궐에는 붉은 깃발들 번쩍이는구나.
多少材官守涇渭(다소재관수경위) : 수많은 장군들 경수와 위수를 지켜도
將軍且莫破愁顔(장군차막파수안) : 장군들은 장차도 긴장한 얼굴 풀지 마시라.
其二
韓公本意築三城(한공본의축삼성) : 삼성을 쌓은 한공의 본래의 뜻은
擬絶天驕拔漢旌(의절천교발한정) : 천교를 끊고 오랑캐를 뽑아버리는 것
豈謂盡煩回紇馬(개위진번회흘마) : 어찌 생각했으랴! 회흘의 병마 모두 욕보이고
翻然遠救朔方兵(번연원구삭방병) : 번연히 북방의 병사들을 모두 구해 내다니
胡來不覺潼關隘(호내부각동관애) : 안록산 쳐들어와 동관이 막힌 것 알지 못해
龍起猶聞晉水淸(용기유문진수청) : 장군이 일어나 진수를 맑게 한 사실을 들었도다.
獨使至尊憂社稷(독사지존우사직) : 다만 지존께서 사직을 걱정하게 하였으니
諸君何以答升平(제군하이답승평) :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서 태평성대에 답하려나.
其三
洛陽宮殿化爲烽(낙양궁전화위봉) : 낙양성 궁궐이 봉화불로 변했으니
休道秦關百二重(휴도진관백이중) : 나라의 이백 겹 관문을 말하지 말게나.
滄海未全歸禹貢(창해미전귀우공) : 산동은 아직 수복되지 않았는데
薊門何處盡堯封(계문하처진요봉) : 하북 땅 어느 곳에서 국권이 다했는가?
朝廷袞職誰爭補(조정곤직수쟁보) : 조정의 제상 자리 누가 다투어 메울 것인가
天下軍儲不自供(천하군저부자공) : 나라가 군량미도 공급하지 못한다네.
稍喜臨邊王相國(초희림변왕상국) : 조금은 기쁘도다. 변방의 왕제상이
肯銷金甲事春農(긍소금갑사춘농) : 갑옷을 벗어 놓고 봄 농사를 짓는다네.
其四
廻首扶桑銅柱標(회수부상동주표) : 동쪽 국경으로 고개 돌려보니
冥冥氛祲未全銷(명명분침미전소) : 어득한 기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
越裳翡翠無消息(월상비취무소식) : 월상국의 비취는 소식도 전혀 없고
南海明珠久寂寥(남해명주구적요) : 남해의 구슬도 오랫동안 적료하구나
殊錫曾爲大司馬(수석증위대사마) : 특패를 받고자 대사마가 된 자 있는데
總戎皆揷侍中貂(총융개삽시중초) : 장군은 하나같이 높은 벼슬 겸하였다.
炎風朔雪天王地(염풍삭설천왕지) : 춥고 더운 남북방이 임금님의 땅이라
只在忠臣翊聖朝(지재충신익성조) : 다만 나라를 보좌할 충신은 있으리라.
其五
錦江春色逐人來(금강춘색축인내) : 금강의 춘색이 사람을 쫓아오게 하니
巫峽淸秋萬壑哀(무협청추만학애) : 무협에는 온 골짝들이 맑은 가을이로다.
正憶往時嚴僕射(정억왕시엄복야) : 지난 날 엄복야가 몹시도 생각나느니
共迎中使望鄕臺(공영중사망향대) : 망향대에서 함께 사신을 맞았었다 네.
主恩前後三持節(주은전후삼지절) : 은혜로 전후로 세 번이나 병부를 잡았고
軍令分明數擧杯(군령분명삭거배) : 군령이 분명하여 여러 번 승리의 축배 들었도다.
西蜀地形天下險(서촉지형천하험) : 서촉의 지형은 천하의 험한 곳이라
安危須仗出羣材(안위수장출군재) : 나라의 안위는 모름지기 뛰어난 인재에게 있도다.
5
시요노아단(示獠奴阿段) - 두보(杜甫)
오랑캐 종 아단에게 보여주다
山木蒼蒼落日曛(산목창창낙일훈) : 나무는 검푸르고 지는 해에 어득하니
竹竿裊裊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통이 간들간들 가는 샘물 흘러내린다.
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
豎子尋源獨不聞(수자심원독부문) : 내 종도 물줄기 찾아 불러도 기척 없구나.
病渴三更廻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 머리 돌려 찾아도
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한 줄기 물소리 들려도 하늘만 적신다.
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리) : 도간의 종과는 다름에 놀라기도 하지만
怪爾常穿虎豹羣(괴이상천호표군) : 물을 찾아 호랑이 소굴을 뚫고 다님이 이상해서야.
6
녹두산(鹿頭山) - 두보(杜甫)
녹두산
鹿頭何亭亭(녹두하정정) : 녹두산이 어찌나 높은지
是日慰飢渴(시일위기갈) : 오늘에야 주림과 갈증을 면하겠도다.
連山西南斷(연산서남단) : 연이은 봉우리 서남쪽에서 끊어지고
俯見千里豁(부견천리활) : 천리 널따란 땅을 굽어볼 수 있도다.
遊子出京華(유자출경화) : 나그네 서울 떠나서
劍門不可越(검문부가월) : 검문산을 넘지 못한다 하니
及茲險阻盡(급자험조진) : 여기서부터는 험하고 막힌 바 없어
始喜原野濶(시희원야활) : 비로소 평야의 훤함에 기뻐지는구나.
殊方昔三分(수방석삼분) : 이 지방은 옛날 셋으로 나누어져
霸氣曾間發(패기증간발) : 일찍이 패왕의 기운이 간간이 있었지만
天下今一家(천하금일가) : 지금은 천하가 한 가족이 되었도다.
雲端失雙關(운단실쌍관) : 구름 끝 험한 두 관문 없는 듯하여
悠然想揚馬(유연상양마) : 아득히 양웅과 사마상여 생각하노라.
繼起名硉兀(계기명률올) : 잇달아 일어난 이름난 사람들
有文令人傷(유문령인상) : 그 문장 있어 사람들 상심케 하는구나.
何處埋爾骨(하처매이골) : 그 어디에 그대들의 뼈가 묻혀있는가
紆餘脂膏地(우여지고지) : 넓고 기름진 고장들
慘澹豪俠窟(참담호협굴) : 참담한 호걸들의 고장이로다.
仗鉞非老臣(장월비노신) : 노숙한 신하가 다스리지 않았다면
宣風豈專達(선풍개전달) : 어진 풍속이 어찌 이루어졌겠는가?
冀公柱石姿(기공주석자) : 기공은 주춧돌 같은 자질이어서
論道邦國活(논도방국활) : 도덕을 논하며 나라를 살리고 있다.
斯人亦何幸(사인역하행) : 이런 분이 또한 어찌 다행하지 않으리오.
公鎭踰歲月(공진유세월) : 기공께서 부임한지 한 해가 넘어가는구나.
7
법경사(法鏡寺) - 두보(杜甫)
법경사
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
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
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
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이 사라진다.
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
蕭摵寒籜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
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
冉冉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
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
初日翳復吐(초일예복토) : 돋아 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
朱甍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
戶牖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
拄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
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 숲 나서니 이미 대낮이로다.
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
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은 갈 바가 못 되는구나.
* 法鏡寺 : 甘肅省 劒閣山(감숙성 검각산) 험한 언덕에 있는 절.
* 柱 : 버티다. 고이다.
* 策 : 쇠지팡이. 지팡이.
* 前期 : 앞으로 당할 일. 앞길.
* 蘿 : 새삼 넌출. 댕댕이 넌출. 담쟁이넌출.
* 亭午 : 正午(정오). 한낮.
* 冥冥 : 어두운 모양.
* 子規 : 소쩍새. 두견이.
* 微逕 : 희미한 작은 길.
759년[乾元(건원) 2년]에 두보가 감숙성의 秦州(진주)에서 감숙성 同谷(동곡, 지금의 成縣성현)으로 갔다가 이내 사천성의 成都(성도)로 갔는데, 진주에서 동곡에 이르는 동안 기행시 12편을 지었고 동곡에서 성도까지 사이에 역시 12편의 기행시를 지은 바, 이 시는 동곡을 떠나 성도로 가는 길에 검각산 험로에 있는 절을 읊은 기행시이다.
이 시는 敍景(서경)의 표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두 8연 16구이다.
앞부분의 대강은 ‘다급하게 다른 고장으로 가려니 고달파, 검각산 깊은 산길은 아찔했는데 법경사가 보이니 근심이 줄었다. 뜰의 파란 이끼 조촐하고 바람에 사르르 날리는 대 거풀 한 자리에 모인다. 산 밑 시냇물 굽이쳐 휘돌고 솔잎의 물방울 비처럼 후두둑 떨어지네. 맑은 새벽이지만 구름을 끌어 해가 가물거리다가 치솟으니 문살을 셀 수 있을 만큼 환해지네.’로, 험하고 어둑어둑한 산길을 연상케 하는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다.
8
만목비생사(滿目悲生事) - 두보(杜甫)
눈에 가득 슬픈 인생사
滿目悲生事(만목비생사) : 눈에 가득한 슬픈 인생사
因人作遠遊(인인작원유) : 인간사에 멀리 떠나 사노라
遲廻度隴怯(지회도롱겁) : 천천히 농 땅 건너 두려워
浩蕩及關愁(호탕급관수) : 호탕하게 변방에 오니 근심스럽다.
水落魚龍夜(수낙어룡야) : 강물 빠진 어룡천의 밤
山空鳥鼠秋(산공조서추) : 빈 산의 조서산의 가을이로다.
西征問烽火(서정문봉화) : 서쪽으로 와서 봉화 불을 물으니
心折此淹留(심절차엄류) : 마음이 쪼개져 이곳에 머무노라.
9
숙찬공방(宿贊公房) - 두보(杜甫)
찬공스님의 방에 묵으며
杖錫何來此(장석하내차) : 석장 짚고 언제 여기 오셨는가?
秋風已颯然(추풍이삽연) : 가을바람 이미 을씨년스러워라.
雨荒深院菊(우황심원국) : 깊숙한 절집 국화 비 맞아 황량하고
霜倒半池蓮(상도반지련) : 연못에 절반이나 되는 연꽃이 서리에 꺾였소.
放逐寧違性(방축녕위성) : 내쫓겨진들 어찌 본성이야 어기리오.
虛空不離禪(허공부리선) : 빈 마음이라 참선에서 떠나지 않는다오.
相逢成夜宿(상봉성야숙) : 서로 만나 밤잠을 같이 자니
隴月向人圓(농월향인원) : 농산(隴山)의 달이 참으로 둥글기도 하네.
* 錫杖 : 승려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
* 隴月(농월) : 농산의 밝은 달
10
대운사찬공방사수(大雲寺贊公房四首) - 두보(杜甫)
대운사 찬공(贊公) 스님의 방에서
其一
心在水精域(심재수정역) : 마음이 수정같이 맑아지고
衣霑春雨時(의점춘우시) : 옷은 봄비에 젖는구나.
洞門盡徐步(동문진서보) : 마주한 문마다 천천히 걷는 사람들
深院果幽期(심원과유기) : 오래 생각한 조용한 사원에 찾아왔네.
到扉開復閉(도비개복폐) : 사립문에 이르자 열렸다가 다시 닫히고
撞鐘齋及玆(당종재급자) : 종을 치니 스님들 재하려 모이네.
醍醐長發性(제호장발성) : 시원한 제호 탕은 불성을 돕고
飮食過扶衰(음식과부쇠) : 음식은 늙은이 분수에 넘치네.
把臂有多日(파비유다일) : 손을 마주잡고 여러 날을 지내는데
開懷無愧辭(개회무괴사) : 가슴을 열어(속마음) 터놓아도 부끄럽지 않네.
黃鸝度結構(황리도결구) : 노란 꾀꼬리가 불전에 넘나들고
紫鴿下罘罳(자합하부시) : 자줏빛 비들기가 그물 밑으로 내려앉네.
愚意會所適(우의회소적) : 내 마음이 마땅한 곳을 만나니
花邊行自遲(화변행자지) : 꽃밭에서 거니는 발걸음 절로 더디네.
湯休起我病(탕휴기아병) : 탕휴가 나의 병든 몸(문장 癖)을 일으켜
微笑索題詩(미소색제시) : 시를 지어 달라고 미소로 말하네.
* 醍醐(제호) : 우유에 갈분을 타서 미음같이 쑨 죽
其二
細軟靑絲履(세연청사리) : 가늘고 부드러운 청색 비단 신
光明白疊巾(광명백첩건) : 윤기 나는 흰 명주 손수건이로다.
深藏供老宿(심장공노숙) : 깊이 간직한 늙은 스님 것인데
取用及吾身(취용급오신) : 나 자신도 받아쓰게 되었네.
自顧轉無趣(자고전무취) : 스스로 생각해봐도 멋이란 없는데
交情何尙新(교정하상신) : 사귀는 정분은 어찌 이리도 새로운가?
道林才不世(도림재부세) : 도림은 재주가 세상에 드문 스님
惠遠德過人(혜원덕과인) : 혜원의 덕망 세상 사람과 다르도다.
雨瀉暮簷竹(우사모첨죽) : 저물녘 처마 밑 대나무에 비 뿌리고
風吹春井芹(풍취춘정근) : 바람은 우물가 미나리에 불어온다.
天陰對圖畫(천음대도화) : 날이 어둑하여 벽 그림을 대하니
最覺潤龍鱗(최각윤룡린) : 그림 속 용 비늘이 비에 젖은 듯하네.
其三
燈影照無睡(등영조무수) : 깜박이는 등불에 잠을 못 이루며
心淸聞妙香(심청문묘향) : 오묘한 향기로 마음까지 맑아지네.
夜深殿突兀(야심전돌올) : 밤이 깊어 전각(불전)이 우뚝 솟아
風動金琅璫(풍동금랑당) : 바람이 불어 금빛 풍경을 흔드네.
天黑閉春院(천흑폐춘원) : 하늘 어두워 봄날 사원을 뒤덮고
地淸棲暗芳(지청서암방) : 땅이 맑아 꽃들의 향기가 서리네.
玉繩逈斷絶(옥승형단절) : 옥승은 멀리 끊어져 보이지 않고
鐵鳳森翶翔(철봉삼고상) : 쇠봉황은 살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하네.
梵放時出寺(범방시출사) : 독경소리가 때로 절 밖에까지 들리고
鐘殘仍殷牀(종잔잉은상) : 은은한 종소리 침상을 파고드네.
明朝在沃野(명조재옥야) : 내일 아침 기름진 들판에 있겠지만
苦見塵沙黃(고견진사황) : 괴롭게도 가득한 더러운 먼지 바라보겠네.
其四
童兒汲井華(동아급정화) : 아이는 정화수를 긷는데
慣捷甁在手(관첩병재수) : 익숙하게 손으로 병에 담네.
霑灑不濡地(점쇄불유지) : 가볍게 물을 뿌려 땅이 젖지 않고
掃除似無箒(소제사무추) : 비질을 하지 않은 것 같이 청소를 했네.
明霞爛複閣(명하란복각) : 밝은 노을이 겹겹이 누각을 비추고
霽霧搴高牖(제무건고유) : 짙은 안개 개이니 높은 창문이 드러나네.
側塞被徑花(측새피경화) : 좁은 길에 가득 덮인 꽃
飄颻委墀柳(표요위지류) : 회오리바람에 휘날리는 정원의 버드나무
艱難世事迫(간난세사박) : 세상일은 너무나 어려운데
隱遁佳期後(은둔가기후) : 은둔의 좋은 때를 놓쳐버렸네.
晤語栔深心(오어계심심) : 흉금을 터놓고 깊은 마음 나누니
那能總鉗口(나능총겸구) : 어떻게 세상일에 입의 다물 수 있겠는가?
奉辭還杖策(봉사환장책) : 시를 바치고 지팡이 찾아 나서는데
暫別終回首(잠별종회수) : 잠시 헤어짐에 고개 돌려 바라보네.
泱泱泥洿人(앙앙니오인) : 깊고 넓은 진흙웅덩이에 사람을 빠트리고
狺狺國多狗(은은국다구) : 으르렁대는 개들이 나라에 많기도 하네.
旣未免羈絆(기미면기반) : 이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였으니
時來憩奔走(시래게분주) : 때가 되면 바삐 떠나겠네.
近公如白雪(근공여백설) : 흰 눈과 같은 공(公) 가까이 있으니
執熱煩何有(집열번하유) : 뜨거운 마음의 번뇌 다 사라지네.
11
의골항(義鶻行) - 두보(杜甫)
보라매를 노래하다
陰崖二蒼鷹(음애이창응) : 응달 낭떠러지에 두 검은 보라매
養子黑柏顚(양자흑백전) : 시커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친다.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구렁이가 그 둥지에 올라
呑噬姿朝餐(탄서자조찬) : 닥치는 대로 씹어 삼켜 아침밥으로 먹었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멀리 먹이 구하러 날아가고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울부짖으며 고생하며 싸웠다.
力强不可制(력강부가제) : 힘들여 강제하여 보나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란 입의 새끼들 반만 살아남았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와
翻身入長煙(번신입장연) : 몸을 돌이켜 먼 이내속으로 들어갔다.
斯須領健鶻(사수령건골) : 이에 곧 사나운 보라매 거느리고 돌아와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하고 원통하여 마땅한 곳 기다려서
斗上捩孤影(두상렬고영) : 우뚝 하늘로 올라 외로운 그림자 비튼다.
噭哮來九天(교효내구천) : 으르렁 포효하며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
修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달린 구렁이가 나무꼭대기에서 벗겨져
巨顙拆老拳(거상탁노권) : 커다란 이마가 익숙한 발톱에 잘라진다.
高空得蹭蹬(고공득층등) : 높은 공중에서 맥을 추지 못해
短草辭蜿蜒(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처럼 설설 다닐 수가 없었다.
折尾能一掉(절미능일도) : 동강 난 꼬리는 한번 흔들지도 못하고
飽腸皆已穿(포장개이천) : 포식한 창자는 이미 구멍이 뚫리었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새끼들 먹어 없앴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에 교훈을 남겼도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복)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어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한 마음 눈앞에서 귀하기도하다.
茲實鷙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새 중에서 정말 사나운데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급함을 구하는 마음은 이리도 밝도다.
功成失所往(공성실소왕) : 공을 세우고 아무 미련도 없으니
用舍何其賢(용사하기현) : 나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도 어진가?
近經潏水湄(근경휼수미) : 근래에 휼수 가를 지나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무꾼에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쓸쓸히 늙어 흰머리 된 것 알았도다.
凜欲衝儒冠(늠욕충유관) : 그 늠름함에 망건 밖으로 머리털이 뻗친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인생이 남에게 마음을 나눔이
只在顧盼間(지재고반간) : 다만 서로 돌아보는 사이에 있도다.
聊爲義鶻行(료위의골항)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 지어
用激壯士肝(용격장사간) : 장사의 의협심을 불러일으키련다.
* 의골항(義鶻行) : 두보(杜甫, 712~770)가 의로운 보라매를 노래한 시(詩)이다.
둥지의 새끼를 잡아먹는 구렁이를 물리친 보라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두보가 남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과 용기를 찬미한 노래이다.
12
팽아행(彭衙行) - 두보(杜甫)
팽아를 지나며
憶昔避賊初(억석피적초) : 옛날 도적을 피하던 때를 추억해본다.
北走經險艱(배주경험간) : 북으로 달아나며 험하고 어려운 일 겪었어라
夜深彭衙道(야심팽아도) : 밤이 깊은 팽아 길에
月照白水山(월조백수산) : 백수산의 달빛은 적요로이 비추었지
盡室久徒步(진실구도보) : 식구들 모두 오랫동안 맨발로 걸었으니
逢人多厚顔(봉인다후안) : 사람들 마주칠 때마다 많이도 부끄러웠었네.
參差谷鳥吟(삼차곡조음) : 들쭉날쭉 골짜기마다 새는 울어대도
不見遊子還(부견유자환) : 돌아가 머물 곳은 정녕 없어라
癡女饑咬我(치녀기교아) : 철부지 딸은 배가 고파 나를 깨물고
啼畏虎狼聞(제외호낭문) : 우는 소리 호랑이 들을까 덜컥 겁이 나
懷中掩其口(회중엄기구) : 가슴에 부둥켜안고 그 입을 막으려니
反側聲愈嗔(반측성유진) : 오히려 버둥거리며 더욱 악을 썼었네.
小兒强解事(소아강해사) : 어린 아이에게 억지로 달래고 달래
故索苦李餐(고색고리찬) : 일부러 쓰디쓴 오얏을 찾아 먹게 했었지.
一旬半雷雨(일순반뇌우) : 열흘에 반은 천둥 번개에 비가 내리니
泥濘相攀牽(니녕상반견) : 진흙탕 길을 서로 부둥켜안고 걸어갔었네.
旣使禦雨備(기사어우비) : 겨우 비옷과 우산으로 막으려 해도
徑滑衣又寒(경골의우한) : 길은 미끄럽고 옷은 젖어 차가웠었지
有時經契濶(유시경결활) : 고생고생하며 길을 걷고 걸어도
竟日數里間(경일삭리간) : 종일토록 2~3십리 밖에 가지 못했네.
野果充糇糧(야과충후량) : 들풀 열매로 주린 배를 채우고
卑枝成屋椽(비지성옥연) : 낮은 나뭇가지를 모아 집을 엮었네.
早行石上水(조항석상수) : 아침에는 돌 위로 물을 길으며
暮宿天邊煙(모숙천변연) : 밤에는 하늘 가 안개 낀 곳에서 잠을 청했지
少留同家漥(소류동가와) : 동가와에서 잠시 머물었다가
欲出蘆子關(욕출노자관) : 노자관 북으로 빠져나가려 하였네.
故人有孫宰(고인유손재) : 마침 손재라는 친구가 있어
高義薄曾雲(고의박증운) : 높은 의리가 후박한 마음 씀씀이가 하늘에 닿았으니
延客已曛黑(연객이훈흑) : 우리들을 맞이하는데 이미 날은 저물어
張燈啓重門(장등계중문) : 등불 밝히고 중문을 열어주었지
煖湯濯我足(난탕탁아족) : 뜨거운 물을 나의 발을 씻게 하고
剪紙招我魂(전지초아혼) : 종이를 잘라 글을 쓰도록 나의 혼을 불러주었지
從此出妻孥(종차출처노) : 이렇게 한 후에 나의 처자를 부르니
相視涕闌干(상시체란간) : 서로 마주보며 눈물을 비 오듯 흘렸네.
衆雛爛漫睡(중추난만수) : 곤히 잠든 어린 자식들을 깨워
喚起霑盤飧(환기점반손) : 불러 일으켜 더운밥을 배불리 먹게 했었네.
誓將與夫子(서장여부자) : 그대와 더불어 맹세하노니
永結爲弟昆(영결위제곤) : 영원히 의형제를 맺자고 하였네.
遂空所坐堂(수공소좌당) : 끝내 벗이 기거하던 방도 비워주며
安居奉我歡(안거봉아환) : 편히 지내라하며 기쁘게 하였었네.
誰肯艱難際(수긍간난제) : 어려운 시절에 뉘 있어 기꺼이
豁達露心肝(활달노심간) : 활짝 속마음을 드러내 보일건가
別來歲月周(별내세월주) : 이별하여 세월은 흘러갔는데
胡羯仍構患(호갈잉구환) : 오랑캐가 반란을 일으켜 수심이 깊으니
何當有翅翎(하당유시령) : 날개라도 달려있다면 응당히
飛去墮爾前(비거타이전) : 훌쩍 날아가 그대 앞에 설 수 있을까?
다음
유수각사(游修覺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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