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25살 남자입니다.
우선 저희 집안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아버지는 저 어렸을 때 초등학교 1학년 때쯤 도박 유흥 바람으로 가정에 대해 소홀하셨기에 자녀들의 정서적인 보호와 관심 사랑을 하나도 주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와 매일같이 싸우고 스트레스 받으며 도박 빚을 상환하며 생활을 이어나가셨습니다. 저는 이런 집안에서 어떤 말을 해도 잘 대답하지 않고 크게 인간적으로 관계 형성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저는 살면서 가족끼리 화목하고 즐겁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하면서 소통 공감해본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그것이 원인이 되었는지, 제 스스로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머니께서 아버지 욕을 하시더니 갑자기 화가 풀리시고 두 분께서 술을 한 잔하고 나면 갑자기 화회 하는 식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저의 사소한 장난에 목을 조르며 죽이려 하셨던 행동이 잊혀지질 않는데, 제가 지금 부모님께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있습니다.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괴감이 느껴지다가도 한 편으로는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도 들 때가 있습니다. 아주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이 문제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저는 인생 25년 살면서 가족끼리 화목하고 즐겁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하면서 소통 공감해 본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올리신 글중 위의 말이 가슴에 닿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회복하고 싶어서 이런 상담 글을 올려주신 그 용기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상담 내용을 보니깐 정말 아드님 입장에서는 지옥과 같은 환경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서로 그렇게 살면서 두 분의 생활에 익숙해 진 것 같습니다. (엄마가 아빠 욕 함 ㅡ> 갑자기 화 풀림 ㅡ> 둘이 술 한 잔 함 ㅡ> 갑자기 둘이 잘 지냄) 두 분은 삶의 패턴이 그래서 문제 없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그 모든 피해는 아드님이 보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 본인이 잘못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담을 신청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환경에서 25년을 성장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안 그럴 수가 있겠어요. 본인도 이 환경에서 살아남으려고 선택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안에서 하는 행동으로 인해서 괴로워서 상담 글을 올리신 것을 보면 마음이 따뜻한 분 같습니다.
심리학에 보면 선택이론이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빨간불이기 때문에 건널목을 건너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살고 싶은 생존욕구에 의해서 빨간불에 길을 건너지 않는 것입니다. 빨간불이기 때문에 길을 건넌다는 것은 자극–반응이론이라고 합니다. 즉, 사람의 행동이 ‘외적인 자극 때문에 내가 그런 행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빨간불이기 때문에 길을 건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생존욕구 때문에 내가 선택해서 길을 건너지 않은 사람은 자극–반응이론이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행동을 선택해서 하는 사람입니다. 글 올리신 분이 자란 가정환경은 외적인 자극이 아니라, 단순한 정보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내 선택입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환경과 조건을 선택해서 태어날 수는 없습니다. 누구는 고아로 태어나고, 누구는 장애를 갖고 태어납니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인생을 망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내 행동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글 올리신 분의 가정환경도 그냥 주어진 환경입니다.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내 행동은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집을 부수고 부모님을 곱씹는 행동을 선택하셨다면, 다른 행동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번 질문의 엄마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무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오직 내 자신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대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 빨리 실력을 쌓아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경제적 자립을 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 부모님과 같이 있는 시간을 피하고 운동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매일 꾸준한 운동(하루 만보 걷기 등)은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자극 반응 이론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성인의 성격을 만드는 학습은 어릴 때 사회적 조건들과 연결된다고 합니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생각하시면 쉬운데요, 강아지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 종을 딸랑 흔들었고 몇 번의 학습 후에 종소리만 들어도 강아지가 침을 흘리던 그 실험 말이죠. 강아지 음식이 자극이 되고 자극과 동시에 반응으로서 개는 침을 흘리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생겨난 반응은 습관으로 축적됩니다. 이렇게 획득한 습관은 조건이 충족 되어야만 반응하던 자극이 이내 조건 없는 자극으로 바뀌게 됩니다. 자극과 반응을 인지 발달에서는 우리 성장기의 아이들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발달한다고 보며 경험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폭력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폭력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인데 그것이 사실일까요?
선택 이론
선택이론의 창시자 글래서(Glasser)는 사람의 행동 대부분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사적 행동을 제외한 모든 행동, 즉 인간의 대뇌의 과정을 거 치지 않고 나타나는 행동을 제외한 모든 행동은 그 개인이 선택한 행동이라고 봤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며 심리적으로 어렵고 불행하게 사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즐거운 생각을 하는 것, 슬픈 생각을 하는 것, 우울한 생각을 하거나 느끼는 것, 화를 내는 것, 불안 해하는 것 등의 행동은 자신이 선택한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 며 매 순간의 선택이 모여 그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을 수 있지만 단지 과거를 생각하며 낙담해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폭력적인 가정의 영향을 받을 순 있습니다. 강압적인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주로 아주 의기소침하면서 갑작스럽게 폭발하는 성격이거나 부모처럼 밖에서는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양극적인 태도가 보이는 것이 그 예시이죠. 하지만 내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나의 선택이지 부모님 탓을 할 순 없습니다. 폭력적인 가정에서 나고 자라 가슴앓이 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는 치유를 받아야 하며,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행동은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을 익혀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송주선
*참고 자료 : 박재황, 『선택이론에 기초한 관계증진 프로그램이 초등학생의 대인관계 및 행복감 증진에 미치는 효과』
*사진첨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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