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탁경자
천안에서 종착역 여수까지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칙칙폭폭
봄 방학이 시작되자
아이들로 열차 안이 초록이다
열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봄 같은 아이들이
무궁화꽃으로 피어난다
구례 외갓집 남원 삼촌 집 여수 이모 집
내릴 곳이 각각 다른
앳된 말들이 가지를 뻗어
지지배배 잎들로 팔랑인다
초록을 닮은 아이들이 흥이나 흥얼거리면
확 달아오른 무궁화 열차가
화다닥 속도를 내어 달리고
열차 안에서는
꽃 중의 꽃,
무궁화꽃이 피고 있다
----탁경자 시집 {어초장}(근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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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자의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애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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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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