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라국성안관[天羅國成案館] : Ep.07 기숙사 배정의 시작.
입학식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깐깐한 주임교수는 이후로도 약 40분 가량 성안관의 역사와 졸업생의 위대함등을 읊어내렸으며
신입생들은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기 위해 눈을 세차게 비비거나 자신의 뺨을 때리는 행동을 계속해야만 했다.
주임교수의 설교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재학생들도 밀려오는 잠을 이겨내지 못해 조는 사람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누리는 주임교수의 ' 빛나는 성안관 예찬 ' 이 고조에 이르렀을 무렵 다시 잠이 들었고,
잎새는 강단 중앙에 걸린 시계의 초침을 바라보며 시간이 빨리 흐르길 기도했다.
그 때,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강단의 교수가 목을 가다듬고 계단을 내려오는 것으로 보아 방송이 끝난 모양이었다.
잎새는 대강당 앞에서 나누어주던 입학식 식순을 훑어보았다.
" 성안관의 역사에 대하여- 가 끝났으니까, 이제 기숙사 배정인가. "
" 그런가보다. "
잎새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누리의 목소리에 놀라서 그 쪽을 바라보았다.
누리는 잠이 덜 깬 듯,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 일어났어 ? "
" 응, 방금. 그나저나 기숙사 배정은 어떻게 하는걸까. 왠만하면 월향관 쪽은 걸리고 싶지 않은데 - "
" 월향관 ? "
" 응. 자세한 건 성안관쪽에서 설명해 줄걸 ?
그나저나 이제는 주임교수같이 늙고 깐깐한 사람 말고 우리 또래의 선배들을 보고 싶다고. "
누리가 농담처럼 던진말이 끝나자 마자 강단쪽에서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단에는 두 명의 재학생과 이십대 초반의 교수가 올라와 있었다.
잎새는 살짝 웃으며 누리를 바라보았다.
" 한누리, 소원성취했네 ? "
그러자 누리가 멍하니 대답햇다.
" 나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 "
강단에 올라와 있는 교수는 일전, 이사장실을 방문했던 지윤이었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는 이사장의 목에 걸려있던 ' 마녀의 목걸이 ' 가 있었다.
지윤은 그 목걸이를 힐끗 보더니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분명 이번 입학식의 지도교수는 자신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이사장실에 다녀온 이후 지도교수 명단에 자신이 올라와 있음을 확인한 그녀는 경악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거람. 역시 나 이사장님에게 찍힌걸까-.
그리고 나서 대강당 한가운데서 자신을 바라보는 누리를 보고 힘을 얻은 듯 주먹을 쥐었다.
그래, 입학 첫날부터 교수진 전체에 찍힌 애도 있는데-,
물론 이 사실을 누리가 알았다면 지금 선망의 눈빛으로 지윤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결단코 없었을테다.
어찌되었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지윤은 강단 중앙에 있는 마이크로 다가갔다.
" 반갑습니다, 내빈여러분- 그리고 올해 성안관에 입학하게 된 신입생 여러분.
저는 신입생 여러분들의 지도를 담당하게 된 교수, 구 지윤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기숙사 배정을 위한 안내 방송을 하게 되었으니 조는 사람 없이 경청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음, 일단 제 옆에 있는 학생 둘을 소개하도록 할까요 ?
제 오른쪽에 있는 학생이 월향관 부기숙사장이자 3학년 A class에 소속되어있는 가 율 군입니다. "
지윤의 말이 끝나자 마자 모두의 시선이 지윤의 오른쪽을 향했다.
다갈색의 붕붕 뜬 머리칼을 가진 율은 전체적인 선이 가늘지만 날카로운 편이었다.
게다가 나무랄 데 없는 조각과 같아 차갑게 보일 수 있는 인상이었지만
다갈빛 눈동자 주위로 눈웃음을 띄고 있어서인지, 냉랭해 보이지는 않았다.
" 잎새야, 오른쪽의 저 사람-. 설 오라버니의 둘도 없는 친우야. 아마 자주 보게 될 걸 ? "
" 아아 - 그래, "
" 령국의 대제[大弟]야. 그러니까 현 령국 황제의 막내아우. "
잎새는 다시 한 번 강단에 서있는 율을 응시하며 머릿속으로는 설을 떠올렸다.
잘난 사람은 잘난 사람하고만 다닌다던 그 말이 어째 딱 맞는다고 생각하며.
" 그리고 왼쪽에 있는 학생이 일접관의 부기숙사장이자 4학년 A class에 속해있는 김 한새 군입니다. "
왼쪽에 서 있는 한새는 율과는 약간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어두운 와인빛의 어깨까지 오는 머리칼을 끈으로 가볍게 묶은 그는 확실히 귀공자 타입의 소년이었다.
게다가 율에 비해 부드러운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다가가기 편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누리야, 저 사람은 ? "
" 응 ? 아, 저 사람이 천라국 대후가[大后家] 첫째 도련님.
내가 입수한 소문으로는 후배들한테 인기있는 선배 중 하나라고 들었어. "
잎새가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지윤은 방송을 이어나갔다.
" 성안관의 기숙사는 두 동으로 되어있습니다.
하나는 빛나는 태양의 가호를 받았다 하여 일접관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성스러운 달의 가호를 받았다 하여 월향관이라 합니다.
기숙사가 배정되면 여기 있는 두 학생이 신입생여러분들을 기숙사까지 인솔해 줄 예정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기숙사 배정을 시작하겠사오니 호명한 학생부터 차례로 앞으로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지금 - 기숙사 배정이 시작되었다.
--------------------------------------------------------------------------------------------------------
안녕하세요 -, 오늘도 천라국 성안관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 ^
이번편은 여러분들에게도 작가인 저에게도 쉬어가는 편이네요 -
율이하고 한새에 대해서 소개하는 의미에서 쓴 편이랄까- ;
개인적으로 ' 가 율 ' 이라는 캐릭터는 갈수록 애정이 가는 캐릭터랍니다 ㅠ ㅠ.
이 인간이 얼마나 일편단심이고, 얼마나 멋있는 지는 성안관 중반부터 지켜봐주시길 바랄게요-
[.. 음, 제가 쓰고있는 남자캐릭터 중에서 네 번째로 애정을 받고 있는 아이여요.
첫번째는 설군, 두번째는 휘안군, 세번째는 채윤군...]
이 순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위로 -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 < 뭐할라고 썼냐 -_ - ..
그리고 Ep. 6 에 댓글 달아주신 세 분께 감사의 마음을-!
rhalswl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 ^- 덕분에 마음이 좀 편해졌달까, 알아주시는구나 하는 행복한 기분입니다-
매번 응원해 주셔서 엄청 큰 힘이 되고 있는거 아시죠 ? 이번 편도 재미있게 읽어주셨길 바랄게요 ^ ^
민서언님 - 민서언님도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왠지 제 처지를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 기뻤어요 !
잎새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쪽에 들기 때문에 교수님들에게 찍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매번 댓글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즐겁게 읽어주셨길 바래요 ^ ^
☆ⓢⓦⓔⓔⓣ럽★ 님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성실연재는 약속드릴 수 있어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ㅁ;.
아직 천라국 성안관은 발단 혹은 전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절정이 올 때 까지 성안관 즐겁게 읽어주세요 ^ ^
저는 시험공부를 하러 오늘 광주에 올라갑니다 ^ ^ , 내일도 성안관으로 찾아뵐께요 -
앞으로도 성실유리 'ㅁ' 되겠습니다 !
첫댓글 이번편도 재밌어요 열심히 쓰세요^^
우음~ 앞으로 각 국의 주요인사(?)들이 많이 나오겠네요ㅇ_ㅇ!!ㅋㅌ역시 설군이 작가님의 애정순위 1이군요!! 남주인공의 특권인가요. 큼큼>.< 무튼 다음편도 기대할테니 건필하세요~~p.s시험공부 열심히하시구요~
내소설은 언제 내놓을꺼야. 읽느라 눈아팠다.
으음.....재밌어요~열심히 건필요~
빵빵하다 >< 집안들이 빵빵하다아!!! 꺄하하 언냐 나 익조에요♡ 어찌나 반가운지~ 소설 앞으로도 자주 보러올게요! 멋져멋져 특히 율이가 맘에드는군 *-_ -* 우리 아들래미랑 이름이 비슷해서 그런가
그리고 닉 바꾸었어요 < 응?
완전잼있어요 ㅋㅋ 다음편고고싱
재미써여 ㅜㅜ 님소설참잘쓰시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