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구심과 확신
최 병 창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며
그냥 그렇게들 살아간다
꼭 죽지 못해 사는 것처럼,
죽겠다 죽겠다 하지만
기실은 죽겠다는 것이 아니라
살겠다고 하는 소리로 들리는 건
소갈머리가 없는 건지
빈 수레를 끄는 소리인지를
알면서도 구분이 잘 안 간다
놔둬라, 할 말이 많은 모양인데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후회한다는 말인 것도 같지만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귀 구먹이 알아 먹히지를 않는다
가뜩이나 미운털이 한가득인데
별수 없는 일상이라고 빙빙 돌리며
정말로 참고
살 수 있을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이리저리 용을 써봐도
뾰족한 방법은 없을 것도 같은데
세상 참 좁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로
무딘 손가락은
수천만 번 하늘을 찔러보는 일,
궁금한 게 많다는 말은 누군가를
꼭 만나야 한다는 말인 것도 같고
끝내는 올 것이 오고야 만다는
가능하지 않은 사실처럼
죽지 못해 살고 있다는 말을
씹는 듯이 거듭거듭 말하지만
함부로 말하지 마라,
이름하여 때마다
꼭 사는 것이 지겹도록
그럴듯한
하품이 될 때까지 만이라도.
<2023. 07.>
라일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