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두 차례의 '헤드샷' 퇴장이 있었다. 롯데 옥스프링(37)은 지난 14일 사직 KIA전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구를 나지완의 헬멧에 정통으로 맞혔다. 옥스프링은 2⅓이닝, 투구수 56개 만에 퇴장됐다. SK 레이예스(30)는 18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회 박석민에게 헤드샷을 날리며 퇴장을 당했다. ‘구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는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에 상관 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회요강 경기스피드업 투수편 7항에 따른 조치다. 이순철 베이스볼긱 위원에게 이 조항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 레이예스의 퇴장으로 '헤드샷 퇴장' 조항이 또 도마에 올랐다. 직구가 아닌 변화구라면 괜찮은 건지, 또 고의성이 전혀 없는 실투일 경우에도 과연 퇴장을 시켜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다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변화구는 던지다가 의도치 않게 손에서 빠질 수 있다. 변화구는 공에 맞더라도 위력이 떨어져 큰 외상이 없다. 때문에 변화구로 헤드샷을 던졌다고 퇴장시키는 건 다소 무리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반면 직구는 다르다. 물론 사람이다 보니 실수로 빠른 공을 머리쪽으로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직구까지 실투성을 인정할 경우 기준이 애매모호해진다. 직구를 던져놓고 '고의성이다, 아니다'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일 수 있다. 직구는 헤드샷을 던질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퇴장해야 한다.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다."
- 일부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규정 때문에 "투수들이 몸쪽 승부를 하기 어렵다"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 헤드샷 퇴장 당하면 경기를 망친다"는 등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그런 불만은 어느 팀이나 다 있다. 옥스프링의 경우도 퇴장 당할 때 경기 초반이었고 투구수도 적었다. 선발 투수가 퇴장 당하면 어느 팀이나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머리는 예외다. 고의든 아니든 머리에 직구를 던지는 선수는 퇴장해야 한다. 몸쪽 승부를 못건다는 건 핑계다. 1군 투수가 머리 밑으로 공을 던지지 못한다면 1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 레이예스는 박석민의 머리를 맞힌 뒤 사과의 제스처를 하지 않아 '동업자 정신'을 잊었다는 비난도 받았다. 타자를 맞힌 투수는 과연 사과를 해야 하는 걸까.
"몸에 맞는 공을 던졌을 때마다 일일이 인사를 할 필요는 없다. 경기 중 나오는 상황이다. 고의성이 아니라 실수나 우연일 경우라면 하나하나 사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머리에 맞혔다면 설령 실수일지라도 한 번쯤은 '미안하다, 괜찮나' 라는 표시를 해주는 것이 보기 좋다. 레이예스는 고의성이 짙었다. 자신의 피칭에 만족하지 못하고 화풀이용으로 던지다 보니 사과를 안한 게 아닌가 싶다. 머리는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곳이다. 어린이 팬이 많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선후배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