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이야기
자주 만나는 지인 중의 한 분은 요즈음도
검정 고무신을 자주 신고 다니신다
가까운 식사모임이나 차 모임엔 고무신을 신고 오신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스님들이 많이 신으시는 털신을 대신 신고 오시기도 한다
우선 발이 편하시단다
가끔 식당이나 카페에서 뵙는 모르는 외부인조차 검정 고무신을 발견하고
어린시절 생각 나신다며 "편한 신발 신으셨다"
우스갯 소리로 " 조선 나이키" 라 불러 주시기도 한다
그리고 어디서 구하셨냐? 묻기도 하신다
정말 지금은 고무신 사기도 힘들다
파는 곳을 몰라었다.
"검정 고무신"
우리 또래 사람들은 검정 고무신의 애환을
아마도 모르는 사람들이 없으리라
당시 검정 고무신은 대한민국 국민 신발이였다
브랜드도 많았다.주로 부산 고무 공장에서 많이 만들었다
사이즈도 지금처럼 mm 단위가 아닌 문수(?)였다
말표 태화고무, 타이어표 통고무신, 왕자표, 만월표등 많기도 했다
당시 기억으로는 타이어표 통 고무신이 인기가 있었다
말표 태화고무는 흰색 고무신으로 더 유명했다.
아이들에게 당시 검정고무신은 신발이기도 했지만
장난감 역할도 톡톡히 했다
신발을 한 짝 접어 반대쪽 신발에
끼워 넣고 모래 밭에서 자동차 놀이를 했다
당시는 요즘 같은 멋진 장난감이 전혀 없었다, 구경도 못했다
그리고 물가에 고기 잡으로 가면 송사리 담는 그릇도 되고
올챙이도 잡아 가두고, 흐르는 개울물에 고무신을
띄우면 "두둥실~", 떠 가는 훌륭한 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고무신 신고, 축구 공을 잘못 차면 공보다
고무신이 벗겨지며 더 많이 날아 가기도 했다.
초등교 시절, 거의 모든 학생들이 검정고무신을
신고 다니다 보니 잃어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처럼 신발 가방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교실 밖 신발장에 넣어 두어야 했으니
늦게 나오면 신발이 없어졌다고 난리였다
잃어버린 것은 모두 새 신발이였고, 남아 있는 것은 헌 신발뿐
그래서 고무신 바닥에 조각칼로 이름을 새겨 넣기도 했고
달구어진 쇠 봉으로 표시하기도 했었는데
어려운 시절이라 그랬는지 그래도 늘 잃어 버리는 신발이 많았다.
대부분 고무 신발을 신다 보니 가끔 찢어지거나
밑창 마모등으로 신발을 수선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실로 꿰매서 신기도 했고
가끔은 때워서 신기도 했다
시골 5일 장날이면 신발 수선하는 땜쟁이 아저씨도 계셨다.
그렇게 고쳐 신고, 때워 신다 보면 닳고
망가져 최후에는 엿장수 아저씨에게로 넘어갔다.
고무신의 일생은 그렇게 마무리 되기도 했다.
달콤한 엿 몇 개 얻어 먹는 재미에 버려지는
신발도 마루장 밑에 잘 보관해 두기도 했다.
흰 고무신이 예쁘기는 했는데
검정 고무신 만큼 질기지 못했고
늘 희게 자주 닦아야 해서 불편했다
깔끔한 흰색 고무신이 봉당 위 댓돌 위에
놓여진 모습은 정겹기도 했다.
지금은 아파트 현관 신발장마다
가족 수는 작아도 신발은 늘 꽉 차있다
운동화부터 구두, 슬리퍼, 부츠, 방한화까지
종류도 많고 형태도 다양하다
그래도 고무신은 없다. 검정 고무신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몇 자 적어 보았다
지나간 추억은 늘 그리움으로 남는다
어린시절에 대한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다.♧
♬ - 어린시절,노래 이용복
첫댓글
검정고무신...
추억이지요
그 시절의 우리들의 인생 역사에
한 페이지입니다
아득한 추억속의 삶을 들춰 보면
그저 오늘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행운 님
@행운
답글 이미지가 모과꽃이네요
이 모과꽃을 사이버를 하면서
눈여겨 봤어요
우리동네 저 산아래 가면 모과 나무가 있어요
아마 꽃이 피었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모과 꽃이 이렇게 못생긴 모가에 꽃이예쁜줄은 미처 몰랐는데...ㅎ
참 에뻐요
@행운 네 아직도 젊음의 시절에
감각이 살아 계시는군요.
모과꽃‘ 호박꽃도
보면 볼수록 점감있고
예쁘지요
말표 고무신 오랫많에 들어봅니다
유일하게 소주병// 고무신 // 엿장수가
엿으로 바꿔주는 물건이였지요
학교다닐적 신발바뀌는 일이 많았어요
이후 신주머니가 등장했죠
동네어귀 개울가에서 비온후 물이
불어난 개울에서 고기잡다 신발한짝
잃어버려 어머니께 혼난일도 있습니다
감사
네“돌고돌아”님 좋은날 되세요
댓글에 너무 고맙습니다.
아니..ㅎ 행운님..~
어찌 부산의 신발 공장 현황을 훤히 쾌뚤고 계신지요.,
힌 고무신은 태화고무 맞아요
진구에는 삼화고무
당감동에는 동양고무도 있었답니다..추억의 한 페이지를 소환하셨습니다.
네 "은 산"님 혹여 부산에 사셨는가 봅니다요.
저도 대기업의 고무공장에
30여년 근무했답니다요.
귀한 발걸음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