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를 기획했던 2013년은 드라마 시장이 ‘설정의 시대’일 때
라고 하더이다. 당시 드라마 속 주인공 캐릭터는 다수가 파워풀함을 기본
공식으로 삼았고, 그 힘을 의사, 변호사, 형사, 판사와 같은 직종으로써
만들고 있었다고 해요. 후에는 이를 넘어서 초능력자, 시간을 거스르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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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에서 온 자 등으로 넘어가기도 했고요.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이유가 서사보다 인간의 ‘결’을 보고 싶어서, '정서'를 느끼고 싶어서라고
말한 혹자에게는 이런 흐름이 딱딱하게 다가왔다는 후기를 보았습니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본 줄 알고 재탕해야지 했는데 웬걸 안 봤고 월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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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드라마 한 편은 삶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주지요. 우리네 삶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드라마는 현실의 악과 고통과
갈등을 인정하되, 그 힘에 압도되지 않고, 인간의 근원을 기억하면서,
생생하게 살아가는 드라마입니다. “진짜 내가 안 미운가?(이 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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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알아 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널 알아”
(박 동 훈) 데살로니가 전 후서를 끝마치고 하나님의 뜻을 안 바울이
하나님을 무한신뢰하면서 사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너무 부럽고 멋졌어요.
나는 바울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시간 하나님과 살았는데 믿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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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다 팔아먹은 것 같아 적자니 화가 났습니다. 가수 아이유의 ‘잊혀 진 계절’
유투브를 보면서 원곡(이용)보다 더 좋다고 생각 돼 다른 곡도 서너 번
들었던 것 같아요. 그중 하나가 ‘어른‘입니다.O S T가 여러 버전이 있으니
구별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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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하루 끝에 떨구는 눈물
난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아플 만큼 아팠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남은 건가봐
이 넓은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아무도 내 맘을 보려 하지 않고
아무도
눈을 감아 보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추라고
갤 것 같지 않던 짙은 나의 어둠은
나를 버리면 모두 갤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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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사람들 틈에 이방인처럼
혼자만 모든 걸 잃은 표정
정신없이 한참을 뛰었던 걸까
이제는 너무 멀어진 꿈들
이 오랜 슬픔이 그치기는 할까
언젠가 한번쯤 따스한 햇살이 내릴까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어떤 날 어떤 시간 어떤 곳에서
나의 작은 세상은 웃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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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 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21살 여자
아이가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유나의 거리’
가'나의 아저씨'와 결이 같은 드라마라고 보는데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으로 치유하는 아이러니한 존재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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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인물 관계 도는 박 동훈(이 선균) 건축구조기술사, 박동훈의
라이벌인 도 준영대표(김 영민), 그리고 도 준영이 박 동훈을 회사에서
자르기 위해 이 지안(이지은)을 이용하는 파카레스크 형식의 플롯이 전개
됩니다. 이 선균은 50대 이후에 좋아하게 된 캐릭터인데 저랑 거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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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의 남자같습니다만. 김 영민이 거미의 남편이랑 헷갈려서 16회까지
몰랐어요. 본명 ‘이(김) 지안‘은 서 태지 각시로 알고 있었어요. 이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까진 모르겠고 정우성과의 스캔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두
남자와 삼각관계로 나오는데 이지아, 비주얼 하나는 대한민국 탑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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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면서 와인 잔을 부닥치는 시퀀스 이보다 더 고급질 수는 없다고 봐요.
25살 무렵 만났던 정릉 배 밭골(2번 종점) 사는 이 숙0가 급 소환되더이다.
그리고 극중 이 지안(아이유)은 깜짝 놀랐어요. 울 예주가 인정하는 싱어
송 라이터로 덕후 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세상에 연기를 이렇게 잘할 줄
예상도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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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준영이 박 동훈을 자르기 위해 이 지안을 박동훈 옆에 접근시키면서
도청을 하게 하는데 이 지안은 박동훈에 대해 깊이 알게 될 수록 묘한
동질감을 느끼면서 나중에는 진심으로 박동훈의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까지
가지게 됩니다. 빙빙 돌리지 않고 말하면 좋아하게, 사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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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동훈은 삼형제 중에 둘째이며 정이 많지만 무뚝뚝하며 가족을 챙기는
마음이 큰 사람입니다. 삼형제들의 좌충우돌을 보면서 속이 많이 상했어요.
원래 우리 형제도 20대까지만 해도 끔찍한 사이였는데 교회에 다니기 시작
하면서 가치관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그냥 가족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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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핵가족 파괴’를 지향하고 있는 형편이라 그냥 저냥 지내긴 하지만
가정 예배나 드리고 명절에 두 번 만나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관계를
더 이상 지속하고 싶지 않습니다. 형제의 고통에 길 기리 뛰는 막내 캐릭터가
제 스타일입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가족을 해체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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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아가 맡은 강 윤희는 변호사로 박 동훈 과의 학교 후배이자 회사에서
라이벌인 도 준영과 바람이 납니다. 이유는 남편이 최고의 남자가 아니라서
랍니다. 친구가, 가족이, 자신보다 더 우선순위 있는 것 같은 외로움. 누구
에게나 다정한 남편이 온전한 내 편이 아닌 것 같은 외로움을 느꼈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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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정당화 할 수 는 없지만 결국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 케이스예요. 여 주인공 아이유는 엄마가 빚만 떠안기고 도망가 버리고
6살 지안에게 아무도 상속포기를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도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는데 그 또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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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이 아닌, 돈을 갚아야하는 존재로,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 것도
사치인 하루하루를 버티며 힘들게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람에 대한 기대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지안은 빚과 할머니 외에는 아무 목표가
없습니다. 어두운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다들 지안을 멀리하는데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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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아저씨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자기 방식으로
온 힘을 다해 박 부장 편을 듭니다. 참 영민하고 똑똑한 아이로 보였습니다.
박 동훈에게 피해가 갈까 싶어서 밥줄인 녹음파일을 모두 삭제해 버립니다.
원본 파일이 있는 컴퓨터는 도난당하고, 도 준영은 자신이 박부장에게 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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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쳤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으니 모든 죄를 이 지안에게 덮어씌우려 합니다.
그런데 반전은 그 녹음파일이 있는 컴퓨터 본체를 훔쳐간 사람이 이 광일
(장기용)입니다. 장기용 이놈도 연기 잘합디다. 지켜볼 것입니다. 도 준영이
그동안 지안이 녹취해놓은 도청 녹음파일을 빼돌리려고 하자 미리 기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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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컴퓨터 본체를 빼돌리고 나중에는 박 부장에게 택배로 녹음파일이
있는 usb를 보내 이 지안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도 준영은 회사에서 잘리게
됩니다. 박 동훈은 이 모든 일에 책임을 느끼고 상무자리에서 나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게 되고 이 지안은 신구회장의 추천으로 부산에 있는 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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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게 되요.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 이 지안은 서울에 있는 본사로 발령
나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우연히 카페에서 박동훈을 만나 반갑게 재회합니다.
예전과 달리 사람들 속에 살아가는 이 지안을 보며 박 동훈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이렇게 드라마는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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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이 사람을 죽였다고 하면, 자기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편을
들어주었고, 자신의 폰을 도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황에서도 박동훈은
지안을 용서해주었어요. 난 박 부장처럼 통큰 키다리 아저씨가 될 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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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은 박 동훈이 자신을 ‘사람으로 대한’ 첫 번째 인간이라고 말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인디언 속담처럼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 타자와 공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드라마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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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진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오늘 일과를 다 마쳤습니다"
"나는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아, 나는 대관절 누구의 이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