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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월 우면산 등산 雜學情談/2019.10.19>
내 안에 숨어 있는 방어기제(防禦機制, defense mechanism)/박인기
1. 무의식(unconscious, 無意識)이란?
1. 20세기의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인간의 정신을 빙산에 비유하면 수면 위에 떠있는 부분(1/3)은 ‘의식’이고, 수면 밑의 큰 부분(2/3)은 ‘무의식’이라 하였다.
2. 인간 정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의식은 인간의 행동을 안 보이게 지배하는 힘을 가진다. 무의식은 본인은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어떤 일을 겪었다고 하자. 이 경험을 특정한 시기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의식의 영역에서 생각할 수 없지만, 나중에 그것을 생각해낼 수 있다면 그 경험은 무의식 속에 보존되어 있다 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정상적 상황에서는 아주 어렸을 때 벽장 속에 갇힌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최면상태에서는 그 경험을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다.
3. 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인간은 ‘동물적 본능의 충동’과 ‘사회적 윤리 규범’ 간의 투쟁을 강하게 겪는다.
4.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하서 가지는 감정과 행동 등의 버릇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 무의식 속에 억압된 갈등이 많이 쌓여 있으면 정신이나 행동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무의식은 타인은 알 수 있어도 본인은 알기 어렵다.
◆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 ~ 1939) - 어떤 사람인가?
1.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정신분석학파의 창시자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과 억압의 방어 기제에 대한 이론을 개발하였다.
2. 환자와 정신분석자의 대화를 통하여 정신 병리를 치료하는 정신분석학적 임상 치료 방식을 창안한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
3. 성욕을 인간 생활에서 주요한 동기 부여의 에너지로 새로이 정의하였으며, 치료 상황에서 감정 전이의 이론, 그리고 꿈을 통해 무의식적 욕구를 관찰하는 등 치료 기법 개발자로도 알려져 있다.
4. 20세기 말에 심리학 분야가 발전하면서 프로이트 이론에서 여러 결함이 드러났으나, 프로이트의 방법과 관념은 임상 정신 역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생각은 인문 과학과 일부 사회 과학에서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
2.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 防禦機制)란 무엇인가?
1. 나의 자아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불안에 대처하지 못할 때, 비현실적인 방법에 의존하여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심리적 작동 체제를 말한다. 그런데 이 방어기제는 무의식 수준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내가 의식하지 못한다. 방어기제는 현실을 왜곡하거나, 현실을 변형하거나, 현실을 기만하는 특징이 있다.
2.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입시나 입사에 실패했을 때, 그리고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거나 타인에게 무시를 당했을 때 우리는 불안과 우울, 수치감과 죄책감 같은 불쾌한 감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감정을 경험할 때 우리는 자아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 중에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것이 방어기제다.
3. 방어기제에 의한 행동은 일시적으로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잠시 안정된 체제를 유지해서 스트레스로 인한 혼란을 일시적으로 막아준다. 그러나 자아 방어를 위한 반응이 지나쳐 이것이 습관화되면 부작용도 생긴다. 즉 원래의 스트레스가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누적되어 그것이 새로운 스트레스를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관계 부적응’의 원인이 된다.
4. 방어기제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프로이트의 딸이자 후계자인 안나 프로이트였다. 그녀는 1936년, 『자아와 방어기제(The Ego and the Mechanism of Defense)』에서 자아가 방어적으로 사용하는 열 가지 기제에 대해 기술했다. 비록 프로이트가 방어 기제를 직접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안나가 책을 펴낸 시점이 프로이트가 죽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방어 기제라는 개념을 프로이트의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안나에게 시작해 이후 많은 정신 분석가들은 다양한 방어 기제를 제안했다.
3. 방어기제의 종류(단계)
□ 방어기제1. 억압(repression)
감당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무의식으로 보내려는 기제이다. ‘억압’을 방어기제로 사용하는 예로는 며느리가 자신을 괴롭히는 시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나 초등학생 시절 당했던 성폭행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의식하지 않음으로써(의식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심리적 곤경을 이긴다. 심인성 기억상실증도 일종의 억압이다. ♠
□ 방어기제2. 부정(denial)
불쾌한 외부 현실을 무시하거나 그것들에 대한 인정을 거부한다. 일에 몰두함으로써 문제가 되는 인간관계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없는 일로 친다.” 이것이 무의식으로 작용함.
-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망자의 방이나 물건을 일정 기간 치우지 않고, 때로는 청소를 하면서 마치 그가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죽지 않은 일로 치는 것이다. ★
□ 방어기제3. 환상(fantasy)
상상 속에서 전능적인 성취를 경험함으로써 좌절 욕망을 충족하는 것. 자신이 엄청난 위업을 달성하고 모든 사람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국가적 영웅이 되는 것을 상상한다. ★
□ 방어기제4. 투사(投射, projection)
‘투사’는 이룰 수 없는 자신의 욕망이나 한계를 남의 탓으로 돌려서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이다. “학습능력이 떨어져서 공부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다.”라는 불안이 있을 때, 즉 이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교재가 너무 엉망이어서 공부를 할 수 없었다.”라고 하거나, “선생이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렇다.”라고 한다. ♠
□ 방어기제5. 전이(transfer) 또는 대체(displacement)
불안 원인이 되는 대상에게 직접적으로 불안을 표출하지 못하고(그렇게 하다가는 더 큰 손해를 보니까), 그를 대체할 다른 대상에게 불안을 방출하는 것. 시어머니에 대한 억압된 공격 충동을 대신 개에게 한다.(개를 발로 찬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하 직원이 작성한 기안문서에서 오탈자를 집중적으로 찾거나 넥타이를 비롯한 옷매무새를 지적한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속담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
□ 방어기제6. 동일시(identification)
외모 불안이 있는 사람이 유명 배우를 자기와 동일시하여 마치 그 유명인처럼 사랑받고 대접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외모 등을 유명인처럼 바꾸는 것. 실패한 사람이 어떤 성공한 유명인을 자신의 모델로 동일시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 방어기제7. 퇴행(regression)
스트레스나 불안을 경험할 때, 마치 어린아이처럼 발달 초기 단계로 퇴행하는 것. 논쟁에서 밀릴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낄 때, 이기기 위해 상대의 온정과 동정을 끌어내려고 어린아이 같은 말투를 사용하는 것. 힘든 훈련이나 기합을 받을 때, 조교에게 동정을 끌어내는 말투를 구사하는 것.
- 마음이 힘들 때마다 몸져눕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기 같은 대우, 즉 세밀한 보살핌과 관심을 기대하기 때문일 수 있다. ★
□ 방어기제8. 반동 형성(reaction formation)
자기의 불편한 감정과 생각을 정반대로 표현하는 것. 기아나 핵전쟁 상황 등 극도의 불안 상황에서, 또는 대인관계에서 치명적인 거절을 당한 냉혹한 현실에서 강한 낙천주의(“모든 게 다 잘될 거야.”)를 표현한다.
-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처럼 우리는 종종 불편한 감정이 있는 대상에게 지나치게 친절을 베푼다.
- 감정을 다루는데 미숙한 어린아이들은 좋아하는 친구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성인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 오염에 대한 강박사고로 과도하게 손을 씻는 행동을 보이는 강박 장애인 결벽증은 그 이면에 오히려 지저분하거나 난잡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있다고 본다.
- 자신이 매우 연약하거나 못났다고 느끼는 사람이 자신의 힘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잘난 척하는 것도 ‘반동 형성’이라는 방어기제의 예다.
□ 방어기제9. 합리화(rationalization)
‘합리화’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때, 그렇게 느낄 만한 논리적 이유를 찾아내어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방어기제이다.
- 실연으로 실의에 빠진 대학생이 “사랑이라는 것 알고 보면 웃기는 거야. 감정이란 거 과학적으로 보면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일 뿐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애써 태연해지려고 하는 것이다. 흔히 지식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어기제이다. 짐짓 지성적 입장을 띤 것처럼 자신의 감정을 기만하여 방어하는 것이다. ‘지성화(intellectualizing)’라고도 한다.
-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 : 너무 높이 매달려 있어 따먹을 수 없는 포도를 보고 배고픈 여우는 이렇게 말한다. “저 포도는 아직 익지도 않았군. 난 신 포도는 필요 없어.!”자신에게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그대로 받아들일 힘이 없는 사람들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현실을 왜곡한다. 이렇게 해서 자기 존엄을 방어하는 것이다.♠
□ 방어기제10. 감정분리(rationalization)
자신의 경험에서 감정과 생각을 분리시킴으로써 어떤 심리적 안정을 얻는다.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상처받았던 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 아무런 감정 없이 말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그런 일쯤은 이제 초월했거나 익숙하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실은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잠시 분리해 놓았을 뿐이다. 그렇지 않고는 여전히 배겨내기가 어럽기 때문이다.
□ 방어기제11. 예견(prediction)
‘예견’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불안과 위험을 미리 예견하여 잘 대처하고 있음으로써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기려는 무의식적 방어기제이다. 닥쳐올 불안과 위험을 한꺼번에 대처하기보다는 미래의 위험을 조금씩 세부적인 단계들로 예견하며, 미리 조금씩 상실에 대처하는 방어기제를 작동한다. 해야 할 일의 목록 작성, 계획 세우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
□ 방어기제12 유머(humor)
‘유머’는 난처하고 불편한 상황을 웃음으로 넘기며 극복하는 방어기제로 쓰인다. 단순한 재미와 즐거움이 목적인 농담은 그 대상이 주로 타인이지만, 유머는 자신의 불편한 감정과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방어기제가 될 수 있다.
- 유머로 유명한 민족은 유대인이다. 이들의 역사는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이런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유머 때문이었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2차 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를 경험하면서도 유머를 즐겼는데, 프랭클(Victor Frankl)은 자신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를 통해 죽음을 앞둔 유대인들을 붙잡아 주었던 것은 유머라고 했다.
- 유머는 자신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종이다.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그 단점이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여 불안을 해소한다.
- 링컨의 두 얼굴 이야기. ♥
□ 방어기제13. 이타주의(altruism)
‘이타주의’는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고 타인의 욕구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원래 자신의 불안과 훼손을 막아낼 수 있는 방어기제가 된다. 예를 들어 불편하고 힘든 감정 때문에 힘이 들 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타인을 도우면서 자아의 불안을 연소시키는 방법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 방어기제14. 승화(sublimation)
사회가 수용하지 않는 나의 결함이나 불안을 열등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일을 위한 에너지로 전이해서 마침내 사회가 가치 있게 수용할 수 있는 일로 승화시킨다. 예컨대 성욕 또는 성충동을 창조적 과학적 수공업적 작업으로 표출해 낸다. 방어기제 가운데 고급의 수준으로 분류된다.
- 이문열 소설 ‘들소’에 나오는 주인공은 실연의 아픔을 동굴벽화 그리기로 승화한다.
- 중국 한나라의 사마천은 남성을 거세당하는 궁형을 당하고, 마침내 ‘사기’라는 천고에 빛날 역사책을 저술한다,
- 누군가 흠씬 패주고 싶은 욕구를 승화시켜 격투기 선수가 되는 것, 사람을 칼로 찌르고 싶은 욕구를 승화시켜 외과 의사나 주방장이나 정육점 주인이 되는 것, 사람을 향해 총을 쏘고 싶은 욕구를 승화시켜서 군인이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
♠ 자신의 감정이나 태도를 변화시키는 기만형 방어기제
★ 비현실 세계로 피하는 도피형 방어기제
♥ 욕구충족 과정에서 장애가 나타나면 ‘대체 목표’를 만들어서 불안 해소하는 대체형 방어기제
※ 관계 맺기의 다섯 가지 양상
1) 융해 단계(fusion relationship)
2) 밀착 단계(sticky relationship)
- 네가 그럴 줄 몰랐다.
- 사람 그렇게 안 보았는데 실망이 크다.
- 우리는 의리 빼면 시체이지
- 변명하지 마! 너를 친구라고 믿은 내가 바보이지.
- 배신자, 우리 50년 우정은 끝이다.
3) 친밀 단계(intimacy relationship)
- 친구의 결정을 이해한다./존중한다.
- 달리 변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 유감스럽긴 하지만 나는 네 생각도 옳다고 생각해.
-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 서로 다르다는 것을 기꺼이 인정해. 의절할 것까진 없지.
4) 소원 단계(distant relationship)
-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아무런 상의를 받지 못했다.
-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다.
5) 단절 단계(discontinuity relationship)
* 한국인의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2와 4에 집중된다.
* 인간관계는 훈련이다.
참고문헌
1. Johnmarshall Reeve 지음, 정봉교 외 옮김(2011), ‘동기와 정서의 이해’, 박학사 p.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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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악회 회장님 명에 따라 원고를 올려놓습니다.
당일 산행에서는 요약하여 짧게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에는 본래 준바한 내용 전체를 올립니다.
부족한 설명이었음에도, 경청해 주신 친구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좋은강의 고맙습니다.
일상 속에 내가 모르고 넘겼던 일들이 방어기제였다는 걸 깨닫게 해준 강의였습니다. 눈 수술후 불편한 것도 많을 텐데 친구들을 위해 수고해준 박교수님 감사합니다. 빠른 회복을 빌어요.
박교수 수고하였네. 고맙네. 총무가 초빙해놓고 불참한 결례를 양해바라네. 눈 회복과 건강을 기원하네.
프로이트에(자기 마음관리에)더욱 관심이 있는 친구들에게 책 하나 소개합니다. "프로이트의 의자 (정신분석의사 정도언 지음,웅진지식하우스 발간)"입니다. 쉽게 썼습니다. "정상적 인간이란 사실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일뿐이다.그의 자아는 여기저기에서 크게 또는 작게 정신병자의 자아와 비슷하다-지그문트 프로이트" 에 성배는 참 공감합니다.그 이유는 크게 작게 내 자신이 여기에 해당됨을 겪었거나 지금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