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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이후 매년 절반씩 그 수가 감소하고 있는 원흥이 방죽 두꺼비들! 두꺼비의 귀향과 산란, 부화, 두꺼비 탄생의 전 과정과 새끼 두꺼비들의 대이동 밀착 취재!
개발과 맞바꾼 자연과 생명에 대한 반성, 인간은 왜 원흥이방죽 두꺼비에 주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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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이진욱 / 글 심수영
◆ 기획의도 ◆
충북 청주시 원흥이방죽과 그 주변 구룡산 일대는 수천 마리의 두꺼비가 살고 있던 두꺼비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택지개발사업으로 33만평의 마을과 논밭이 사라졌고, 두꺼비 서식지인 원흥이방죽 일대는 무서운 속도로 제 모습을 잃어갔다. 그러나 원흥이방죽이 두꺼비들의 집단산란지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청주에서는 범시민운동차원에서 ‘원흥이 두꺼비 살리기 운동’이 전개됐다.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뜨거운 환경 논란을 일으킨 원흥이방죽! 20여 개월의 무수한 갈등과 대립의 나날이 지나고 마침내 2006년 봄, 인간과 두꺼비가 공존하기 위한 녹색 실험이 시작됐다. 도심 속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 앞에 선 원흥이방죽! 2006년, 도시의 한 가운데서 살아가게 된 원흥이방죽 두꺼비들은 어떻게 생명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을까? 그리고 원흥이방죽을 보존하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원흥이 두꺼비, 1년간의 기록
2004년 1000마리, 2005년 500마리, 2006년엔 250마리..
원흥이방죽 일대에 본격적인 택지개발이 시작된 뒤 산란을 위해 원흥이방죽을 찾는 두꺼비의 수는 해마다 절반씩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히 열악해진 환경에서도 2006년 원흥이방죽에는 이른 봄부터 구룡산의 겨울잠에서 깨어난 두꺼비들의 여정이 이어지는데....
▶ 여정 하나 - 험난한 사랑 여행
산란을 위해선 자신이 태어난 고향물가를 찾는 것이 두꺼비들의 귀소본능. 수컷은 무려 5:1~7:1의 경쟁을 뚫어야 암컷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원흥이방죽으로 가는 길은 더 이상의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두꺼비들은 본능이 이끄는 대로 방죽을 향해 움직이지만 그들을 가로막는 무수한 장애물들이 있다. 수없이 구르고 넘어지면서 수천, 수만 보를 걷고 또 걷는 두꺼비들. 치열한 짝짓기경쟁이 있는 봄날의 사랑은 뜨겁고 격정적이지만 두꺼비들에겐 언제나 이루지 못한 사랑이 더 많다.
▶ 여정 둘 - 굶주림의 여로
무사히 산란을 마치면 어미들은 알이 깨어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곧바로 방죽을 떠나 구룡산으로 향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어미들은 탈진 상태. 먹잇감이 많아지는 완연한 봄이 오기까지 다시 구룡산 땅속에서 봄잠을 자야한다. 그러나 약한 누군가는 그 힘겨운 여정을 감당하지 못 한 채 길 위에서 죽어간다. 한편 원흥이방죽의 알들은 느닷없는 3월의 폭설로 위기를 맞는다. 운명이 그들의 편이라면 알들은 무사히 깨어나 올챙이가 될 것이다.
▶ 여정 셋 - 새끼 두꺼비들의 대이동
어미들이 떠난 뒤 원흥이방죽에서 깨어난 생명들. 물속의 약자인 두꺼비올챙이들은 무리지어 움직이면서 스스로를 보호한다. 그러나 그들을 노리는 무서운 천적들. 운 좋게 살아남은 올챙이들은 산란 70일이 지난 비 오는 봄날, 일제히 구룡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천길 낭떠러지 같은 절벽을 오르고,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한 땅을 며칠씩 기어오르며 무수한 죽음과 만나는 어린 생명들. 과연 이들 중 몇몇이 살아남아 3년 뒤 어른 두꺼비로 또다시 원흥이방죽을 찾을 것인가?
▶ 여정 넷 - 시린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침묵의 여로
구룡산의 여름은 생명의 계절. 두꺼비들은 왕성한 식욕으로 숲의 밤을 누빈다. 길고 끈끈한 혀로 순식간에 곤충들을 사냥하지만 때로는 숲의 뱀들에게 공격당해 목숨을 잃는 두꺼비들. 먹고, 먹히는 생물들의 먹이사슬은 숲을 유지시킨 자연의 질서다. 그런데 몇몇의 두꺼비들은 여전히 예전에 살았던 원흥이방죽의 주변, 아파트 공사장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서 배회한다. 사람들의 소음이 멈추는 밤이면 두꺼비들의 사냥터로 변하는 아파트 공사장.. 멀리서 들려오는 가을의 발자국 소리. 두꺼비들은 다시 구룡산 여기저기에 흩어져 긴 잠에 들어간다. 그것은 시린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죽음과 같은 침묵의 여정이다.
● “두껍아, 사랑해!”- 원흥이방죽의 녹색실험
원흥이 방죽은 상징적인 현장이다. 도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두꺼비들의 서식지를 빼앗으려 했던 사람들이 과거의 회색도시를 반성하고, 두꺼비로 상징되는 자연과의 공존을 꿈꾸기 시작한 곳.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해묵은 논란 속에 상생의 타협점을 찾은 결과로 2006년 원흥이방죽에서는 국내 최초의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작업이 이어졌다. 청주시민들의 노력으로 4년 동안 진행된 ‘원흥이방죽 두꺼비 살리기 운동’의 결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만들어준 생태통로를 이용한 새끼두꺼비들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두꺼비와의 공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녹색 실험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사람들은 왜 두꺼비와의 공존을 꿈꾸는가? 그 대답 속에 원흥이 두꺼비들의 생존과 우리 도시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저 분 들
칠보산 두꺼비 논에도 카메라 들고 몇번 찾아 왔었는데,
금곡동의 모습도 TV에 조금 나 올 까? 안 나올까?
첫댓글 청주의 이야기를 담는데도 시간이 부족한지 이곳의 이야기는 촬영만 하고서 보내질 않는군요. 그래도 선해 보이던 분들이었는데,,,, 개발을 위해 작은 생명들이...조화롭게 사는 방법은 결국 농업의 회생이 여러생명을 살 릴 것입니다.
어쩌면 저렇게 미련스러울까.... 인간들처럼 약삽하게 굴어서 좀 더 많이 살아남지 하다가 ... 그 높은 벽을 기어이 타 오르는 모습을 보니 다른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두꺼비 논이 나올까 두 눈 부릅뜨고 봤지요. 끝 부분에 두꺼비 논과 비슷한 논이 비춰지긴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