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종합특검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전격 입건했다.
국정원 압수수색 중 미국 정보기관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보낸 단서가 나왔고,
해외 정보와 대외 협력을 총괄하던 홍 전 차장이 이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사건은,
.
홍 전 차장은
윤석열 탄핵의 결정적 도화선이 된 인물이다.
그의 국회 진술은 법적 증거 능력을 인정받으며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이끌어내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당일 서슬 퍼런 권력의 압박 속에서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후,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소신을 밝히다 '해고'라는
부당한 처분을 감내한 그의 행보는 대중에게 일견 공익제보자이자 정의의 사도처럼 비쳤다.
그러나 권력의
뒤안길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피고인석에 선 윤석열과 조태용은 홍 전 차장의 폭로를 두고
"해고된
감정으로 국회에 나가 증언한 것일 뿐"이라며
깎아내렸다.
만약 그 자리를 보존해 주었다면 과연 그런 폭로를 했겠냐는
비난이다.
그들은 홍 전 차장의 행보가 거창한 정의심이 아니라,
정권 몰락의 징후를 포착하고 발 빠르게 움직인 '고도의
처세술'에
불과하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종합특검이 국정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미국 안보기관과 주고받은 기밀 내용을 근거로 홍 전 차장을 전격 입건한 것은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국정원은
역사적으로 강경 노선의 '매파'와
유연 통상 노선의 '비둘기파'로
갈려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여온 조직이다.
정권이 교체되거나 거대한 격변기가 올 때마다 이 두 세력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암투를 벌였다.
이번 종합특검의 갑작스러운 홍 전 차장 입건 역시,
내란 사태 이후 국정원 내부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은밀하게
진행되던 세력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기획과
폭로'의
결과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상대 파벌을 궤멸시키기 위해 미국 정보기관과의 민감한 독점적
공조 내용까지 특검의 칼날 위에 던져준 셈이다.
결국 대중이
목격한 것은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영웅적 고발이었을지언정,
그 이면의 실체는 권력기관 내부의 생존게임과 이권 다툼이
뒤섞인 진흙탕 싸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친위
쿠데타라는 내란의 상흔을 청산하는 길은 이토록 어렵고 복잡하다.
정의의 가면을 쓴 처세와,
국익을 담보로 한 내부 권력 투쟁이 뒤엉킨 지금,
특검은 철저한 수사로 본질을 가려내야 한다.
국정원의 권력 암투에 휘둘려 내란 청산이라는 대의가 오염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머물다, 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잘 감상합니다.
즐감합니다.
시사만평 잘 보고감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