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다해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8월 4일)
*제1독서: 예레 31,31-34 (나는 새 계약을 맺고 죄를 기억하지 않겠다.)
*복음: 마태 16,13-23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입니다. 평생을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본당 신부로 살았던 비안네 성인은 겸손하고 충실한 사제의 삶을 통하여 많은 이에게 영적 가르침을 베풀며 그들을 회개의 길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본당 사제들의 수호성인’이신 비안네 신부님의 축일을 기념하여 저는 먼저 춘천교구의 모든 신부님들이 죽기까지 사제로서 충실하도록 성인께서 전구하여 주시기를기도합니다. 또한 사제로서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제가 서품 때의 순수한 마음과 성령의 은총을 회복하여 언제나 주님을 떠나지 않고 그분의 자비하심에 힘입어 기쁘고 보람된 사목자로 살아가기를 간구해 봅니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사제가 미사 중에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라는 말을 주고 받습니다. 그런데 ‘사제의 영과 함께’ 라는 인사말에서 그 ‘영’은 바로 서품 중에 축성될 때 받은 ‘거룩한 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제는 사제로서 살면서 저지르는 온갖 잘못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서품 때 받은 거룩한 영을 고이 간직하며 철저히 하느님께 의지하고 순종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이 점에 있어 오늘 화답송 시편의 말씀은 사제로서 항상 드려야 할 기도의 내용이라 하겠습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소.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시고, 순종의 영으로 저를 받쳐주소서.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
“굳건한 영, 거룩한 영, 순종의 영 그리고 심지어 부서진 영까지”….이는 비단 사제인 저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 사제직에 동참하는 우리 신앙인 모두가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신앙생활을 위해 반드시 간직해야 할 은총으로서 우리는 꾸준하게 기도하면서 이런 영적인 은총을 성령께 청해야 합니다.
비안네 신부님께서도 기도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셨는데, 신자들에게 이런 가르침을 알려주셨습니다. “기도와 사랑은 사람의 고귀한 과업이요 의무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은 이 지상에서 누리는 행복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일치 외에 다른 것이 아닙니다….이 긴밀한 유대 안에서 하느님과 영혼은 녹아 합치된 두 자루의 초와 같아 아무도 그것을 분리시킬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라고 예수님께 야단을 맞았는데, 이 역시 베드로에게 기도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찾고 받아들이기 위하여 충분히 기도했었다면 결코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라며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도 매사에 자신의 생각과 판단과 결정에 있어 하느님의 것인양 착각하지 않도록 충분히 기도하면서 잘 분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세례 때에 받은 성령을 기억하며 하느님의 자녀로서 겸손과 순종의 덕을 더욱 기르시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