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중국의 딩하오 9단과 대국하고 있는 한국의 신진서 9단
무적의 끝판왕 신진서, 한국 5연속 우승 이끌어
[농심신라면배]
사이버오로 김수광(상하이)
|2025-02-21
신진서 9단이 또 해냈다.
한국의 5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21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 특설대국실에서 펼친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4국(최종)에서 한국의 마지막 선수 신진서는
백을 들고 중국의 마지막 선수 딩하오 9단을 맞아 불계승하며 한국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도 안심할 수 없었다. 명경기였다.
초반은 조심스러웠지만 신진서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딩하오가, 준비해 온 포석을 거침없이 두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진서는 첫 과제를 잘 극복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좌상 백진에서 준동한 딩하오의 말을 대가다운 공격행마로 몰아붙여서 주도권을 잡았다.
바둑TV에서 해설하던 박정상 9단은
“조금만 삐끗하면 신진서 선수가 뒤처질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다행”이라고 했다.
좌상 방면의 전투는 일찍 찾아온 승부처라 할 수 있었다.
사실 딩하오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었고, 신진서도 여전히 복잡한 전투를 지속해야 했기에
한국 바둑팬들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패를 통한 수상전에서 신진서는 위태로워 보였지만
딩하오도 완벽하게 두지는 못했다. 신진서는 척척 좋은 수를 찾아갔고 형세를 회복했다.
한데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중앙에서 다시 딩하오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두면 신진서가 그냥 지는 형세. 판을 마구 흔들어간 신진서는
하변에서 딩하오의 판단착오를 이끌어냈다. 결국 하변에서 엄청난 패가 났는데
우상귀와 바꿔치기하며 확실하게 승세를 다졌다. 그걸로 끝이었다.
상하이로 날아올 때 신진서가 최대 난적으로 꼽던 딩하오였고,
과연 그런 평가를 들을 만큼 딩하오도 최고의 감각을 보여주었지만 신진서는 그 이상이었다.
홍민표 감독은 “지난 대회보다 더 힘든 승부였다.
딩하오 선수가 AI도 못 보는 수를 두는 등 정말 잘 두어와서 고비가 많았다.
그렇지만 신진서 선수는 그 모든 걸 다 이겨냈다”고 했다.
박정상 해설가는 “지난 대회 못지 않게 험난했다”고 했다.
또한 류승희 캐스터는 “짜릿하긴 한데 수명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옌지시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선봉 설현준 9단이 중국 선봉 커제 9단에게 반집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했지만
두번째 선수 김명훈 9단이 4연승을 거두면서 여유가 있었다.
이후 중국의 셰얼하오 9단에게 김명훈에 이어 신민준이 지며 탈락했지만
한국랭킹 1·2위가 3차전으로 향하게 돼 여유는 있었다.
하지만 3명이 남았던 중국은 수적으로 더 우세했다.
상하이 3차전에서 박정환은 일본의 마지막 선수 시바노 도라마루 9단를 꺾었으나
중국의 네번째 선수 리쉬안하오 9단에게 졌다.
신진서는 리쉬안하오와 딩하오를 연거푸 꺾으면서 한국의 우승을 완성했다.
신진서의 기록 행진은 계속 이어진다.
농심신라면배에 데뷔한 때는 2018년(제20회)이다. 그때 당이페이에게 졌다.
그런 뒤 그 다음 대회 땐 양딩신에게 지며 단칼에 탈락했다.
그러나 22회 대회 때부터는 한번도 진 적이 없다.
22회 대회부터는 한국우승을 결정하기 시작해, 26회 대회까지 5년 연속 한국 우승을 결정했다
(특히 25회 대회 때는 일본 마지막 선수와 중국 선수 5명 모두를 꺾는 끝내기 6연승으로
'新상하이대첩'의 역사를 쓴 바 있다). 대회 연승으로 따지면 가공할 18연승
(제22회 5연승+제23회 4연승+제24회 1승+제25회 6연승+제26회 2연승)의 기록도 진행형이다.
21일 중국 상하이의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우승 후
사진 촬영하는 박정환 9단, 홍민표 감독, 신진서 9단,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 총장
21일 중국 상하이의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우승 후
사진 촬영하는 설현준 9단,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왼쪽부터).
역대 한국의 우승횟수는 17회가 됐다. 중국은 8회, 일본은 1회.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은 가장 많이 우승했다.
14회 대회때까지 한국은 12번 우승하고 중국이 2번, 일본이 1번 우승했다.
그 뒤로는 한동안 중국이 강세를 보였다.
15회 대회부터 21회 대회 까지는 중국이 6번 우승하는 동안 한국이 1번 우승했다.
그런 다음 22회 대회부터 한국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 원이다.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1시간에 초읽기 60초 1회를 주었다.
한국의 신진서 9단과 중국의 딩하오 9단의 결승대국에 많은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신진서 9단(왼쪽)이 21일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중국의 딩하오 9단과 대국하고 있다
신진서 9단이 21일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중국의 딩하오 9단과 대국 뒤 복기하고 있다.
신진서 9단.
▣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선수
-한국 : 신진서/ (탈락) 설현준ㆍ김명훈ㆍ신민준ㆍ박정환
-중국 : (탈락) 커제ㆍ판팅위ㆍ셰얼하오ㆍ리쉬안하오ㆍ딩하오
-일본 : (탈락) 히로세 유이치ㆍ이야마 유타ㆍ쉬자위안ㆍ이치리키 료ㆍ시바노 도라마루
마지막 2번의 대국에서 신진서9단이 잘 해서 5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대회 초반전에서 무려 4승을 올린 김명훈9단의 선전이 일등공신이었다
결국 우리 한국이 5회 연속 우승, 총 17회의 우승기록을 세웠다
작년 9월5일부터 시작해서 거의 반년동안이나 이어진
3라운드의 이번 농심신라면배 대회에서 우리 한국이 우승했다.
5회 연속 우승, 총 17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신진서9단과 딩하오9단의 결승대국 기보]
[그림1] 딩하오가 1로 늘었을 때 중앙 쪽 단수를 치지 않고 2로 치중간 것은
신진서 기예의 경지가 아득히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림2] 1로 그냥 단수치는 것은 묘미가 덜하다. 2로 잇고 3으로 치중 갔을 때가 좀 다르다.
[그림3] 흑이 1, 3로 잡으면서 받는 수가 있어서다. 백이 A로 끊을 수 없다.
수순대로 D까지 흑은 탈출할 수 있다.
[그림4] 신진서가 치중간 것은 이때 진가가 나온다.
흑이 2, 4로 받는다면 A로 끊어서 C까지 위쪽 흑을 잡을 수 있다.
[그림5] 실전에선 딩하오가 궁여지책으로 2로 젖혀서 변화를 꾀했는데-
[그림6] 9까지 진행되자 신진서가 흑을 압박하는 국면이 됐다.
신진서가 10집 이상의 차이로 앞서가는 흐름. 여기까지 첫 접전. 이후 여러 차례 고비가 있었다.
대국장면
▲ 매월 자국의 프로기사 랭킹을 발표해오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단 1월에는 딩하오가 1위였고, 2월 실시간 랭킹에서는 3위라고 한다.
▲ 신진서는 귀국한 다음 바로 싱가포르로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26일부터 펼칠 세계대회 난양배 결승(상대는 중국의 왕싱하오 9단)을 치르기 위해서다.
첫댓글 대단합니다
지난 25회 때 6연승의 대 업적이 떠올려집니다
나도 한 때 바둑에 빠졌었는데 이젠 순발력이
떨어져 접었습니다
바둑도 체력이 뒷 바침되야 하는 스포츠 입니다
결국 두뇌도 체력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죠
건강한 체력에서 건강한 두뇌가 형성 된다...^*^
네 너무 잘 했습니다
초반전에 4연승을 한 김명훈 9단
신진서의 마지막 2승도 그렇지만
김명훈9단이 참 잘했습니다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