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는
남에게 관대하고 나에게 엄격하라
하고, 다그치며
맑고 곧은 정신으로
상류에서 급하게 달렸고
나이 들어서는
남에게 관대하고 나에게도 관대하라
하고, 다독이며
깊고 넓은 품으로
하류에서 느긋이 흐른다
-『김포신문/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2023.09.08. -
〈김정원 시인〉
△ 전남 담양
△ 영문학 박사
△ '지' 신인문학상
△ 시집 : '아심찬하게' 외 다수
△ '수주문학상' 등 수상
△ '생명과문학', '우리시' 편집위원
영산강은 전라도의 젖줄이다. 시제를 영산강 따라로 한 것은 모든 이들에게 영산강과 같은 젖줄이 되라는 의미다. 젊은 시절엔 상류, 나이 들어서는 하류에서처럼 느긋이 흐른다는 것, 강물을 닮는다는 것이다. 강을 닮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가 생의 전반에서 그처럼 수평을 유지할 수 있을까? 누가 그 모든 격랑의 순간들을 제 품에 안고 유유히 흐를 수 있을까?
다그치거나 다독이거나 그 모든 행위는 포용이다. 빗방울 하나가 땅에 내려와 다시 강물이 된다는 삶의 순환 이치를 깨닫는 것은 불가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때론 잠언 같은 시 한 편에서 삶의 진리를 쉽게 취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