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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딸 시집보내고
신발장에 벗어놓은 네 조그만 구두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베란다에 적막하게 걸려 있던 이쁜
네 팬티들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서 하얀 눈 내린다
먼지처럼
허공을 떠돌다
조금씩 내려서 쌓인다
늙은 아내, 빈 둥지를
지키고 앉아
시집간 딸 걱정할 만큼만 눈이 내린다
세월 속에서
눈이 와서 마을이 박속처럼 화안한 날
고향에 돌아와서 밥을 먹는다
80을 바라보는 엄마가 해준 흰 쌀밥 먹는다
90을 코앞에 둔 아버지가
50이 넘은 아들 밥 먹는 모습 지켜보다
귀밑에 흰 머리 하나를 뽑아 준다
눈꽃이 전설처럼 피어나는 동화 속 마을에서
가족사진
계급장도 없는 훈병 모자 눌러쓴
삼십 중반 아버지가
세 살짜리 고추를 안고
박꽃처럼 환하다
할머니랑 엄마랑
광시, 청양, 부여 백마강을 배 타고 건너 꼬박
이틀 만에 당도한 논산훈련소
스물다섯 분꽃 같은 엄마는
내외를 하는지
다소곳이 고갤 숙인 채
새촘한 표정,
무슨 생각 저리도 골똘한 것일까
사진 밖에 서 있는
할머니 환한 얼굴도, 내 눈에는 환하다
비 오다가 갠 날
젊은 엄마가 옥양목 앞치마
반듯하게 매고
부엌에서 손님 맞을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
젊은 아버지가 원추리꽃 꺾어
소 귓등에 꽂아주고
무지개 뜬 산길 걸어
소 앞세우고 돌아올 것 같은,
그 여름
홍수로 깊어진 대흥내를 건너
한낮의 뙤약볕 속을
열무단 이고 늙은 노새처럼 걸어오시는
할머니, 낮은 어깨엔
여치 풀무치 기름챙이도 함께 붙어왔다
소낙비에 전 베적삼에선 눅눅한 쉰내가 피어났다
보릿집 후둑이며 아궁이 불 지피면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할머니
수제비를 뜨셨다
해꽃은 꺾여 시드는데
쇠품팔러 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아버지의 짐 자전거
한평생 버겁던 짐 다 내려놓고
타이어도 튜브도
안장도 짐받이도 떨어져 나간 채
고향 집 앵매기 집 짓는 헛간
구석에 처박혀
예산장, 홍성장, 삽다리장,
새벽안개 가르며 씽씽
내달리던
푸른 시절, 푸른 날들 추억하다가
장꽝에
감꽃 구르는 소리-
가슴 허무는
아버지의 짐 자전거
모과
못생긴 모과 하나
방안 가득
눈물 같은 향을 내더니
썩어가며 더욱 깊어지누나
암꽃처럼 피어나는
반점
그대,
누워서도
성한 우리를 걱정하시더니
아내
눈길만 마주치고 살자며
첫날밤
잠도 안 자고
창밖에 별만 쳐다보던 그 여자
아들 군대 보내 놓고
오늘은
밥도 안 하며
먼 산만 바라보는 저 여자
아름다운 일요일
일요일이면 아내는 교회로 가고 난
늦잠을 잔다
잠을 깨도 그냥 누워서 생각을 한다
하늘나라에서 천사 옷 걸친 아내는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할까
지금쯤 믿음 없는 남편 위해
성경책 위에 얼굴을 묻고 있을 시간,
싸늘하게 식은 찬밥 앞에서
난 또 한 덩이 찬밥이 된다
아름다운 일요일, 그래 난 참 행복해-
꼬마 시인
엄마- 달님이가 자꾸 나를 쳐다봐
괜찮아, 우리 애기 예뻐서 그래
엄마- 달님이가 나를 따라와
괜찮아, 우리 애기 함께 놀자고 그래
엄마, 엄마- 달님이 물에 빠지려 해
울지 마, 달님이는 옷이 젖지 않아
세 살짜리 꼬마가
엄마 등에 업혀 소래포구를 건너간다
귀향
인제는
가리,
은하 강
푸른 물결
하얀
쪽배 타고
청보리밭
사잇길 우마차 타고
필릴리-
필릴리-
하루
반나절 들어가면
우물가에
흰 닭이 울고
저녁연기
하늘로 긴 머리 풀어 올리는
탱자꽃
달밤에 화안한 그 집,
흰
무명 저고리 어머니가
아랫목에
더운밥 묻어 놓고
밤마다
젖은 눈 깜박이는 곳으로
마중
비가 오는 날마다
할머니는
삼거리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세시차가 있고
다음은
다섯 시 반이었다
헌 우산은 쓰고
새 우산은 접고
세시차에 안 오면 다음 차가 올 때까지
비에 젖어,
해오라기처럼 서 계시었다
국밥
엄마 따라 시오릿길 삽다리장에 가면
아버지는 슬며시
아들 손목 이끌고
월성상회 뒷골목 국밥집으로 들어갔다
더운 장국에
하얀 쌀밥을 만 국밥 한 뚝배기,
금방 무친 겉절이를 얹어
뚝딱 비우고
빨간 입술 훔치며 국밥집을 나오면
장바구니 끼고 서서
엄마는,
먼 하늘 흰 구름 한 조각 따라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세상 누구보다도 힘이 세다
손수레에 연탄재를 가득 싣고
가파른 언덕길도 쉬지 않고 오른다
꼭두새벽 어둠을 딛고 일어나
국방색 작업복에 노란 조끼를 입고
통장 아저씨를 만나도
반장 아줌마를 만나도
허리 굽혀 먼저 인사를 하고
이 세상 구석구석
못쓰게 된 물건들을 주워 모아
세상 밖으로 끌어다 버린다
나를 키워
힘센 사람 만들고 싶은 아버지,
아버지가 끌고 가는 높다란 산 위에
아침마다 붉은 해가 솟아오른다
가장의 밤
잠든 아내 이불 끌어다
미운 발
덮어주는 일
딸 자는 방 살짝 들어가
지폐 한 장
찔러주는 일
아들놈 우산 갖다주고
책가방
들어주는 일
창밖 밤비 소리 들으며
쓴술
삼키는 일
그 시절
종점에서도 한참을 걸어야 닿는 변두리의 변두리
내 새끼들 잠들어 있는 연탄 냄새 다정한 집에는
방안 가득 하얀 기저귀가 마르고
젖살 포동한 갓난애기 배냇짓하며 나비잠을 잤다
날개옷 잃어버린 가련한 천사는
전설 속에 갇혀
날아가지 못하고
밤 되면 수지웁게 하늘 같은 지아비를 맞아들였다
어떤 날의 소묘
내세울 건 없어도
주말이면
한쪽씩 빼닮은 새끼들 꿰차고
남산도 올라가고
여의도 공원길도 걸어보며
이쁜 딸내미
연두색 머리핀도 새로 사서 달아주고
먹을 것만 보면 징징대는
욕심쟁이 아들놈 꿀밤이나 멕여 주다
새침해진 마누라 눈초리 살피며
살얼음 위를 밟듯 귀가를
서두르던
아주 머언 날의 쓸쓸한
봄나들이
아버지
지난겨울 온 세상이 하얀 눈 속에 묻힌 날,
아버지는 호올로 세상을 떠났다
대학병원, 요양병원 수차례 전전하다
끝끝내 고향 집에 내려가 보지 못하고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거인처럼, 차력사처럼, 온몸에 바늘을 꼽고
고무호스 주렁주렁 늘어뜨린 채
이승의 마지막 끈을 놓아 버렸다
생전 아버지는 개미 한 마리 밟지 않으려고
고갤 숙이고 땅만 보고 다녔다
짐 자전거를 많이 끌어
왼쪽 어깨는 주저앉고 오른쪽은 솟아올랐다
영하 18도 살뚱맞은 추위 속에
하늘은 연사흘째 사카린 같은 눈을 뿌렸다
적막하디적막한 새벽 한 시-
비보를 받고 달려간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하얀 칸막이가 쳐진 시트 위에 반듯이 누워
아버지는 단 한마디 말이 없고
고향에서 올라온 홍시 하나, 머리맡에
빨간 조등을 밝히고
아버지의 마지막 밤을 꺼질 듯 비춰주고 있었다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날 밤
밤새
큰손주 이름 부르셨단다
할머니-
장구미 고모
아버지상을 치르고, 친정 조카가 보고 싶다는
고모를 뵈러
신양면 황계리 노인 요양원을 찾았다
-아버지가 저 전달에……
말문을 열려는 순간 고모는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았다, 빨간 목젖을 떨며
89살 먹은 동생이 91살 오빠의
비보를 접하자
오빠를 부르며 송아지처럼 머리를 부딪혀 울었다
할머니가 다섯 살 난 딸을
삽다리 제재소 집 애 보는 아이로
주고 온 날 밤에도
모녀는 다른 지붕 아래서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밤 되면 호랑이가 찾아와 무섭다며
정신 줄을 놓으시는 고모
지금도,
눈 쌓인 봉수산 쳐다보며 그 밤 생각하시는 걸까?
청개구리의 노래
터벅터벅
바짓가랑이 적시며
울 어매
마른 젖 파러 갈거나
구시렁구시렁
밤비는 저냥 내려 쌓는데
하늘 간 울 할매
명치마 땟국 냄새나
맡으러 갈거나
구죽죽 구죽죽이
내리는
밤비
아버지의 봄
병원에서 하 고생을 하셔서 하나도 서운치 않더니
살아가며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다
강남 제비 돌아온다는 삼월도 삼짇날에
헐렁한 신 끌고 아버지
아지랑이 속에서 나와 텃밭에 고추모를 놓으신다
구십 노인이 이젠 욕심 좀 자그매 부려유
고춧대는 오치기 세울 꺼구
소독은 또 오치기 다 칠라구 성가시게 그러능 거유
……
어머니 잔소리에
아버지,
슬며시 아지랑이 속으로 다시 들어가신다
헐렁한 신 끌고
하얀 나비 한 마리
나울나울 아지랑이 속을 날아오른다, 화창한 봄이다
바나나
가게 앞 지날 때면 아이는
바나나를 가리켰다
값이 비싸 못 사준
바나나
백일해를 앓아
반쪽이 됐을 때
큰 맘 먹고 사준
바나나 한 개
아이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바나나
나는 감이 먹고 싶었다
된서리 하얗게 내리친 가을날
죽은 처녀들 달밤에 나온다는 개티고개,
황톳길 넘어
막내고모 시집간 들길 따라
감 팔러 장에 가시는 할머니 느린 걸음
신나게 앞질러 가면서도
나는 감이 먹고 싶었다
거북당 께끼집 골목에 감 몇 덩이로
좌판을 벌여 놓고
한 나절을 쪼그리고 앉아 기다려도
할머니 감은 팔리지 않았다
옷고름 끝으로 한사코 콧물만 훔치시는
할머니,
바라만 보고 있기엔 따분해
약장수 말광대 구경을 하고 한참 만에 돌아왔을 때
좌판은 비어 있었다
할머니가 꼬옥 쥐어주신 돈을 들고
장 한 바퀴를 다 돌아봐도
나는 감이 먹고 싶었다
할머니 감보다 크고 잘생긴 감을 사
한입 베어 물고 나타났을 때
눈물을 뿌리며 혼내시던 할머니,
할머니는 빠른 걸음
나는 느린 걸음으로, 백 발짝 뒤에서 걸어왔다
삽다리 장은 퍽 먼 장이라고 생각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응봉 국민학교 학부모 회의가 열리던 날
벌을 서고 있었다, 청소를 빠져나가
칠판 밑에 무릎 꿇고
킬킬대던 우리 반 계집애들 향해
입술 지그시 깨물며 양손을 쳐들고 있었다
누군가 창밖서 어른거리더니 활짝,
문이 열렸다
“… 저게, 우- 우리 손자유- 손자!”
“…………”
농사일이 바빠 부모님 대신 참석하셨다가
공부하는 손자 모습 살짝 보고 가려고
물어물어 찾아오신 할머니
붉어진 눈시울엔 눈물이 기득 고여 있었다
선생님은 퍽 난처한 표정으로
‘곤란하게 됐습니다…’를 연발하셨으나
귀가 어두운 할머니 알아듣지 못하시고
벌 받는 손자
'곤란'이란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리에 가 앉게 하시고
선생님은 마른땀 닦아내며 풍금 앞에 앉아
'아침 바다 갈매기'를 치셨다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 저어가요~”
눈물이 자꾸 새어 나왔다
미루를 보며
미루가 울면 바람이 일고
미루가 잘 땐 바람도 잔다
너를 보면 아득한 옛날
이 땅 가장 척박한 땅
찬샘골 산삐알에 등걸밭
한 뙈기 일구어
삽과 곡괭이에 한목숨 걸고
힘이나 자랑하다 논두렁에
콩꽃으로 떨어졌을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보인다, 너는 누구고
나는 누구인가
미루야, 머리 좀 내어봐라
사냥꾼이 될까 나무꾼이 될까
미루가 운다
덕산 바지게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운다
먼 산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지후가 오는 날
지후가 온다, 강남제비 앞장세우고
지후가 돌아온다
꼭두서니 빛으로 동터오는 새벽
창밖 미루나무 참새 떼 모여 앉아
햇살을 굴리며 쪼으며
조잘거린다, 재잘거린다, 쪼잘거린다
백일도 갓 지난 것이
살에서 오이풀 내 나는 어린것이
먼 경상도 영천 외가에 가 있다
일 년 만에 돌아오는 날이다
꼬까옷도 사놓고 방 청소도 해 놓고
얼굴에 뭔가 찍어 발라도 보며
어린 손님 맞이할 준비로
집안이 온통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다
희고 자그만 깡충거미 한 마리
천정에서 사뿐-
탁자 위 나비란 잎새에 내려앉는다
혜준이
내 딸의 젖을 물고 곤하게 잠든 아가야
녹두 알 같은 아가야
지구에서 먼먼 안드로메다 성운 어디쯤
세 필 조랑말이 이끄는
작은 별자리에서 떨어져 나온 아가야
메밀대처럼 여린 늬 에밀 지켜주려고
길동무 하나 없이
멀고 험한 길 찾아오느라 참 고생도 많이 했구나
그렇다고, 그렇다고,
잠에서 막 깨어나 눈물 글썽이며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천상의 아가들
메시지라도 전하려는 듯
통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의 말
옹알거리며
진땀을 빼고 있는
요 놈-
밤낮 즤 에밀 파먹어 통통 살이 올랐구나
고비사막으로 떠난 낙타
할머니 등에는 항상 혹이 붙어 있었다
고비처럼 굽은 할머니,
코를 벌룽거리며 날숨을 내쉴 때마다
고비사막 바람 소리가 났다
터벅터벅 마실 갔다 돌아올 때나
눈꺼풀 껌벅이며 꾸벅잠 잘 때도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던 혹,
혹이 점점 자라 버거워질 때가 되면
절로 꼭지가 떨어져 나가고
예쁘고 자그만 새 혹이 알살을 드러낸 채
자라나고 있었다
우리 칠 남매는 낙타 등에서 떨어져 나왔다
마지막 혹이 떨어져 나오고
늙은 낙타는
시름시름 앓다 다리를 끄을며
고비사막으로 떠났다
은하의 별들이 폭우처럼 쏟아지는 밤이었다
밥상머리 교육
밥상머리 엄마 잔소리를 들을라치면
어느새 골방 구석에 엎어져
코를 박고 있었다
-가이도 밥 먹을 땐 큰 소리 않능 거란다!
할머니도 얼굴에 짙은 그늘을 깔며
숟가락을 놓아 버렸다
이윽고 새로 차려진 밥 한 공기와
깨소금 간장 종지가
쟁반에 받쳐져 들어왔다
할머니는 어린 손자를 안아 일으키며
-어여 먹어, 안 먹으면 쓰나?
한술 떠 입에 넣어주려는 순간
탁-, 숟가락을 채뜨렸다
하얀 밥알이 할머니 얼굴로 담벼락으로
튀어 나갔다
-안 먹으면 죽는다, 죽어!
할머니는 옷고름 끝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오머니가 그러닝께 버릇이 읎쥬!
차가운 금속성 목소리가 귀를 찢었다
귀가 어두신 할머니,
잠자코 흩어진 밥알만 주워 담고 있었다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서
수리봉 산 허릿길을 숨차게 넘어서야
상리 고모네 집이었다
할머니 손잡고 숨 할딱거리며
고갯마루 오르다 보면
마음은 하릴없이 엄마 쪽에 가 붙어 있었다
할머니를 따라갈지
엄마한테 되돌아갈지
마음을 저울질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고모 집에 당도해 있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할머니 힘없는 젖꼭지만 만지작거리다
밤을 하얗게 밝혔다
날이 밝자 아침밥도 안 먹고
할머니를 졸라대는 것이었다
내 유년은
항상 그랬다
기울기가 같았다,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서
숯거리를 지나며
홍성 장날 엄마랑 장 구경을 하고
국밥을 먹고
숯거리를 지나는데
김좌진 장군 동상을 가리키며 혀를 찼다
살아생전 고상 많이 헌 분은
죽어서두 그 고상
내려놓질 못하능가벼
편히 누워 쉴 집 한 칸 읎이…
참 딱두 허지
맨날 제 서서 저 고상이니 원-
훌륭헌 분은
죽어서두 맘대루 죽을 수두 읎능가벼 쯧-
장군은, 여전히
개털 모자 솜바지에
헝겊 군화를 신고
적진 향해 부르르 손짓하며 떨고 있었다
# 시인 김용화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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