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윤] 두꺼비를 잃은 LG (2) - 비효율적인 다람쥐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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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 두꺼비를 잃은 LG (2) - 비효율적인 다람쥐 야구

손윤 기사전송 2010-01-19 08:11

※ 1편에서 계속 ※


LG가 2002년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매년 많은 투자를 하는데도, 성적이 나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광환 전 감독은 “인위적인 세대교체의 실패 때문이다”라고 단언했다. 즉, 이상훈, 유지현, 김재현의 유니폼을 억지로 벗긴 것이 LG 암흑기의 원인으로 본 것이다.

“2003년 7월 한창 4강 다툼을 하다가 이병규의 부상으로 좀 힘겨워질 때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상훈, 유지현, 김재현을 올 시즌이 끝나면 정리하라’고 했다. 그래서 ‘마운드와 수비, 타격에서 각각 리더인 그들을 빼면 그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라고 반문했다. ‘기둥 세 개가 한꺼번에 빠지면 집이 무너진다. 내가 감독으로 있는 동안에는 안 된다’고 했다. 결국, 날 자르고 그 세 명을 정리했다.”

“(구단 고위직에 있는 이들이) 너무 야구를 모른다. 그들이 팀의 핵심인 줄도 모른 거다. 기둥 세 개를 빼버렸으니까 집이 허물어졌는데, 그 후 엉뚱한 핑계만 만들었다. 세대교체라는 거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만 하는 거다. 1994년에 우승할 때도 신인 3인방이 주역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마운드에 기둥도 있었고, 내야에도 영입한 한대화가 제 몫을 다해주었다. 이런 게 필요한데, 투·타·수에서 리더를 다 빼버리는 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투수 3명을 빼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다.”

LG 출신의 한 인사는 “이광환 전 감독에게 이야기한 구단 고위 관계자가 아닌 그 윗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안다. 아마도 주위 인사 중에서 누군가 바람을 넣은 것 같다. 결국에는 핵심 결정권 내에 있는 임원이나 부장 중에 야구인 출신이 없는 것도 ‘바람 잘 날 없는 LG’를 만든 한 요소로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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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서 LG 프런트는 현장을 끌고나가려는 거로 정평이 나있다. 프런트와 현장의 관계는 팀 상황 등에 따라서 다양할 수 있지만, 문제는 LG 프런트에는 야구를 잘 아는 이가 드물다는 거다. 야구 자체를 모르면서 현장을 끌고나가려고 하니까 현장에서는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프런트와 현장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할까?

프런트는 물론이고 초·중·고·대학·프로에서 감독을 역임한 양승호 고려대 감독은 “가장 좋은 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프런트다”라면서, “프런트와 현장이 각자 책임을 가지고 그 역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빈번한 소통 속에서 팀 운영을 짜나가야 만 한다”고 제기했다.

오랜 프런트 생활을 한 구경백 OBS 해설위원도 같은 생각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현장은 당장 성적에 연연할 수밖에 없지만, 프런트는 당장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팀 운영을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런트가 야구를 모르게 되면 현장의 판단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장의 판단이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팀을 운영하게 되면, 이른바 잘못된 트레이드도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가 아쉬우니까”라고 지적했다.



즉, 한 해에 신인으로 10명의 선수를 새로 뽑는다고 했을 때, 모두 다 바로 즉시 전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겨울 바다에서 비키니 차림의 아름다운 여인을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명이나 많으면 2명 정도가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2년 후에는 또 다른 2명 정도가 성장해서 1군에 합류하고, 3년 후에도 2명 정도가 성장하는 등 5년 안에 선발한 10명 중에서 50%인 5명만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려도 대성공이다. 각 구단은 이런 단계별로 선수의 능력을 판단해서 영입하고 있다.

사실 최근 LG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스카우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 유명 야구인은 “LG 프런트에서 가장 긍정적인 것은 다른 팀에 비해서 많은 5명의 스카우트가 있다는 점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국내야구는 좁아서 많은 숫자의 스카우트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두 사람보다는 세 사람이 판단하는 게 좋다는 거는 명확하다.

그런 점에서 LG가 스카우트에 투자하는 건 매우 긍정적이다. 문제는 스카우트가 아니라 그 활용에 있다.

잠실구장, 마운드만 벌판

역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단장으로 ‘열이면 열’ 김용휘 전 현대 유니콘스 사장을 꼽는다. 현대가 4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김용휘 전 사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질 정도이다. 김 전 사장은 현장이 선수의 스카우트와 트레이드에 직접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직접 트레이드와 스카우트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이와 같이 명함의 직함만 단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 현대 코치였던 한 이로부터 김 전 사장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997년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인 전준호를 영입했지만, 시즌 6위에 머물렀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 김 전 사장이 ‘팀이 다시 우승하기 위해서는 포수가 필요한가, 아니면 4번 타자인 1루수가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후에 알게 된 거지만, 박경완과 김기태를 말한 것인데, ‘당연히 포수’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라는 말이 돌아왔다.”

당시 현대는 4번 타자도 필요했지만, 포수 자리가 더 빈약했다. 게다가, 1루에는 주포인 김경기도 있었기에, 4번 타자인 1루수가 영입되면 교통정리도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이는 “포수가 더 보탬이 된다” 고 말한 것이고, 이미 김 전 사장 역시 그렇게 판단을 내린 상황이었다. 단지 자신의 판단이 확실한지 재차 검증한 것이다. 반면에, 삼성은 김기태, 마해영, 찰스 스미스 등 1루수인 4번 타자를 잇달아서 데리고 오면서 그 교통정리에 애를 먹었다. 그 시절 삼성과 같은 게 바로 최근 LG이다.



이번 오프시즌에 LG는 페타지니를 퇴출하고, 대신에 외국인 선수를 둘 다 투수로 결정했다. 페타지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이병규와 이택근을 영입했다. 페타지니라는 확실한 타자를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이병규와 이택근이라는 훌륭한 타자에 외국인 선수를 마무리 요원을 데리고 왔기에 만성적인 뒷문 불안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확실히 전체적인 전력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전력은 상승했을지 모르겠지만, 그 효율은 더 악화했다.

새로 영입된 이병규와 이택근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포지션이 외야이다. 기존의 박용택, 이대형, 이진영을 생각하면, 2010년부터는 외야에 새롭게 좌중익수, 우중익수라도 생긴 걸로 착각을 하기 쉽다. LG 관계자는 “외야에 이택근, 이대형, 이진영(좌-중-우)을 두고, 이병규는 1루수, 박용택은 지명 타자로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5명의 외야수를 말끔하게 정리한 것이다. 브라보, 짝짝짝. 박수를 쳐주고 싶을 만큼 일목요연하다. 하지만, 안치용, 작은 이병규, 박병호, 최동수 등의 얼굴을 떠올리면 그들의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가능성 큰 젊은 선수를 잔뜩 모아놓고, 기량이 점검된 선수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건 무슨 심보일까. 몸에 좋은 비타민도 과다복용하면 구토, 신장결석 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특정 포지션에 주전급 선수를 굴비처럼 엮어두는 것은 야구의 포지션이 9개라는 사실을 간과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미 기량이 검증된 선수로 채워지면 내부 경쟁은 기대할 수 없다. 구리구장에서 투수와 2루수 외에는 파이팅 소리는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될 뿐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신인 선수가 입단해서 자신이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선수도 몇 년째 1군에 올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보는 순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사라질 것이다”라면서, “내부 경쟁이 사라진 집단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LG 스카우트 팀이 신명을 갖고 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신인급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팀워크는 이광환 전 감독이 밝혔듯이 “젊은 신예와 베테랑이 조화를 이룬 것”이다.

“저기에 있는 이가 보이는가? 지금 그는 20살이다. 10년 후 그는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저 옆에 있는 이도 역시 20살이다. 10년 후 그는 30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 양키스에서 7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명장 케이시 스텐겔의 말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이 올해도 치열한 내부경쟁을 선언한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LG이다. LG는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30살이 될 가능성이 큰 선수로 만든 것은 아닐까.

(3)편에서는 LG 유망주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면서, 박종훈 신임 감독에 대한 기대와 과제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이다. setFontSize(0);

손윤

야구 칼럼리스트
야구 전문 블로그인 '야구라' 일원

[Daum회장님]

자꾸 '거는', '거는' 거리네요 '것은'이라고 해야지

[치!고!달려라!!!]

글쎄요..글이 영 맘에 들지는 않군요..중심이 되는 선수들'만' 쓰겠다는것도 아니고 유망주를 키우지 않겠다는 것도 아닌데 마치 LG가 외부영입에만 온힘을 기울이고 내부자원 육성에는 관심도 없는 양 썼군요..아무리 자기 생각이지만 사실을 왜곡하지는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