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우자를 사랑해서 결혼을 결정하게 됩니다. 사랑으로 시작된 결혼생활이지만, 사실상 결혼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성장배경과 가치관을 가진 부부들이 많은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부 관계를 지속적으로 잘 유지하려면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려는 과정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부 갈등의 고통이 노력으로 극복되었을 때 부부 관계는 견고해지고, 또 다른 갈등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가족이 중심이던 과거와는 달리 남녀평등과 개인주의 가치관, 부부간의 경제적 의존도 약화, 갈등중재자의 부재 등(김승권,양옥경,조애저,김유경,박세경,김미희,2004;하은영,2008)으로, 결혼생활의 갈등을 이혼, 별거, 가출(조영순, 이영순, 2004; 문형진, 2007)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아졌습니다.
최근에는 이혼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혼을 병리적 현상(김정옥, 1993; Goode, 1956)으로, 새로운 자기 발견과 해방의 기회(Weiss, 1975)로, 개인의 선택의 불행한 결혼의 대안의 측면(박상진외, 2009)으로, 최근에는 사회현상으로 간주하고 결혼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박귀영, 2008)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이혼 시 자녀의 이익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변화순, 1996) 하지만 이혼을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고 있지만 이혼으로 인해 이혼자가 겪게 되는 어려움은 매우 큽니다. 그중 가장 크게 겪고 있는 어려움은 자녀양육에 대한 것으로 연구되었습니다.(김정옥, 1993)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이혼가정의 아동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부모의 이혼 결정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의 이혼은 자녀에게 일상생활의 혼란을 경험하는 위기의 사건이면서 동시에 위기를 극복하고 적응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생활사건입니다.(Amato, 1993)
하지만 이혼가정 아동이 적절한 개입을 받지 못한다면 이후 청소년 비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인간관계나 이성 관계, 결혼관, 자녀 출산 문제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Wallerstien,Lewis & Blakeslee. 2002)
따라서 부모의 이혼 갈등은 자녀들의 갈등에 큰 영향을 미치며(김은정, 백혜정, 2007;Poortman & Voorpostel, 2008) 자녀의 정서적 불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인지적, 사회적, 행동적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황은숙, 서영숙, 2007; Smilansky & Shefatiya, 1974)
대체로 어린 아동들은 부모들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며 부모의 이혼 동기나 낌을 실제적으로 평가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어린 아동들은 이혼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는 능력이 낮고, 역할을 잘하는 성숙한 아동이나 청소년들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부가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혼하지 않고 같이 사는 경우 정신적 고통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자녀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이훈구, 2001) 이혼을 한 경우 불행한 결혼을 끝맺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이훈구, 2004)
그러므로 갈등수준이 높은 가족의 경우가 오히려 갈등수준이 낮은 이혼가족의 경우보다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큽니다.(이동원,2005: 송다영, 2007)
>> 이혼가정 부모와 자녀 적응과정
이혼가정의 부모와 자녀는 이혼으로 인해 장,단기적으로 심리적인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이혼 후에 겪게 되는 혼란은 이혼가정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쳐 이혼가정 자녀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대인관계, 이성 관계, 결혼관계 등에 문제를 보이기도 합니다.(황은숙,2006) 그러므로 이혼가정의 부모와 자녀의 적응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게 되는 자녀는 극복해야 할 심리적 과제를 갖게 됩니다. 자녀들이 심리적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부모의 이혼에 적응하게 되는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Wallerstin(1983)은 부모의 이혼과 관련하게 아동들이 극복해야 할 심리적 과제를 여섯 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가족해체의 현실을 인정하기, 둘째, 부모의 갈등과 곤경으로부터 거리 두기와 일상적 생활 계속하기, 셋째, 상실의 극복, 넷째, 분노와 자책감 극복, 다섯째, 이혼의 지속성 수용하기, 여섯째 관계에 대한 현실적 희망 갖기로 제시하였습니다.
주소희(2003)는 이혼가정 자녀의 적응과정에 대한 연구로 부모이혼 후 아동이 보이는 적응문제를 단순하게 부정적인 의미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아동 개인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반응 행동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박한샘, 연문희(2004)는 성인 초기 이혼 자녀를 대상으로 근거이론으로 연구한 결과 자녀들이 경험하는 중심현상은 ‘억눌림’으로 나타났고, 적응과정은 억압단계, 갈등단계, 자각단계, 수용단계를 거치며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이혼가정 자녀가 부모의 이혼을 이해하는 양식을 Selman의 대인관계 이해 발달에 기초하여 자기중심적 단계, 자기 반성적 단계, 객관적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서영숙, 황은숙, 2004: 이종숙, 1997 Wallerstin & KELLY, 1980)
자기중심적 단계의 아동은 부모의 이혼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남아있는 부모마저 자신을 버리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여 떠나간 부모에 대한 상실감과 불안으로 불면증, 야뇨증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 아동은 부모의 재혼에 대해 긍정적이어서 새엄마, 새아빠 등 새로운 가족구성에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기 반성적 단계의 아동은 이혼에 대해 자기 방어적 자세를 취하며 사회의 부정적인 이혼가정에 대한 견해를 내면화하여 자신의 처지를 비관합니다. 이 시기 아동은 자신이 착한 아이가 되면 부모가 개결합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재혼에 부정적이며 떠나간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키워나갑니다. 그러나 그림움이 깊어질수록 찾아오지 않는 떠나간 부모에 대한 원망도 커져 분노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객관적 단계의 아동은 부모의 이혼을 인정하고, 부모의 이혼은 부모-자녀 관계와 별개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독립적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이혼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달라질 환경을 받아들입니다.
>> 부모의 이혼에 대한 연령대 자녀들의 반응
-> 2.5세~6세 연령
반응특징은 부모의 이혼에 매우 놀라고, 혼란스러워하며,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합니다. 성인들과의 많은 신체적 접촉이 요구됩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자신이 유기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질 것을 두려워합니다. 5,6세경의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도 있으나, 이혼과 관련된 변화와 일부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7~8세 연령
이 시기의 아동은 슬픔, 두려움, 불안정성, 상실감을 나타냅니다. 자신들이 거부당했거나 유기되었다고 느끼나 자신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다른 곳으로 보낸다고 믿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해 분노를 느끼나, 이런 행동이 어머니를 화나게 하므로 이를 두려워합니다. 이들은 부모의 재결합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은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며 계속 성장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 9~10세 연령
이 시기에 아동은 이혼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이해하며 자신들의 감정이나 강렬한 분노를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혼에 대해 더 이상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나, 부모들의 행동에 대해 창피함을 느끼며, 도덕적인 면에 분노를 느낍니다. 두 명의 부모에 대한 사랑에 갈등을 느끼며, 자주 외로움을 느끼며, 부모로부터 자신들이 거부되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낍니다.
-> 15~18세 연령
이들은 가장 개방적으로 이혼에 대해 분노를 표현합니다. 이들은 강한 분노, 슬픔, 부끄러움, 당혹감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이혼으로 인한 청소년들ㄹ은 부모를 한명의 인간으로 인식하게 되며, 부모 각자와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평가하기도 합니다. 또한 훌륭한 결혼생활에 대한 자신들의 가치나 개념들을 재평가합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부모의 이혼 1년 후 부모들의 갈등을 극복합니다.
>> 사회적 지지와 심리 사회적 적응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사회적지지와 기능은 중요합니다. 사회적 지지에 관한 수많은 연구에서 일치되는 것은 특히 중고등학생 때의 사회적 지지는 자아발달과 문제행동의 감소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청소년 자녀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지지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족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청소년들은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보다 자아개념과 또래지지를 적게 받은 청소년들은 또래지지를 많이 받은 청소년들보다 학업성적이 낮고 결석도 잦았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에 있어 친구와 가족으로부터의 지지박탈은 자기거부적인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습니다.(Kaplan et al; 1983, 재인용) 특히 부모의지지 혹은 통제가 청소년의 우울, 불안, 비행, 약물복용, 학업성취, 공격성을 포함한 다양한 청소년의 행동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Barber & Rollins, 1990, 재인용)
이혼가족 환경은 스트레스한 상황이므로 완충할 보호적 요인으로 가족 외 사회적지지자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한명의 지지적인 친구는 이혼 혹은 재혼가정의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남성보다 여성이 사회적 지지를 위해 친구들을 더 신뢰하고 상호작용합니다.
또한, 사회구성원으로부터 주어지는 지지는 개인이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사회적 지지는 안정감을 제공함으로써 심리적 제공함으로써 심리적 적응에 영향을 미칩니다.(Thoits, 1986, 재인용)
친척이나 지역사회 서비스도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이혼가정에게는 지지체계 역할을 해왔습니다. 학령 전 아동은 가정 내에서나 다른 집단에서도 계속 부적응하게 되지만, 나이 든 아동은 사회적 지지의 도움을 크게 받기도 합니다.
이들은 스트레스를 가정 내에 국한시킬 줄 알고 동료나 학교, 이웃을 통해 정보를 얻고, 생활의 만족감을 경험하므로써 자존감, 자아통제 능력 그밖의 다른 분야에서의 유능함을 보이기도 합니다.(Hetherington, 1979)
이처럼, 청소년기에는 동료나 학교, 친척, 이웃, 지역사회의 사회적 지지가 적응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Hetherington(1989)은 선생님이 지지적이고 규칙이 공정한 학교 환경은 이혼가정 자녀에게 일치성과 예측성을 제공한다고 하였습니다.
감정적으로 따뜻한 교사와 일관된 규칙과 학교의 큰 관심이 있을 때 외향적 문제행동 수준이 낮아진다고 하였습니다. 즉 학교의 역할은 학업성취를 키울 수 있도록 선생님과 카운슬러, 친구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곳이어야 합니다.
또한, 이웃이나 다른 돌봐줄 성인과 관계를 맺는 기회는 역할 모델링의 부정적 결과들을 보호하는 완충 역할을 합니다.(Kathleen & Hilary, 2002).
반드시 일관적인 연구결과는 아니나 대체적으로 부모나 친척, 친구,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의 서비스를 통해 받게 되는 사회적 지지는 이혼 초기와 후기에 지지의 유형이나 효과가 다릅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지지는 부모를 통해 간접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자녀의 적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오은순, 1997)
참고문헌:
1) 양육 및 비양육 부모와의 관계와 사회적 지지가 이혼가정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전수정,2003
2) 이혼가정의 자녀양육 과정, 중앙대학교 대학원,사회복지학과 아동복지전공 오영희,2012
3) 이혼가정 자녀,‘사랑호르몬’수치 상당히 낮아, 리서치페이퍼,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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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