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또 머리를 잘랐다.
허구헌날 짧은 숏컷이 너무 지겨워서 중단발로 길러볼까 하다가 또 포기하고 잘라냈다.
62살 먹도록 평생 나를 괴롭히는 푸석 푸석 반 곱슬 머리.
자연상태로 두면 들떠서 한 보따리, 웨이브 퍼머를 하면 더 들떠서 두 보따리.
매직 스트레이트 퍼머를 해도 약발이 안 듣는 내 머리털, 돼지털.
그 돼지털 부여잡고 씨름깨나 해온 나날이었다.
롱헤어는 꿈도 못꾸고 그저 줄창 짧은 퍼머만 해야 했던 내 심정.
그나마 젊은 날에는 머리카락에 힘이나 있었지, 이젠 사실 돼지털도 아니다.
그렇게 머리카락에서 힘이 빠지고 굵기도 가늘어졌는데,
여전히 뻗치고 들뜨는 것은 무슨 조화인가? 참으로 고약한지고... ^^
드라이만으로는 뻗치고 들뜨는 머리가 감당이 안되니, 늘상 고데기를 대곤 하는데
주기적으로 염색하지, 퍼머하지, 맨날 전기로 지져대지..
사실 내 머리카락도 내게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작작 좀 괴롭혀라 이 여편네야, 라고 절규를 하고 싶진 않을까? ^^
나보다 한 살 더 먹은 내 남편은 집안 내력으로 사십대 초반에 이미 반백이 되었는데
염색을 중단하고 자연 은발로 지낸지가 5년이 넘어간다.
처음에 염색을 중단한다고 할 때, 영락없는 할배로 보이면 어쩌냐고 내가 막 말렸는데
세상에 이게 뭔 일? 은발이 되고 나니, 인물이 훤해진 것이다.
흰머리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머리가 검을 때는 잘 생겼다는 소리 별로 못 듣더니
흰머리 된 뒤엔 인물 좋단 소리를 종종 들어서 내가 상당히 짜증이 난다.. ㅋㅋㅋ
게다가 관광지 같은 곳에 함께 가서 표를 끊을 때, 65세 이상이냐는 확인을 종종 받으니 그건 더 화딱지가 난다. ^^
흠... 그렇다면... 나도 염색 집어치우고 편하게 살아봐?
혹시 알어? 나도 머리 희어지면 오히려 더 돋보일지?
흰머리가 기막히게 어울리는 할주머니들 몇 명을 나도 봤는데, 얼굴 피부가 희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도, 이목구비는 별 볼 일 없지만 다행히 엄마를 닮아서 피부는 아직은 희고 잡티도 없는 편이다.
ㅎㅎㅎ 그래도 그렇지, 머리가 검은 지금도 거울을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는데
흰머리까지 갖춰봐라, 흐미~~ 아서라 말아라... ^^
내 머리털 돼지털들아, 아직은 때가 아니다... 당분간은 주기적으로 퍼머로 염색으로 괴롭혀도 참고 견디렴..
인생은 그런 거야, 참고 또 참는 것... ^^
그런데, 이번에 새로 자른 머리는, 앞에서 보면 마음에 드는데
뒤에서 보면 영 아니올씨다 이니 이걸 어쩐다?
뒤태가 바가지를 대충 엎어놓은 형상, 자유당 시절 동구밖 순이 같네... 아 놔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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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방 선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사는 것이 분주해서 카페에 글 쓸 시간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서 지난 여름에 탈퇴를 했다가
카페 글들이 영 궁금해서 눈팅이라도 하려고 며칠 전 다시 가입을 했습니다.
여성휴게실은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읽기는 열심히 읽었더랍니다.
따뜻한 분위기와 정감 어린 글들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오늘은 저도 글 한 편 올려봅니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
첫댓글 여성방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재미있고 웃음을 머금게하는
맛깔스러운 글 잘 보고갑니다.~
돼지 털 머리라도
많이 만 있으면
머리숱 없는 전 부럽기만합니다요~~^
ㅎㅎ 글이 맛깔난다고 과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숱 많이 줄었어요.
젊어서는 머리 숱이 넘 많아서 근심이었는데요.
특히 정수리가 자꾸 비어가요.
여성휴게실에 올린 첫 글에 써주신 첫 댓글 감사합니다. ^^
후배님 어서 오세요
다시 방문 환영합니다
글 읽은 내내 제 머리
와 비숫 그심정 이해가요
전 아직 한번도 파마 못하고
이젠 파마 생각도 나고 아직
망서리고 있네요 ㅎ
어릴 적 안데르센의 엄지공주 동화를 읽고
나도 엄지공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곱슬머리 동병상련이시네요.
저는 푸석한 곱슬, 남편은 순한 곱슬,
딸들은 다행히 직모는 아니어도 머리카락 관리가 힘들지는 않은 살짝 곱슬이라 넘 다행입니다.
공감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
달항아리님 여성방 오심을 환영합니다
글도 맛깔나고
머리칼과 전쟁하듯
그동안의 실상도 실감나네요
자주 오시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도 들려주세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성방 고우신 님들은 이곳에서 오손도손 소근소근,
따뜻한 온라인 문화를 만들어 가고 계시는 것 같아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곰손에 정리 정돈 꽝인 날나리 주부이지만
글 몇 줄 들고서 종종 들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어머...
어제 제목만 보고
이래저래 바빠서 댓글이 늦었네요.ㅠ
달항아리 닉네임이 예쁘셔서 클릭해 보고
여성방에 글 올리신거를
다시 보았어요..
제가 게시글에 댓글은 꼭 달아드리는데..
미안하게 되었네요..^^
나이가 들으니 저역시 머리카락이 곱슬로 변하네요..
매일 감고 염색하고 드라이 하니
모발이 가늘고 약해졌어요.
우리나이가 되면 이제
서서히 변하는거 같아요..
ㅎㅎ
또 재미난 이야기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아름다우신 방장님 안녕하세요? ^^
저 여성방 글쓴 거 이 글이 처음이예요.
그러니 미안하실 거 없어요.
방장님은 외모도 마음 쓰심도 고우시고 품성이 따뜻하신 것 같아요.
종종 이 포근한 곳에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달항아리님 우수회원으로
등업해 드렸어요.ㅎㅎ
여성방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래요...^^♡♡
엄청나게 감사합니다. ㅎㅎ
@달항아리 ㅎㅎ저도 너무 감사해요..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겼으니 얼마나 좋아요..^^
삶방에 올리신 글도
읽고있네요.
우리나라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서..
다 누려볼 수 있다는게
참 좋은거 같아요..^^
아놔~~이냥반이!!
자유당시절 순이같은
뒷모습을 어쨌는지
궁금하게 해놓고 글을 끝냈네요
그냥 그대로 뒀남요?
ㅎㅎㅎ
아 놔, 이 구수한 댓글 좀 보소ㅎㅎ
혜지영님은 범방의 스타이시죠?
제가 아는 거 빼곤 다 모르고 모르는 거 빼곤 다 알아요 ㅋㅋ
제 머리 길이가 넘 짧아서 걍 좀 자라게 두는 수 밖에 없어요.
게다가 뒤통수가 납작해서 암튼 현재 대략 난감입니다. ㅎㅎ
@달항아리 흐미~~
나도 요즘 머리를
잘못 자르고
후회막급이라...
글을 맛깔나게 쓰니
팬이 될듯하요~ㅎ
그리고 범방의 ☆은 리즈향 방장님이요
번짓수가 쪼매....ㅋㅋ
@혜지영 리즈향님 혜지영님 두 미녀가 범방의 쌍두마차 맞잖아요ㅎㅎ
글이 맛깔난다고 하시니 황송합니다. ^^
저는 머리털이 너무 없고 힘이 없어서 머리 숱 많은 분이 너무 부럽답니다
젊을 때는 생머리에 긴 머리를 하고 다녀서 괜찮았는데 나이 먹으니 자꾸 빠지고 이제는 머리 꼭지 가발을 써야 되는 형편이니 이런분을 보면 괜한 투정으로 보입니다
그것도 다 복입니다
본문에 못 썼는데 저도 숱도 많이 줄었어요.
부분 가발 저도 알아봤는데 하이모 레이디는 정수리에 얹는 것도 백만원이 훌쩍 넘더군요. 후덜덜~
공감의 댓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저녁 되시어요. ^^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잘 보셨다니 최상의 칭찬이십니다. ^^
달 항아리님
닉도 느낌있게 다가옵니다
예전에 한ᆢ글 하셨드랬어요?
어찌보면
자랑?ㅎ 이 아닌
어찌보면 디스인가?
솔직한 고민스러움?
암튼 뭔가
색다른 느낌으로
여성방에
짜 ~짠~ 반갑습니다
다양하고
풍성함이 있어 더 자주 오게될듯합니다
여성방 화이팅!
저의 원한 맺힌 돼지털이 어찌 자랑일까요ㅎㅎ
예전에 한 글~~은 모르겠구요, 글로 떠는 수다는 좋아합니다. ^^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달항아리님 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머리 숱이 점점
빠지니 탐스러운
머리칼을 가진 여성분이
제일 부럽더라구요..ㅎㅎ
이렇게 재미있는 글로
여성방에 짠! 하고
오셨으니 앞으로 자주
놀러오셔요~😉
보라님 감사합니다! 따뜻하신 마음이 스마일 이모티콘에서 다 보여요^^
그것도 두 개를 각각 다른 것으로 쓰신 세심함! ^^
네, 자주 오도록 하겠습니다. 눈팅만 하던 예전부터 저는 이 방이 좋았어요.
보라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금요일 되시어요. ^^
글~ 잘읽었습니다.
혹?~ 제가 아는 그분이였슴 좋겠습니다.^*^
도마소리님ㅎㅎ 성품 좋으시고 가창력은 가수 수준이시고 엄청 동안이시죠.
도마소리님이 아시는 그 사람이 저 맞는 것 같은데용? ㅎㅎ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금요일 되시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