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란 이런것 아닐까?
2007년 51승 74패 1무(.408) - 8위
2008년 57승 69패(.452) - 6위.
2009년 69승 41패 4무(.627) - 1위(진행중)
기아 타이거즈의 최근 3년간의 성적이다. 승률에서 볼 수 있듯이, 놀라울 정도의 수직 상승이다.
사실, 시즌초만 해도 기아의 전력은 우승이라고 판단되지는 않았었다. 물론 멤버는 항상 훌륭하고 개개인의 능력은 출중하지만 그것이 하나로 꿰어지지 않고 주저않는 경우가 많았기에 더욱 그러했다.
거기다 뒷문에서만은 리그에서 손꼽힐거라는 한기주가 멘탈적 문제를 드러내며 선발전향을 요구하는 등 그동안 억눌러왔던 문제들이 다시 한번 터지는가 하는 생각을 한것도 사실이다. 윤석민이 2이닝 마무리로 돌아서면서 윤석민조차도 불만을 표시했을 정도이니...
그러나 올시즌 기아에게 강운이라도 따랐던 것일까?
정말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폭죽이 펑하고 터지게 되었으니, 바로 김상현. 새로운 핫코너의 최강자 탄생이 그것이다.
김상현 선수는 올해 29살의 군상상고 출신 2000년대 드래프티 출신이다. 그러나 2002년 엘지로 트레이드 되었고 2004년 100경기에서 9홈런 35타점 타율 .242라는 기록을 남기고 야구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2007년과 2008년의 성적은 첫 풀타임시즌이라 부를만한(물론 풀은 아니다 ㅎㅎ) 2004년과 별다를 바 없었고, 그저 그런 파워는 있지만 그걸 활용할 방도가 없는 선수로 잊혀질 법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무슨일일까? 만화에서나 가능한, 아니면 약물이 요동치는 메이저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 발생하였으니..
2009년 기아로 돌아온 김상사는 현재까지 홈런 31방을 날리며 자신의 커리어를 통털어 날린 홈런의 절반을 한시즌에 쓸어담고 있다.
선수와 팀의 궁합이라고 말해야하나? 잠실의 펜스가 멀게만 느껴졌던 것인지, 엘지란 팀에 융화되지 못한 것인지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 80년생 선수는 올해가 데뷔시즌이라도 되는냥 처음으로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런데 정말 모르겠다. 야구 매니아라고 자칭하는, 한야팬싸 메인칼럼니스트;;;(왠지 슬퍼지는 대목이니 모두들 잠시 묵념)의 눈에는 이선수가 왜 이렇게 잘치는지 알 수가 없다.
올시즌은 유달리 타자들의 각성이 눈에 뛴다. 작년이 롯데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커리어 하이였다면, 올시즌은 김상현, 강봉규, 신명철, 정수빈 등등 많은 선수들이 개안한 사례를 남기고 있다. 이렇게 방망이가 잘맞는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이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과 타석에서 인내심을 가지며 실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은데... 김상현 선수의 BB/K는 (07) 0.39, (08) 0.35, (09) 0.38 변함이 없다.
(김상현과 강봉규의 추이비교)
BB/K |
2007 |
2008 |
2009 |
김상현 |
0.39 |
0.35 |
0.38 |
강봉규 |
0.64 |
0.68 |
1.08 |
그렇다, 김상현은 공을 잘 맞추고 있는것이다. 30줄에 접어들 선수가 이제껏 공을 맞추지 못하던 선수가... 이제서야 공을 때려내고 있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야구가 멘탈스포츠라는 것이 극명히 드러나지 않는가?
한편, 개인적인 견해로 김상현의 개안보다 더 강한 임팩트를 뽑자면 다름아닌 두명의 용병선발이다.
(자료출처 : 스탯티즈)
기아가 올해 거둔 69승 중 25승을 용병이 거두어 주었다. 이는 구톰슨과 로페즈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의 용병 전체가 거둔 승수와 비슷한;;; 승수로서 투수용병을 뽑은 전구단이 용병장사에 애를 먹고 있는 시즌을 감안하면 이들이 얼마나 기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당초 탄탄하다던 기아선발이지만, 아무리 에이스 윤석민이 있다한들 초반 슈퍼페이스가 중반이후 확떨어져버린 양현종, 서재응, 이대진, 곽정철 등으로 한시즌을 꾸려나가는건 불가능했다. 거기다 로페즈와 구톰슨은 각각 22회의 선발등판(로페즈 160.1이닝 + 구톰슨 142.1이닝)으로 양현종의 21회(127이닝)를 제외하면 이들과 비슷한 선발등판을 한 선수조차 없다는 것이, 기아의 올시즌 용병 의존도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방증이다. (기타 추가로 살펴보면, 윤석민 14회(109.1) 서재응 11회(63.2), 곽정철 9회(82.2), 이대진 8회(36.1)로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불펜과 선발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선발등판시 이닝소화는 더 줄어들것임을 알 수 있다)
어찌되었든, 올시즌 기아는 가장 강력하다. 거기다 팀내 리더로 손꼽히는 이종범의 카리스마하에 팀원간 결속도 굉장해보인다. 역시 풀리는 집안은 어떻게든 잘되게 되어있다는 것이, 한두번의 시련에서 팀원들의 노력과 대진운 등이 절묘히 맞아떨어지면서 기아는 이제 1강으로 불릴만한 포스를 내뿜고 있지 않은가?
크게보면 3강 3중 2약으로 부를만한 올시즌에서 사실상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두산과 SK를 상대로 기아는 대 두산 6승 8패, 대 SK 10승 5패 2무를 기록하고 있다. 거기다 4위 싸움중인 삼성과 롯데에는 각각 12승과 11승으로 압도적인 전력차를 과시하고 있기에 조범현 감독은 두산과 SK의 필승비책을 찾아내는 것이 기아의 V1, 타이거즈의 V10의 역사적인 순간의 감독으로 기록되는 영광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 구장이 맞이할 올해 가을에는 정말 오랜만에 다시 타이거즈의 함성이 가득찰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야구팬의 한사람으로서 벌써 기대가 된다. 수비와 주루, 그리고 불펜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는 기아가 플레이오프에서 이런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김상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활약할 수 있을지... 조범현 감독이 과연 단기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말이다.
첫댓글 코시 직행이 사정권에 들어온 이 시점에서, 플레이오프 동안 타자들의 타격감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와 김상현이 과연 코시가서도 시즌만큼 해낼 수 있을 것이냐가 참으로 궁금해지네요. 수비는 그래도 안정적이 된 것 같고,(2루가 약간 불안하긴 한데,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투수력이야 선발 탄탄하고 여차하면 윤석민을 전천후로 쓸 수 있으니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아 요즘 야구 볼맛나네요 ㅋㅋ 두산이나 스크한테도 시즌초반에 어리버리할떄 당한게 많아서 4~6월에 두산전 6연패에 3승8패했고 그이후는 어제경기까지해서 3연승중이네요 초반1승7패가컸고 그담에는 2승1패로 위닝 가져갔으니 ㅎㅎ 스크전도 최근 6연승중이고 ㅎㅎ 아진짜 요새 야구볼맛나네요 ㅎㅎ 이젠 여유 생겨서 동순이형은 2군보내서 휴식까지 주고있으니 ㅎㅎㅎ
요즘 기아하는거보면.... 안심합니다...
확실히 김상현의 타격능력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볼넷이 적은게 최희섭이나 김상훈과 승부하기가 까다로운 면이 있는것도 있지만 고의사구가 아닌 어지간한 유인구는 커트해버리거나 볼으로 들어오는 공조차도 안타나 홈런으로 연결시켜버릴 정도로 배트 컨트롤이 엄청난 경지를 자랑하고 있죠
김상현은 단순히 약 먹은 걸 의심하기엔 기술적인 부분에서 엄청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윗분 말씀대로 커트 능력이라든지 까다로운 구종과 코스를 장타로 만들어내는 기술이 진짜 일품이더군요. 며칠전 두산전에서 바깥족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서 홈런으로 만드는 장면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승엽이 떠올랐습니다;
김상현이 빗맞은안타도 많이 나오는걸 보면 확실히 갖다 맞추는 능력이 확 좋아진듯 해요.
그러니까요... 어떻게 30살이 다된 선수가 컨택능력이 향상되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엘지에서는 불안하고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심리적 압박감. 그리고 확인된바는 아니지만 구단분위기도 안맞았지만 그게 기아로 옮긴후에 너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도 볼넷이 적다는 것, 치려는 욕심이 강하다는건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습니다
치려는 욕심이 강하 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랜스 벅만이나 배리본즈 같은 선수도 있는 반면 게레로 같은 선수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김상현은 배드볼히터는 아니죠. 김상현의 스윙은 철저한 노림수 스윙인데, 그만큼 노림수가 좋아졌기 때문에 스윙횟수가 많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