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블로그에 갔다가 영화'써니'포스팅한 것을 보고 젊은 애들이나 보는 영화이려니 하고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또 다른 블로그에서 보고 약간의 호기심이 생겨서 어제 다운 받아놓았다가 오늘 낮에 혼자 보았다.
ㅡ'써니'의 줄거리ㅡ
여자 고등학교의 놀기 좋아하는 날라리 여학생 7명의 이야기다.
그룹이라고 해야하나, 집단이라도 해야하나, 같은 뜻이기는 하지만
어휘상 집단보다는 그룹이 좀 나은 것 같아서 그룹으로 불러준다.
그룹 이름은 '써니'
<아주 오래전에 공부는 잘하지만 약간 껄렁껄렁한 둘째 외삼촌한테 들었다.
깡패들이 의리가 있다고,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얘네들 '써니'도 의리파다.
시골에서 전학 온 약간 어리벙벙한 나미가 다른 그룹 대장한테 봉변을 당하는 순간
'써니" 그룹의 일원인 수지가 구해준다. 대장 체면이 처참하게 구겨 진 그 가시나가
본드를 마시고 나미를 찾아와 거칠게 난동을 부린다. 그 과정에서 수지가 또 미나를 대신해
싸우는 중에 그 가시나가 깨진 병으로 수지의 얼굴에 큰 상처를 입힌다.
피를 철철 흘리며 구급차에 실려가는 수지를 보고 '써니'는 울부짖으며 서로 손을 포개고 맹세를 한다.
구호 비슷한 것을 외쳤는데 까먹었다. 아마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자"라는 뜻이었을 게 다.
세월은 흘러 다들 어른이 되었고, 모두들 서로의 소식을 모르고 산다.
그러다가 나미가 병원에 입원한 친정 어머니 간병하느라 드나들다 우연히 '써니'의 대장
하춘화를 만나게 되는데 춘화는 암으로 죽을 날을 받아 놓은 상태다.
나미와 춘화의 만남을 시작으로 '써니' 하나하나를 찾는 작업이 시작된다.
흥신소의 힘을 빌려서 다섯명의 '써니'를 찾게 된다.수지만 찾지 못하고.
어른이 된 '써니'의 사는 모습 현실과 다르지 않다. 잘 사는 '써니' 못 사는'써니'
거의 타락한 듯 술집 여자가 된 '써니' 돈은 많지만 남편이 바람 피워서 속 타는 '써니'
시집살이 하는 '써니' 병든'써니' 그래도 나미가 그런대로 편안하게 사는 듯하다.
암투병중이던 대장 하춘화가 죽고 세명의 '써니가 빈소를 지키고 있다.
다 모이면 인사를 하자고 오지 않은 다른 '써니'를 기다리고 있는데
술집 여자였던 '써니'가 정신 차린 모습으로 오고, 시집살이 하며 주눅 들었던 '써니'가
씩씩한 모습으로 온다. 그 때 하춘화의 변호사가 춘화의 유언장을 들고 온다.
다섯명의 '써니'에게 각각 맞는 유산을 남긴다.
돈이 필요한 '써니'에게는 돈, 직업이 필요한 '써니'에게는 일자리,
나미에게는 대장 자리를 물려준다.
유언장 낭독이 끝나고 다섯 '써니'는 춘화 영정 앞에서 절 대신 춤을 춘다.
어린'써니'였을 때 추던 신나는 춤을,
그 때 여전히 미모가 출중한 수지가 나타난다. 이렇게 영화는 끝난다.
끝이 참 좋은 영화다. 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도 슬프지가 않다.
빈소 앞에서 춤을 추다니, 저것들 미친 거 아냐? 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친구가 죽었는데 슬퍼해야 되는 거 아니야? 이것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좀 더 일찍 가고 늦게 가는 것 뿐,
이 영화는 일찍 간다고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여운을 남겨 주고 ,
죽음의 또 다른 의미를 찾게 하였다. 내게,
나 죽은 다음 내 빈소가 저런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내가 생전에 좋아하던 노래를 불러 준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도 읽어 준다던가......
그런데 만약 내가 그런 유언을 남긴다면 우리 식구들이 그렇게 해줄까,
아차, 하나 빼 먹은 것이 있다. 나미가 짝사랑 하던 남자를 만나고 오는 길에
그 남자로 인해 상처 받은 어린 자신이 벤치에 앉아 울고 있는 모습을 본다.
어른 나미는 어린 나미의 손을 잡고 꼭 안아 준다.
그 장면에서 생각한 것이 있다.
자신의 상처는 자신이 치유한다라는 것,
그러니까 내 아픈 곳 낫게 해주오, 하면서 주위를 둘러 보지 말라는 것,
내 상처를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러니까 치료도 내가 해야지, 라는 생각이다.
그 치료 방법은 내가 나를 감싸 안는 것,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것,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을 해봅시다. 호사방 여러분,
첫댓글 줄리아님도 보셨군요.
저는 개봉 얼마뒤 바로 봤어요.
보러갈 때는 함께 간 교우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이 적지 않았는데
보고 나서는 그 여운이 제게 가장 깊이 오래 남았던 것 같았지요.
영화관을 나서며 떠오른 생각은
이상이 아무리 좋아도 현실 안에서 꽃피워내야 하고
아무리 현실속에 산다지만 꿈을 향한 노력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어요.
줄리아님과 써니 덕분에 다시한번 좋은 기억을 되살리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영화 보셨어요?
스크린으로 보는 것은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많이 웃게 하지만, 생각도 하게 하는 영화이더군요.
또 죽음 앞에서 이렇게 즐거워해 본 것은 처음이랍니다.ㅎㅎ
써니 써니 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아서 못 본 영화였는데,,,두 분은 보셨군요,,,
줄리아님 감상문을 보니 더 보고 싶어지네요,,,,
재밌어, 혼자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봤어.
마지막에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춘화처럼 죽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써니 영화제목만 알고 있었던 터..기회되면 보아야 겠어요.
아버지를 통해서 죽음이 꼭 슬픔만은 아니라는 것을 체험..자신도 모르게 기쁨이 샘솟았던 그 때의 기억을 상기시켜주네요.
아버님은 종교를 가지셨었나요?
가족을 통해서 그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인 것같아요.
기회 되면 영화 보셔요. 웃으면서 울면서 그러실거에요.
다만 우는 것은 슬퍼서가 아니고 감동의 눈물이지요. 저는 그랬거든요 ^^
네. 성당에 다니셨어요.
그러셨군요. 아버님의 신앙을 닮고 싶군요.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존재를 인지시키는 일이야말로 참된 신앙일 것 같아요.
저도 보고 싶네요 그 영화...그런데 감상문을 정말 잘 쓰셨어요...
밝은등불은 '써니'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영화를 보면 아마 더 공감을 할 것 같네.
잘 읽었습니다. 문화생활과 거리가 먼 동네에 살고있어 영화보기가 힘들지만
언젠가 TV로 나오면 봐야겠어요.
한마디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잇는 영화인 것 같아요.
슬프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고, 많이 웃기는 하지만 억지로 웃게 만드는 것 도 아니고요.
답다 라는 말이 늘 잘 어울리는 줄리아님
야간을 끝내고 식당에서 밥만 가져다 기숙사에서 땡초 넣은 멸치 볶음에 김을 얹어 먹으면서 이글을 읽고 있음
집에 갈날 그리고 평가날 ~~희비의 쌍곡선속에서 잘 읽었음
좀 쉬었다 다시 나가서 작업을 해야해요 21일 까지는 철야도 한다네요 ~~~
배부르니 졸립네요
김치도 없어? 멸치에 김만 먹게?
집에는 언제 오는거야?
눈빠지겠다. 기다리느라고.
철야를 한다니 힘들어서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