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러닝)은 다른 운동에 비해 특별한 기술과 준비가 필요치 않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운동이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효과는 다양하다.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달리기는 체중 감량, 심폐지구력 향상, 인지력 향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준비 없이 무작정 달렸다가는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그럼 건강하게 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정호 운동전문가(힐리언스코어센터)는 운동 전·후 철저한 스트레칭, 그리고 아플 때 운동을 멈추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통증, 부상 없이 근육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건강하게 달리는 방법과 통증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해 김정호 운동전문가와 함께 알아봤다.
Q. 최근 러닝을 즐기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러닝 후 찾아올 수 있는 통증의 원인과 예방법을 짚어주신다면요.
무릎과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무릎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달리기를 즐기는 분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이른바 ‘러너스니(Runner’s knee)’인데요. 이는 달리기를 할 때 무릎 바깥쪽의 장경인대가 무릎과 반복적으로 마찰되며 통증이 나타나는 증후군입니다. 러너스니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달리기 전 폼롤러를 이용해 허벅지 바깥쪽을 충분히 이완해줘야 합니다.
족저근막염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발바닥 뒤, 안쪽 부위에 통증 혹은 찌릿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인 질환인데요. 지면에 발이 닿을 때 발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거나 발목의 가동범위가 부족한 경우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은 달리기 전 발등을 몸 쪽으로 당겨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예방에 도움 됩니다.
스트레칭을 철저히 하면서, 무릎과 발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기 위해 근력 운동도 꾸준히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엉덩이 옆쪽에 위치한 중간볼기근의 근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근육이 약하면 달릴 때 골반의 흔들림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면서 무릎과 발목, 발에 손상을 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러닝을 즐긴다면 부상예방을 위해 중간볼기근을 강화할 수 있는 사이드 플랭크 등을 꾸준히 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카프레이즈와 같은 종아리 운동은 발에서 충격흡수가 잘 되도록 도와 무릎과 발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Q. 스트레칭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스트레칭의 통증 예방 효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스트레칭은 가동범위를 늘리고 뭉친 근육을 이완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근육이 이완되면 근육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요. 그 결과 영양소와 산소 공급이 잘 되면서 근피로가 줄어들고, 회복이 빨라집니다. 반대로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가동범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요. 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보상 작용으로 다른 부위를 사용하면서 부상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즉, 스트레칭은 근육을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몸의 회복과 균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운동 전후에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Q. 러닝 시 통증이 있을 때, 운동을 지속해도 될지 궁금합니다.
통증이 있다면 계속해서 잘못된 부하가 가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스트레스를 주면 더 큰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증이 있을 때는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시는 게 바람직하고요. 올바른 운동 방법을 찾아드릴 수 있는 운동전문가와 함께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무릎 주위에 테이핑 하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테이핑, 어떤 효과가 있나요?
손목을 뒤로 젖히면 뻐근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이때 엄지손가락으로 근막을 살짝 짚은 상태로 손목을 뒤로 젖히면 이전보다 편하다고 느끼실 텐데요. 이 엄지손가락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테이핑입니다. 즉, 테이핑은 통증을 완화시키고, 움직임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아울러, 테이핑은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줍니다. 때문에 운동 후 회복 시 테이핑을 하면 근피로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러닝을 위해서는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러닝 시 발목을 자주 삐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발목은 한 번 삐면, 계속 삐게 됩니다. 만약 이 악순환에 빠져 있다면 특별한 형태의 운동을 해주셔야 합니다. 바로 발목의 ‘고유 수용성 감각 운동’인데요. 고유 수용성 감각이란 쉽게 말하자면 관절, 근육의 위치나 움직임, 활동 등을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발목을 삔 분들은 통증 때문에 움직임을 최소화하곤 합니다. 이렇게 되면 움직임이나 위치에 대한 감각 정보 신호가 줄어들고요. 이 상태에서 다시 달리기를 하면 다칠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다시 다치면 움직임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이러한 악순환을 끊으려면 발목의 고유 수용성 감각을 깨우는 운동을 해줘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한데요. 낮은 단계부터 천천히 균형을 잡는 운동을 해주시면 됩니다. 평평한 바닥에서 한발 서기를 하고, 익숙해지면 밸런스 패드나 보수 위와 같은 불안정한 곳에서 한발 서기를 하는 식이죠. 천천히 난이도를 올려주면서 위치 정보에 대한 고유 수용성 감각을 자극해 주면 됩니다.
Q.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또 중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강도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통증이 발생하거나 자세가 망가지는 경우에는 본인에게 맞는 운동 강도인지 점검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우리 몸은 휴식을 통해 회복하기 때문에 매일 같은 운동을 반복하면 몸에 통증이 생깁니다. 이렇게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근육도 성장하지 않죠. 잘 자고, 잘 먹고, 적절히 휴식해야 근육이 성장하고요. 근육이 성장할 때 운동 강도를 높이셔야 부상 없이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정호 운동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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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