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마라트 사핀이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세계랭킹 7위인 사핀은 27일(한국시간) 벌어진 2003 두바이 오픈 2회전에서 세계랭킹 34위인 스페인의 토미 로브레도에게 2-1로 역전패 당했다.
사핀은 1세트를 접전 끝에 7-5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2세트를 6-4로 내줘 어려운 승부를 펼쳐나갔다. 마지막 3세트에서 사핀은 4-2로 리드를 잡으며 승리를 거두는 듯 했으나, 잇따른 범실과 상대 로브레도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에 밀리며 타이브레이크까지 몰렸다. 기세가 한풀 꺾인 사핀은 결국 타이브레이크에서 7-3으로 뒤지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사핀은 "나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운이 조금 없었을 뿐이다. 상대였던 로브레도는 매우 열심히 움직였다."라고 말하며 패배를 시인했고, 승리를 거둔 로브레도는 "사핀의 공은 받기 힘들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나는 지난 겨울 열심히 훈련해 최상의 컨디션이었다."라고 말하며 승리의 기쁨을 표시했다.
톱시드를 배정받은 스위스의 로저 페러더는 그루지아의 이라클리 라바드체를 2-0(6-3, 6-3)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한편 한국 여자 테니스의 자존심 조윤정(삼성증권)이 스테이트팜 여자테니스클래식(총상금 58만5000달러) 16강에 올랐다.
세계 56위인 조윤정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벌어진 단식 1회전에서 안토넬라 세라 자네티(이탈리아)를 2-0(6-2 6-4)으로 가볍게 꺾었다. 비로 하루 연기된 경기에서 조윤정은 예선을 거쳐 올라온 자네티를 시종 압도하며 별다른 고비없이 승리를 따냈다.
8강 진출을 다툴 2회전 상대는 세계 16위로 6번시드인 엘레니 다닐리두(그리스). 조윤정은 지난 1월 ASB클래식 결승에서 다닐리두에게 2-1로 역전패해 아깝게 첫 투어대회 우승을 놓쳤는데 이번에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당시 조윤정은 더블 매치포인트를 잡으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등 선전했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맞선다면 승산이 있다.
지난해 볼보오픈 이후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을 제외한 3개 투어대회에서 연속 4강에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조윤정이지만 이번 대회는 만만치 않다. 세계 최강인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린지 대븐포트(이상 미국)와 킴 클리스터스(벨기에) 등 강호들이 출전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 조윤정이 간신히 본선에 자동 출전할 수 있었다.
16강전에서 다닐리두를 넘어선다면 다음 상대는 3번시드의 대븐포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븐포트를 누르는 이변을 일으켜야 4개 투어대회 연속 4강 진출을 이룰 수 있다. 그 다음에는 톱시드인 윌리엄스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