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은 하고싶지 않지만
푸욜의 파울은...
우선은, 모두에게 사과할게.
이번 월드컵, 우리는 꽤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또 한번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로 끝나 버렸어. 스페인 대표를 응원해준 모두들, 정말로 미안해. 그룹 리그를 3연승으로 돌파했고, 프랑스(결승 토너먼트 1차전)에게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그 시합에선, 기술면에서도 프랑스쪽이 더 세련됐었고, 철저했던 건 인정해. 경험이 풍부한 그들에게, 우리는 우리 장점을 제대로 내놓을 수 없었으니까.
다만, 비에이라의 결승골로 이어진 파울의 판정, 그건 어떻게 해도 납득할 수 없어. 물론, 패배에 대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지만, 카를로스(푸욜)이 앙리에게 저질렀다는 파울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구. 결국 그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이 골로 연결되고 말아서...
카를로스는 그 이탈리아 심판(로제티)에 대해 무지하게 화가 나 있었는데, 그럴 만 하지. 오히려 앙리가 카를로스를 뒤에서 밀어서 쓰러뜨렸으니까.
게다가 그 골 장면에서는, 샤비 알론소가 클리어하려고 한 볼이 마침 비에이라가 있던 장소로 떨어져서, 그것도 그 슛이 세르히오 라모스에 맞고 들어가는 등, 불운이 겹쳤다고밖엔 말할 수 없어.
실은, 프랑스전이 열린 하노버라는 곳이 내게는 좋은 기억으로 가득한 곳이었어.
1997년 U16 유럽 선수권의 결승이 여기서 열러서, 우리 스페인은 PK전 끝에 스위스를 누르고 우승했었거든. 난 그때 분명 상대방의 PK를 2번이나 막아냈던것 같아. 그러니 프랑스전 전에는
'그때와 같은 행운이 찾아와 주길' 하고 기도했었는데, 유감스럽게도 기도는 통하지 않았던 것 같네.
시합이 끝난 순간은 머리속이 새하얘져서, 잠시 동안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어. 그리고 무엇보다 우울해져버린 건, 다음말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실의의 귀국편 안에서, 결승골을 먹히는 순간의 사진이 번쩍번쩍하게 실려있는 스포츠 신문을 봤을 때였어.
그 후로 며칠이 지나고 겨우 현실을 인정했고, 스스로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완전하게 충격이 나은 건 아니야.
실제로, 그 이후의 월드컵 시합도 거의 안 봤어. 우리가 그곳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분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다만, 유일하게 8강의 브라질 대 프랑스의 시합만은 봤어. 우리를 쓰러뜨린-그리고 나를 상대로 3번째 득점을 한-지주(지단)가, 세계의 제왕 브라질을 상대로 어떤 시합을 하는지, 흥미가 있었으니까.
'지단은 이미 끝난 선수' 라는 둥, 대회 전에 혹평하던 사람들은, 브라질전의 그를 보고 도대체 어떤 변명을 할 생각인 걸까? 그 정도로 지주의 플레이는 훌륭했어.
무리한 이야기인건 알고 있지만, 가능하면 앞으로 1년 더, 마덕리에서 함께 플레이하고 싶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을 정도야. 게다가, 그가 이끈 프랑스 대표도 처음에는 '늙은이 집단'이라는 야유를 받았지만, 정말로 완성도 높은 좋은 팀이었지. 글쎄, 지주의 프랑스에게 졌다는 게 조금은 위안이 될까.
만약 결승까지 진출했으면
페페때문에 파산해버렸을거야
그렇다고는 해도, 멀리 스페인에서 독일까지 응원을 와준 서포터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 그 중에는 밤새 차를 몰고 달려와준 사람들도 있었을 테고.
분명 루이스(아라고네스 감독)도 지금은, 우리와 같은 기분일 거야. 예상외의 조기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고생하고 있을 게 틀림없어.
다만, 스페인 축구협회가 내린 결정은,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정답이었다고 생각해. 그들은 루이스와의 계략을 2008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거든. 루이스가 그만둘 이유 따위는 아무데도 없어. 우리는 그의 휘하에서 25전 연속 무패라는 위업을 달성했고(04년 8월 18일 베네수엘라전~06년 6월 23일 사우디아라비아전), 무엇보다도 스무스한 세대교체에 성공했으니까.
독일에서 좋은 결과를 남기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제부터 더더욱 강해질게 분명해. 2008년의 유로에서, 이번에야말로 우승해서, 서포터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네.
그럼, 여기서부터는 독일 합숙의 비화를.
매일 있는 트레이닝 이외에는 꽤 시간이 남아도는 게 이런 합숙생활이지만, 나는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보통은 팀메이트나 맘이 맞는 기자들과 트럼프 게임을 하고 있었어.
가장 좋아하는 건 "포챠"라는 게임인데, 룰은 정말 간단해. 처음에 카드의 무늬와 숫자를 예상한 다음, 카드 더미에서 그 카드를 뽑은 사람이 이긴다는 거야. 단순하지만 모두 모여서 농담을 하며 왁자지껄 하는게 재밌다구. 물론 지는 사람은 바에 가서 한턱 쏴야 하지만(웃음).
합숙 중에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녀석을 꼽자면, 페페 레이나(제2골키퍼인 호세 마누엘 레이나)를 빼면 아무도 없어.
아니, 트럼프에서 진 건 아니야. 실은, 통상적인 팀 훈련이 끝난 후에 나와 페페는 언제나 둘이 남아서 PK연습을 했어. 서로 5번씩 슛을 해서, 어느 쪽이건 먼저 2번 선방한 쪽이 이긴다는 규칙으로.
그런데 말이지, 페페라는 인간은, 필드플레이어만큼이나 슈팅을 잘해서 곤란했어. 예외없이 승부에 진 쪽은 그 뒤에 한잔 사야 했는데, 만약 우리가 결승까지 진출했다고 상상해보면 오싹해져. 그 페이스로 계속 페페에게 졌다면 분명 파산해 있었을 거야. (웃음)
그런 페페지만, 실은 이번 대표팀 합숙이 시작되기 전에 막 결혼한 참이어서. '22명의 사나이들과 허니문이라니, 완전 따분하잖아'라고, 자주 농담처럼 투덜거렸어. (웃음)
맞아맞아, 우크라이나와의 시합은, 내게는 대표팀으로 뛴 100번째 시합이었어. 성인 대표팀으로 61경기, 유스 대표팀으로 39경기를 더한 숫자야. 그리고, 그 우크라이나전과 같은 날, 실은 내 동생인 우나이도 "강적"과 싸우고 있어서 말이지. 그건 '셀렉티비타(전국공통대학입학시험)'. 스페인에서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사람은, 모두 이 시험을 보지 않으면 안돼.
결과가 어떻냐고? 내 동생인데 아무렴(웃음). 물론 우크라이나전의 스페인 대표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승리"를 장식해 주었지.
타이틀을 따낼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메뉴도
그건 그렇고, 일단 마덕리에 돌아온 후엔, 대표선수들은 다들 바캉스에 갔어. 나는 그 전에 우선, 이 칼럼에서 몇 번이나 소개한 나바라크루스에 다녀왔어. 맞아. 전에도 얘기한 '서머 캠프'를 보러 간거야.
아이들은 모두, 정말 즐겁게 지내주고 있었어.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이쪽까지 뭔가 즐거워지는거야. 마침 TV 방송국에서도 취재하러 왔었는데, 아이들은 TV카메라가 들이대도 전혀 주눅드는 기색이 없었어.
그리고, 그 중에는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애도 있었어-
'카펠로 감독의 특훈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말야. (웃음)
맞아. 마덕리는 새로 유벤투스로부터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맞아 다음 06-07시즌을 싸우게 되었어.
이전에 그가 마덕리의 감독이었던 96-97시즌에 나는 아직 1군 멤버가 아니었으니까 실제로 어떤 훈련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를 알고 있는 라울이나 구티, 그리고 로베르토(카를로스)로부터는, 규율을 중시하는 엄격한 지도자라는 말을 들었어. 물론, 아무리 힘든 메뉴라도 소화해 낼 작정이야. 카펠로같이 우수한 감독 밑에서라면, 분명 뭔가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바뀐 건 감독 뿐이 아니야. 프론트 체제도 쇄신되었지. 새로 클럽의 회장이 된 건 라몬 칼데론이야. 그는 페레스 전 회장 시절에 임원을 맡고 있었는데, 당시부터 함께 원정 경게에 오는 일도 있었으니,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어. 글쎄, 편하다면 편하겠지.
그리고, 칼데론 신임회장이 지명한 새로운 스포츠 디렉터가 미야토비치야. 그에 대해서는 다들 물론 알고 있지? 98년 5월,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골을 넣어, 마덕리에게 32년만에 빅이어를 안겨준, 그 전설의 플레이어야. 이번에는 스태프로 어떤 실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싶어.
카펠로, 칼데론, 그리고 미야토비치. 그들이 클럽에 평온함과 영광을 가져다 주도록, 지금은 마음으로부터 기도하고 있어. 그 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우리들 선수들이지만.
첫댓글 와우~ 재밌게 잘읽었어요 ~!! ㅎㅎㅎ
이번 시즌에서도 열심히 해줘요..... 팀메이트들도 좀 더 아껴주고....;;;
엉엉;;;;;;;;;;;;;;;;;;;;;;;;우리 카샤;;;갈수록 멋있어 지는건;;; 너무하잖아;;;내 가슴에 불질러 두고..ㅠ.ㅜ..
큭흥..우리카샤..ㅜㅜㅜ
꺄오 카샤 ㅜ_ㅜ.... 넘 귀엽다규!!!!!!!!!!
이번 대표팀 합숙이 시작되기 전에 막 결혼한 참이어서. '22명의 사나이들과 허니문이라니, 완전 따분하잖아'라고, 자주 농담처럼 투덜거렸어. 이번 대표팀 합숙이 시작되기 전에 막 결혼한 참이어서. '22명의 사나이들과 허니문이라니, 완전 따분하잖아'라고, 자주 농담처럼 투덜거렸어. 이번 대표팀 합숙이 시작되기 전에 막 결혼한 참이어서. '22명의 사나이들과 허니문이라니, 완전 따분하잖아'라고, 자주 농담처럼 투덜거렸어. 이번 대표팀 합숙이 시작되기 전에 막 결혼한 참이어서. '22명의 사나이들과 허니문이라니, 완전 따분하잖아'라고, 자주 농담처럼 투덜거렸어. (젝일T.,T...................... 한없이 응원하겠다규;ㅁ;!!!!!)
캬~머찐데 완전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