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행코스가 정말 내가 다녀온 길의 반대코스였구나. 돌아올 때도 삼척에서 정선을 거쳐 원주로 해서 왔는데... 참 재미있다.
여행할 때의 느낌들이 생생히 떠오르는구나.
우리가 경주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석굴암가는 길을 드라이브했다. 그 시간에 토함산을 오르는 100여명의 대학생 무리를 보았다. 정말 부럽더구나. 여기에서 내려다 보는 경주시내의 야경, 참 아름다왔다. 서울의 야경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더구나.
감포에는 거의 1시경에 도착했는데, 불을 밝히고 있는 오징어잡이 배들을 보았다. 처음에는 언덕위에 왜저리 많은 불을 켜놓았나 했는데, 바다 위에 있는 오징어잡이 배들이더구나. 장관이었다.
태종대는 몇 년 전에 엄마와 함께 갔었던 곳이다. 그 곳에서 즐거워 하던 엄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부산을 지나면서 내내 엄마를 생각했다.
영덕에 갔을 때, 영덕 게 값이 15만원이 넘는다는 선배의 말에 게를 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식당에서 그냥 해물탕으로 점심을 때웠다. 해물탕에 게 다리 정도는 넣어주려니하고 기대했는데, 새우와 오징어뿐이더구나. 그래도 아쉬워 나오면서 가격을 물어보니 작은 건 2만원 정도한다는 얘기를 듣고 배아파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넌 홍게, 대게, 청게를 다 먹었다니...... 정말 부럽다!
삼척에서 오징어를 먹으며, 엄마를 떠올렸다. 엄마가 오징어를 좋아해서 동해에 가면 항상 오징어를 사가곤 했고, 집에 오징어가 없으면 들어가는 길에 오징어나 쥐포를 사가곤 했다. 선배가 오징어 반축을 집에 가져가라고 쥐어주는데 돌아오는 길이 쓸쓸했다.
계획없이 갑자기 훌훌 떠나는 여행의 묘미.
그러나 기름 값이 장난이 아니더구나. 난 주로 밥 값을 내면서 미안한 마음을 때웠는데, 이것 저것 생각하면 여행 떠나기도 그리 쉽지 않은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