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부천개혁교회 권사로 교회를 섬겨오셨던 고 OOO 성도의 장례를 치르면서 발인식(2014. 5. 5.)에서 전했던 내용을 상기하여 소개하는 것입니다. 함께 교회를 이룬 성도의 죽음과 그에 따른 장례는 우리 자신을 비롯하여 가족과 가까운 친지, 그리고 동료와 이웃들에게서 언제든지 겪게 되는 일이기에, 본 글을 읽으시는 회원께 유익할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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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예식 : 발인식
창세기 49장 29-33절. “그가 그들에게 명하여 이르되 내가 내 조상들에게로 돌아가리니 나를 헷 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에 우리 선조와 함께 장사하라. 이 굴은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에 있는 것이라 아브라함이 헷 사람 에브론에게서 밭과 함께 사서 그의 매장지를 삼았으므로,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었고 이삭과 그의 아내 리브가도 거기 장사되었으며 나도 레아를 그 곳에 장사하였노라. 이 밭과 거기 있는 굴은 헷 사람에게서 산 것이니라. 야곱이 아들에게 명하기를 마치고 그 발을 침상에 모으고 숨을 거두니 그의 백성에게로 돌아갔더라.”
오늘 이 시간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거룩한 하나님의 한 백성이었던 고 OOO 성도님을 빈소를 떠나 묘지로 향하는 절차를 치르는 발인(發靷, 發軔) 예식을 갖습니다. 이 발인이 갖는 의미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일생을 사시며, 부천개혁교회 권사로서 성도를 섬김에 신실하였던 고 OOO 성도와 그 유족에게서 어떤 것인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구약 성경 창세기에서는 아브라함과 이삭이 섬겼던 하나님을 섬긴 야곱의 장례에서 발인예식을 갖는 기록이 있습니다. 야곱은 147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임종하기 전에 아들들에게 유언하기를“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죽으면 우리 조상들이 묻혀 있는 곳에 묻어다오. 헷 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에 나를 묻어 다오. 그곳에 이미 장사되어 있는 우리 조상들 곁에 나도 함께 묻히고 싶구나. 그 굴은 가나안 땅에 있는 마므레 동쪽 막벨라 밭에 있다. 그 밭은 너희 증조부이신 아브라함 할아버지께서 묘지로 쓰려고 헷 사람 에브론한테 사신 것이다. 너희의 증조부이신 아브라함 할아버지와 증조모 사라 할머니가 거기에 모셔져 있다. 또 너희 조부인 이삭 할아버지와 조모이신 리브가 할머니도 거기에다 모셨다. 그리고 나 또한 너희 어머니 레아를 거기에다 모셨지. 그건 너희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 조상이 장사되어 묻힌 마므레 동쪽 막벨라 밭과 여기에 딸린 굴은 헷 사람한테서 산 우리 조상의 땅이다. 그러니 너희는 걱정 말고 조상들이 묻힌 그 땅에 나를 꼭 묻어 다오”(창 49:29-32)라고 하였습니다.
야곱의 유언에 따라 그의 아들들은 슬픔 중에 아버지 야곱의 장례를 치렀는데, 장례 준비 기간만 해도 무려 40일나 걸렸으며, 애굽 사람들은 70일 동안 야곱의 죽음을 애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애도 기간이 지나자 야곱의 유언을 따라 그의 조상들이 묻힌 땅 가나안으로 모시려고 야곱의 시신을 옮기는 발인식을 가졌습니다. 이때 야곱의 장례를 주도한 요셉을 비롯하여 야곱의 아들들 온 집안 식구들도 함께 가나안 땅으로 올라갔습니다. 다만 먼 거리를 따라갈 수 없는 집안의 어린아이들과 양 떼, 소 떼 등 가축만이 야곱이 머물렀던 고센 땅에 남아 있었습니다. 야곱의 시신을 모신 상여 앞뒤에는 병가를 타고 가는 사람들과 또 말을 타고 따라가는 조문객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아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야곱의 아들들은 야곱의 조상들이 묻힌 땅에 도착하여 아버지가 유언한 대로 마므레 동쪽에 있는 막벨라 굴에 안장하였습니다. 막벨라 굴은 아브라함이 헷 사람 에브론에게서 가족 묘실로 쓰려고 산 밭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요셉과 그의 형제들은 야곱을 그곳에 모시고 나서 형제들과 같이 간 조문객들과 함께 애굽으로 돌아왔습니다(창 50:1-14).
야곱이 임종하기 전에 자신을 조상들이 묻혀 있는 땅에 함께 묻어줄 것을 유언하고, 그 유언을 따라 야곱을 그의 조상들이 묻혀 있는 땅으로 모시려고 빈소를 떠나 장지까지의 먼 길에 나서는 발인에 있었던 것은 단지 땅에 묻기 위해서 빈소를 떠나는 것에서가 아니었습니다. 후에 있은 야곱의 아들 요셉이 110세에 임종하기 전에 남긴 유언(창 50:22-25)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서 발인이란 고인이 세상에 있는 동안 많은 자손을 슬하에 거느리고 살았으나 이제 세상을 떠날 때를 맞이하는 것에서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시오 이삭의 하나님이시오 야곱의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약속하신 대로 이 땅을 떠나 하나님이 약속으로 주신 땅으로 들어가시는 것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사실을 잘 알고서 굳게 그 인식 속에 있어온 요셉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맹세를 시켰습니다.“나하고 약속하자. 하나님께서 너희들이 지금 있는 이 애굽 땅에서 이끌어 내어 하나님께서 약속으로 주신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게 하실 때 내 몸도 꼭 함께 데리고 가 그곳에 묻힌 내 조상의 곁에 나도 묻겠다고 말이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에게서도 발인은 말이죠. 고인을 빈소에서 떠나 장지로 옮기는 것에 있는 것에서만 그 예식(禮式)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고인께서 자손들과 함께 하면서 시간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께 가진 믿음에서 권면하고 또한 유언적으로 말씀해 오셨던 자신과 자신의 자손 대대로 약속으로 주신 하나님의 나라에 반드시 들어가게 하실 것에 고인과 동일한 믿음에 있는 것에서 고인을 빈소에서 장지로 옮겨 모시는 것이며, 이 발인을 행하는 것에 있으면서 유족은 고인이 소망 중에 있어왔던 하나님의 나라를 깊은 마음에 두고서 그 나라에 반드시 들어가게 하실 것을 약속하신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고 의존하여 신실히 따르는 것에서 고인의 뒤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유족에게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가 큰 위로요 소망으로 더욱 있기를 바랍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그리고 그 후손, 곧 이스라엘이 섬겼던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그리고 야곱의 하나님, 곧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니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신 까닭에 하나님을 섬김에 있었던 고인과 그 고인과 함께 동일한 믿음에 있는 유족 모두는 하나님을 항상 뵙는 살아 있는 자이기에 하는 말입니다(마 2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