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출발 2틀전 쾌속선 발권을 해약 해 버렸습니다. 새로산 자전거로 일본 열도를 질주할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그렇게 2틀째 휴가를 집에서 보내던 중....이대로 있다간 정말 병 나겠더라고요.
그래서 방 한쪽 편에 늘 모셔둔 배낭을 덤석메고 동서울 터미널을 향해 떠났습니다.
어딜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정선행을 택했습니다.
도착하니 해는 이미 졌고,,, 잠잘때를 찾던 중 도로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발견했습니다.
역쉬,,,,발길 닿는데로 가는 나의 여행...
배낭에서 헤드랜턴을 꺼내 머리에 달고 산속을 향해 무엇엔가 끌리듯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습니다.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겁도 없이 한 밤중의 산속을 계속해서 헤쳐 나갔죠, 조금씩 머리가 맑아 지는 느낌이 낫고, 가슴이 후런해 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거 행복해 했습니다.
정상을 찍고 산등선을 타고 가다가 적당한 자리가 나타나길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습니다. 하늘의 별과 달을 보며,,, 이집트에서 그랬던것 처럼, 독일에서 그랬던 것 처럼...
산새들의 요란한 소리와 숲속의 바람소리에 새벽을 맞이하고, 안개에 자욱히 쌓인 주변이 맘을 아늑하게 만들었습니다. 텐트를 접고 다시 또 걸었습니다. 이제는 밖으로 나아가 진짜 정선의 멋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정상을 찍고, '우암사'라는 절에 당도 했습니다. 산 기슭에 자리 잡은 아주 작은 절.
그곳에서 양치와 새수를 하고, 스님과 나눈 짧은 대화들,,, 천천히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고, 느끼며 살아가라는 스님의 말씀을 뒤로 한채 저 넘어 보이는 마을로 향했습니다.
아주 작은 산촌 마을... 주변에 있는 자두 나무에서 자두를 따다가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도로로 나왔습니다. 정선 화암 팔경을 보기 위해.... 히치 하이킹을 하기 위해 뒤를 계속 돌아다 봤지만 차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 스님의 하신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생각나네요.
"여행을 하면서 걷기도 하고, 히킹도 하며 다녀 보세요"
ㅋ 히킹.. 히치 하이칭의 최신 줄임말 인 것 같았습니다.
저 멀이 오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자 기사 아저씨께서 차를 새워 주셨습니다.
"어디 가세요?"
"뭐,, 약수 쪽으로 갈라고 하는데요"
"이 차는 거길 안 가니 뒤에 오는 차를 타세요" 음...... 가던 안 가던 상관 없지만 암튼 내려야 하는 분위기라서 또 걸었습니다.
한참을 걷던 중 교차로에서 화암약수 가는 길을 묻는 봉고차 아저씨를 발견 잽싸게 뛰어가서 내가 알고 있으니 태워 달라고 했습니다.
정선에 일주일째 머물고 계신 자연사진 찍은 설 아저씨였습니다. 50대 후반?? 정도...
아저씨의 정선 최종 목적지는 '광대곡' 이란 계곡으로 예로부터 신들이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화암 팔경 중 제 팔경.
서로의 여행 스타일이 맞은 우리는 화암약수에서 약수를 마신 후 '광대곡'으로 향했습니다.
4km 에 걸친 첨 경험해 보는 계곡 트레킹.
아~ 산삼 어디 안 보이나 눈을 동그랗게 끼고 다녔지만,,
깊은 산속 좁은 계곡의 광대곡은 거슬러 올라가면 올라 갈 수록 계곡의 마력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하는 묘한 느낌을 가진 계곡이였습니다. 철성분이 많은 탓인지 물 색깔과 바위의 붉그스레한 진흙 느낌의 색들은 정말 어울리지 않은 듯 했습니다.
만일 물이 맑고 진흙색이 씻겨진 상태였으면 정말 원시림의 계곡을 탐험하는 기분이였을텐데...
언제 믾은 비가 내렸었는지, 바위 틈 곳곳에는 비료푸대, 장판, 자동차 휠, 새수대야 정말 이해 할 수 없는 스레기들을 자주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 깊은 골짜기에 어디서 어떻게 이런 생활 폐기물들이 휩쓸려 왔을까?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앞쪽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좁은 계곡이며 저 멀리 하늘 위로는 높은 산 봉우리들,,저 계곡 넘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이곳은 예로부터 심마니들이 자주 산삼을 캤던 곳이라 했습니다. 절벽과 습지 그리고 음지.. 참으로 신비로운 느낌이였습니다.
한시간 반정도 지나자 눈앞에 펼쳐진 장대한 절벽에서 흐르는 물줄기...
길이 15m 정도에 폭 4m 정도의 절벽이 계곡 안 쪽으로 나있었습니다. 광대곡의 하이라이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저 절벽 위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저 위에는 필히 이곳이 비밀이 숨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가가 있던 아님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을 거란 생각이...물 밀듯이
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고, 변덕스런 날씨에 폭우라도 내리면 정망 끝장이였을 정도로 그 곳은 위험했습니다. 폭우에,,
나중에 다시 와서 꼭 이 계곡의 비밀을 밝혀 내겠다는 다짐과 함께 계곡 트레킹을 마쳤습니다. 옆에 아저씨도 좋은 사진 많이 찍었다고 흠족해 하셨습니다.
후~~~~~~~ 이후로눈 나중 써야 겠습니다.
트레킹을 마친 후 광대곡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산채 비빔밥이였는데,,,,강츄!!
그 후 몰운대를 답사하고 그 날에 피날레 '동강' '동강' 을 다녀 왔습니다.
정선에서 서울 방면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동강 줄기가 나오는데, 와!!~~~~~ 장관 중에 장관!!
역쉬 동강은 살아 있다. 였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멋있었습니다. 옆에 아저씨가 그러시더라구요. 동강은 해가 질때가 가장 사진이 잘 나온다고.
아~~ 이 길을 자전거로 갔다면 얼마나 좋을까? 굳게 다짐했습니다. 꼭 자전거로 이 길을 하이킹 하겠다고, 강 길을 바로옆에 두고 나란히 나아있는 좁은 도로는 정말 한국의 kkh ?? ^^
아~~ 기차에 잔차 싣고 정선 다시 가는 날만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하하하. 정선 다녀 오셨군요.. 정선 참 이쁘죠.^^ 자전거 가져가서 가리왕산도 타고 그러시지..
가리왕산 가믄 mtb 탈 수 있나요?? 역쉬 존경하는 wooki 님!!! 아뒤만 봐도 반갑습니다.
트랙킹 부럽습니다~~ 저도 자전거를 배워서 꼭 자전거여행을 해볼생각이에요 ^^
이 글 잔차쟁이 우리 아들 보몬 안되는데..
와.. 멋있는 여행기네요.. 역시 여행은 발길 닿는대로 다녀야 제맛~ ^^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