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일야하!기원
제45일(7'15)
어바
23. 주의 기도(2)
성경: 마태오복음 6장 9-15절
9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14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세 번째로 예수께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알려 주신 것은 하느님과 인간이 분리될 수 없는 한몸관계임을 깨우쳐주신 것입니다. 아버지 없는 자식이 없고 자식이 없는 아버지가 없듯이 하느님 없는 인간이 없고 인간이 없는 하느님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우리는 하느님과 한몸관계요, 분리할래야 분리할 수 없는 공동운명체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이미 홀로 존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인간 없이 존재하지 않는 분이요, 우리와 늘 함께 하시며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은혜와 사랑의 하느님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아버지 안에 내가 내 안에 아버지’가 계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네 번째로 예수께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가르쳐주신 것은 우리의 본성이 죄인이 아니라 하느님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원죄를 가진 죄인으로 설정해놓고 죄인인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수 없으므로 예수는 신이라고 설정한 기독교 교리가 예수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것은 예수께서 인간과 다른 신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아버지임을 깨닫게 해주고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하느님의 형상을 가진 신성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며 이러한 형상을 회복하도록 인도하셨다는 의미에서 예수를 그리스도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하느님의 독생자가 아니라 맏아들이라고 말하는 바울로의 표현이 더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요, 하느님 안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자매형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분리될 수 없는 한몸관계로서 고린토전서 12장이 말하듯 한 지체가 아프면 다른 지체도 아프고 한 지체가 영화로우면 다른 지체도 영화로운 공동운명체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이런 한몸관계로 맺어졌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에 미움, 원한, 탐욕, 적대감, 분쟁, 분열, 전쟁 등이 난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몸관계임을 깨달아 한몸관계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아버지’라는 호칭이 단순히 남성적인 아버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가부장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엄부를 연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하느님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성을 초월하신 창조주이십니다. 그리고 한국의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기보다 어머니 속성을 더욱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버지’라는 말에는 어머니라는 개념까지 포함된 부모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으며 이것은 우리의 ‘근원’이라는 뜻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여성신학자들 가운데에는 하느님을 어머니로 부르자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 또한 하느님을 성의 개념에 가두어놓는 결과를 빚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보다 어버이라는 개념으로 부르는 것이 하느님의 속성에 가까운 호칭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쓰신 ‘아바(아버지)’라는 아람어와 어머니 ‘어’자를 합쳐서 ‘어바’라고 부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것은 아이를 업을 때 사용하는 언어인 ‘어부바’를 연상시켜 우리를 업어주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신명32:11, 이사49:22). 아무튼 하느님을 아버지, 어머니 혹은 어바로 부르든 하느님이 우리의 부모요, 근원이요,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한몸관계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진실로 나의 부모로 생각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입니다. 하느님은 멀리 계시거나 관념 속에 계신 분이 아니라 바로 우리와 늘 함께 하셔서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믿음이야말로 온 인류와 우주세상을 한몸평화세상으로 돌이키는 열쇠가 되겠지요. 내일로 이어집니다.
새김말씀: 하늘에 계신 우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