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섬!
사슴섬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기독방사선사 의료선교팀과 크리스마스 츄리 봉사를 시작으로 맺게 되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인정으로 밤새 차를 달려 사슴섬에 도착하면 이내 분주해지는 손길은 밤새 교회들이며 중앙공원이며 ... 츄리를 만들어 놓고 또 밤새 차를 몰아 일터로 돌아와야 했는데...
이번 현충일 자오가족들과 함께 한 사슴섬 봉사는 같은 1박 2일이라고 해도 여유로움이 있었다. 예년 같지 않게 자오에서도 당일 일정이 아니어서 마음부터 여유로움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슴섬!
일년에 한번만 가던 곳!
그런데 자오 가족이 되어선 더 자주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일년에 4번은 가게 되었지만...
늘 아쉬움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픔도 감사의 조건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봉사자들의 모집하는 공지글이 홈이며 카페며 메일이며... 올라가고
쉼터 가족들에게도 의사를 묻는데
몸이 부실한 탓에 원장님이나 큰샘물님 의견은 내가 힘들어해서 이번 사슴섬 봉사는 안 데려간단다, 포기하란다.
난 가고 싶은데...ㅠㅠ 일주일을 남겨놓고 최종 결정이 났다.
“하하하”
이번에는 나를 포함하여 쉼터 가족 모두가 함께 하기로 했다, 감사할 일이다.
혜진이의 책임감!
혜진이의 또 다른 면을 보았다, 감사할 일이다.
2호차를 타고 오는 혜진이와 정겸이.
혜진이는 정겸이가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까 봐 밤새 잠도 못자고 왔단다. 착한 녀석! 그래도 한 방을 쓰는 언니라고 잘 챙긴다. 정겸이의 손발이 되어주는 혜진이의 착한 마음을 어느 꽃향기에 비교하랴...!
사랑은
사랑은 이렇게 우리게로 왔다.
서로 바라보아야하고
서로 챙겨주어야 하고
서로 웃음을 주어야하고
서로 다독거려주어야 하고
서로 배려해주어야 하고...
사랑은 이렇게 우리게로 왔다, 이렇게 우리 마음 깊숙이...
도착 기도회를 간단히 마치고 서둘러 주방으로 나간다.
오늘 점심상차림은 전복죽이다.
처음으로 다듬어보는 전복!
큰샘물님 하시는 것 보며 따라해 본다, 전복들의 비명이 들리는 듯 미끄덕거림에 보태고 즐거움에 나도 비명을 지른다.
사슴섬 어르신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마치고 온 예향 워쉽댄스선교단에게 전복 자르는 것을 넘겨주고, 깨끗하게 닦아 불려놓은 찹쌀을 커다란 솥에 넣고 맛나게 볶는 일을 하며 땀비내리는 큰샘물님 곁 서서 나도 덩달아 커다란 주걱을 든다.
전복들을 골고루 솥들에게 나눠주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라고 인사시킨다.
계란 노란자를 넣었나?
계란 노란자를 넣은듯하게 고운 빛깔을 한 찹쌀 볶음에 생수를 적당히 넣고, 끓이고, 간간히 커다란 주걱으로 잘 섞어준다.
주방 가운데 나란히 서 있는 식탁에 배추김치며, 막 볶아놓은 소금이며, 가늘게 채쳐 양념한 무채지, 물김치며 작은 그릇으로 이사를 시키고, 커단 접시에 단내 듬뿍 내뽑는 수박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가족여행을 온 기분이다, 아니 정말로 가족여행이다.
저녁식사 후 정겸이부터 예진이 까지 아이들 모두를 샤워시켜 옷 갈아입히고,
겨자씨목사님, 강상규형제님, 차문규선생님, 원장님과 함께 별무더기 쏟아지는 해변가 구경을 간다.
바다향기도 좋고
잔잔히 비춰주는 달빛 또한 향기롭고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유람선자태도 멋스럽다.
삶은 감자와 수박을 조금씩 나누고 이내 돌아선다.
어머나...
비상등도 켜지 못하고 살그머니 차를 세운다
숙소로 들어가는 언덕길 한 가운데 우리 일행을 반기는 사슴 한 마리
꽃사슴의 고운 자태가 달빛에 더욱 아름다웠다.
둘째 날 점심 메뉴는 냉콩국수다.
늘 주방에서 분주한 언니.
이끄, 내가 척척 일을 잘 할 수 있음 좋을텐데... 언니 조금 덜 힘들게!
남아 있는 가족 모두가 총동원되었다.
삶고 헹구고 썰고 담고 붓고 ... 모두 손발이 척척 예행연습이라도 한 겐가? 아마도 가족이여서 서로의 몸짓만으로도 마음을 알기 때문이리라, 참 보기 좋다.
서둘러 점심상 마무리를 하고 병원심방을 가자며 길나서는 원장님과 목사님 차선생과 강상규형제 그리고 강장로님. 이끄, 언니와 난 지각생이 되었다.
정신병동부터 정형외과 병동까지 동생리 어르신들이 입원하신 병실을 찾아다니며,
이기주의적인 기도를 드리고 있다.
“내 손은 조막손이 아니어서 감사합니다.”
“내 발은 ...”
“내 눈은...”
“내 육체에게 가시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겨우 “하나님 아버지 이 분들을 안위해 주세요.” 라고 할 뿐이다.
모든 것이 감사의 조건이다.
짧은 소록도여정을 마치고
늦은 10시40분경에 도착한 쉼터
우리들의 집, 나의 보금자리
예진, 재진, 준열, 혜진, 정겸, 차선생님, 언니, 원장님 그리고 나, 우리 가족 모두 잘 다녀오게 하여주심에 감사 찬양을 드리고
서둘러 샤워를 시키고, 잠 자리를 봐주고, 잠든 방 살그머니 들어가 이불 덮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