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이겨내지 못한 봄은 없다. 시절은 겨울이지만 부동산시장은 지금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8.2부동산대책으로 한 겨울을 맞더니 어느덧 봄이 오나 보다. 서울 재건축단지의 힘을 받아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시장은 소폭 오름세를 타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대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수 만가구의 폭탄물량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게 하도 많아 숫자로 표시하기도 어렵고, 얼마나 늘어날지 감을 잡기도 어렵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라 했으니 그리 아시라.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몇 천만 원 여윳돈 있다고 함부로 분양받아 뒀다가는 입주 때 코피 터진다. 서울 강남 부동산은 돈이 돈을 벌지만 여타지역은 분양물량을 눈여겨봐야 한다. 아무리 잘난 총각도 처녀 없으면 값이 없지 않던가.
지방의 부동산시장은 웃는 곳과 우는 곳이 엇갈린다. 부산이나 세종 등 대도시는 오름세를 타고 울산이나 창원 등 경남지방과 호남. 충청지방도 하향세다. 부동산은 왜 되는 곳만 되고 안 되는 곳은 항시 그 모양일까?
수도권 토지시장도 방긋 입을 열었다. 임대주택 100만 가구 짓겠다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내곡동. 방이동. 상일동. 용인일부지역. 성남일부지역의 토지시장이 그린벨트 해제되나 싶어 귀를 쫑긋하고 침을 삼킨다.
새롭게 지정된 택지지구도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를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다.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의왕 월암. 구리갈매. 남양주 진접. 부천 괴안. 부천 원종. 군포 대야미 등이 다 그렇다. 수도권 외곽지로서 항시 개발을 기다리는 곳들이다.
대규모 산업도시와 항구도시로 바뀌고 있는 평택은 토지시장에 유행어가 나돌고 있다. “지금 땅 파는 사람은 바보요, 사는 사람은 부자 될 사람”이라고~ 그래서 도시가 개발되면 원주민은 나가고 외지인은 들어오는 것일까.
평택항은 끝부분 바다를 일부 메워 물류 산업신도시로 꾸미는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고, 바로 옆으로 역사에 나왔던 실크로드(비단길)가 유엔을 통과하여 기업청을 세우게 돼있어 집안 잔칫날 벼슬 얻는 격이 되고 있다.
12월 부동산시장 히트곡은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서비스산업진흥법안’이다. 부동산서비스란 부동산관련 기획. 개발. 임대. 관리. 중개. 평가. 자금조달. 자문. 정보제공 등을 모두 포함하는 부동산정책이다.
국토부는 부동산산업발전을 위한 5개년 기본계획 및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게 됨과 동시 중요정책을 심의조정하는 부동산업 정책위원회를 설치하게 되며 이제부터는 일련의 부동산정책이 항시 일관성 있게 조정되고 추진된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독립된 산업으로 육성하게 되며 나라 전체의 개발. 건설 위주로 움직이게 되어 자산관리. 운영. 서비스창출 등 업역을 확대하고,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산업은 경제를 따라 물 흐르듯 흘러야 하는데 자칫 정부 주도로 움직일까 두렵다. 부동산이 잘 돌아가려면 빚내서 돈을 버는 빚테크도 한 몫 하는 것이어서 좋을지 나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요즘 3040에코세대들이 빨리 집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분양시장을 거의 점령하고 있다. 서울에서 집 한 채 장만하려면 숨만 쉬고 12년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부모 잘 만나는 일도 팔자소관이다.
부동산은 물질이다. 물질이 있어야 내 노후가 편하게 된다. 그런데 물질을 채우려면 한 가지 주의할 게 있다. 물질은 채우되 마음은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도 채우고 물질도 채우면 이것도 저것도 다 안 될 수 있다.
특히 12월의 마음은 너그러워야 한다. 손에 쥔 것도 없이 한 해를 넘기려면 허전하기 짝이 없게 된다. 그러나 고전에 이르기를 구부득고(求不得苦)라 하지 않았던가. 사람의 욕심은 무한대이나 채워지지 않은 항아리와 같다는 뜻이다. 이 세상에 나올 때 쥐고 나온 사람 있던가. 아쉽더라도 마음만은 넉넉하게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