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5가해24-2-1.zip
야부:자. 말하라! 이경(此經)은 어느 곳으로부터 나왔는가!
수미산 정상이요 큰 바다 물결의 중심이니라.
설의:사람들이 다만 자식(用) 있음만 알고 아버지(慧)가 있음을 알지 못하며, 비록 아버지가 있음은 아나 또한 할아버지(體)가 있음을 알지 못하니, 수미산 정상과 큰바다 물결의 중심이 어찌 할아버지의 면목이 아니리오? 수미정상은 형상이나 이름으로써 이르지 못하고 큰바다의 중심은 뛰어나고 빼어나 천차만별이로다. 뛰어나고 빼어나(?然)천차만별로 넓고 커서 끝간데 없어 형상과 이름으로 이르지 못하니, 높고 높아 아득하여 오르기 어렵도다.
여기에 이르러서는 부처와 부처, 조사와 조사가 헤아려 이루지 못하며 일체의 사물로도 견주어 미치지 못하니라.
청봉착어:불성은 體요 定이니 근본이요 본래면목이며
그 성품은 혜로써 用이니 일체를 나투고 작용함이라
혜로써 체를 깨달으면 작용함에 걸림 없고
用을 거두고 定에 들면 일체가 공하니라.
冶父:佛祖垂慈實有權이니 言言이 不離此經宣이로다 此經出處를 還相委이면 便向空中駕鐵船하라 (空中은 他本에 作雲中이라) 切忌錯會니라
說誼:頓獲大事了하면 灰頭土面伊?來하여 爲霑枯稿?甘露하니 滴滴이 皆從此經出이니라 知得此經出處已하면 好向芳草岸頭行이로다 切忌錯會하니 有甚錯會인가 無雲生嶺上하고 有月落波心이니라 有月落波心은 上界에 光不歇하고 無雲生嶺上은 舒卷이 也尋常이로다
야부:佛祖께서 자비를 베푸심이 실상의 방편 지음이니
말씀 말씀이 다 이 경을 여의지 않고 베풂이로다.
이 經이 나온 곳을 알아 봤으면
문득 하늘을 향해 鐵船을 뛰우라.
간절히 바라노니 잘못 알지 말지니라.
설의:깨달음(큰일)을 몰록 얻으면 재 묻은 머리와 흙 묻은 얼굴(灰頭土面:방편)이 이렇게 와서, 마른나무들을 적시기 위해 감로를 뿌리니 그 방울방울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오니라.
이 경의 출처를 알고 나면 저 즐거이 꽃다운 풀 우거진 언덕길을 거닐게 되리라
간절히 잘못 앎을 꺼린다하니
무엇을 잘못 알 것이 있을까?
구름이 없으면 산봉우리가 드러나고
달이 있으면 물결 중심에 떨어지니라.
달이 있으면 물결 중심에 떨어진다는 것은
하늘에서 빛남이 쉬지 않고
구름 없으면 산봉우리가 드러남은
그 펴고 거둠이 항상 있는 일이로다.
청봉착어:간절히 경계하나니 잘못 알지 말지니라
어찌 하늘을 향해 쇠 배 띄움을 알까?
실다움을 이름하여 방편으로 베풂이니
방편에 국집하면 참을 잃으리라
圭峰:二는 轉釋이라
규봉:㉯는 뒤집어 해석한 것이다.
須菩提야 所謂佛法者는 卽非佛法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라 하는 것은 곧 불법이 아닌 것이니라."
淸峯:어째서인가? 이름하여 불법이라 할 때 여여한 체를 벗어나 허물이 됨이니 불법이 아닌 것이요, 불법(모든 진리)은 이름 붙이기 이전인 것이다. 진리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 일 뿐 말과 글, 한 생각이라도 내어 이르고자 할 때는 허물을 짓게 되는 것이며, 그대로 있음과 같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상으로 보면 불법이 이 경으로 쫓아 나옴이 아닌 것이다. 그 까닭은 경(글)은 유위의 것이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일 뿐 실상이 아니기 때문이니 혜안으로 가능할 뿐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불법은 문자나 말에 있지 않으므로 밖으로 찾지 말라 한 뜻이 이것이니 말에 쫓고 글에 쫓으면 불도(佛道)를 이룰 수 없는 것이다.
若人從言文 약인종언문 하면
難免凡夫昧 난면범부매 이니
莫論無生死 막론무생사 하라
當知生滅常 당지생멸상 하니라
말에 쫓고 문자에 따르면
범부의 어리석음 면하기 어려우니
생사 없다 말하지 말라
항상 나고 멸함을 마땅히 알아야 하니라
說誼:眞性은 不?緣起하니 經能出生佛法이요 緣起가 不?眞性하니 佛法이 卽非佛法이로다
설의:참된 성품은 인연 따라 일어남에 걸리지 않으니, 經이 능히 불법을 내는 것이요. 인연 따라 일어남이 참된 성품에 걸리지 않으나(방편으로 설하는 불법이 진리에 어긋나지 않음) 佛法이 곧 불법이 아니로다.
청봉착어:그것이 그것이요, 그것이 그것 아니기도 하다 하니라.
水不離波요 波不離水로다
圭峰:第一義中에 無有佛法이 從經出也니라
규봉:최상의 진리(第一義) 가운데엔 불법이란 것이 있음이 없으나 經으로부터 나온다.
[俗諦(차별상) 가운데는 어리석고 깨달음과, 더럽고 깨끗함과, 범부와 성인이 달리 있으므로 불법이 경으로부터 나왔다]고 말하나 眞諦(理인 진실)는 이것과 반대되므로 가히 불법이 나온다는 뜻을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청봉착어:불법이 불법 아니라면
불법은 무엇인가?
불법이 불법이니
산 넘어 연기를 쫓으면 불 있음을 알리라.
六祖:此說一切文字章句가 如標如指하니 標指者는 是影響之義라 依標取物이요 依指觀月이니 月不是指요 標不是物이니라 但依經取法이라 經不是法이니 經文은 卽肉眼可見이니와 法은 卽慧眼으로 能見이니라 若無慧眼者면 但見其經하고 不見其法이라 若不見其法이면 卽不解佛意니 旣不解佛意하면 終不成佛道니라
육조:여기에서 말한 모든 문자와 글귀(文字章句)가 표식과 같고 손가락과 같으니, 표식과 손가락은 그림자나 메아리의 뜻이다.
표식에 의해서 사물을 취하고, 손가락에 의해서 달을 보게 되는 것이니, 달은 손가락이 아니요, 표식은 사물이 아닌 것이다.
다만 경에 의해서 법을 취하므로 經이 곧 이 법이 아닌 것이니 經文은 곧 육안으로 볼 수 있으나, 法은 곧 혜안이라야 능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혜안이 없을 것 같으면 다만 그 經만 보고 법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그 법을 보지 못하면 곧 부처님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이미 부처님의 뜻을 알지 못한다면 마침내 불도를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冶父:能將蜜果子로 換汝苦胡蘆로다
說誼:佛法也여 如彼蜜果子요 非佛法也여 如彼苦胡蘆로다 佛非佛法非法이니 如將蜜果 換苦胡蘆는 更知道甛果는 徹?甛하고 苦胡는 連根苦니라
야부:마땅히 단 과자를 가지고 너의 쓴 박(胡蘆)과 바꿈이로다.
설의:佛法은 저 단 과자와 같고 非佛法은 저 쓴 박과 같으니 佛이 佛 아니요 법이 법 아니니, 단 과자를 가지고 쓴 박과 바꾸는 것 같다 하는 것은 다시 말하면 단 과일은 꼭지까지 달고 쓴 박은 뿌리까지 쓴 것이니라.
청봉착어:불법은 불법이 아니요
부처는 부처가 아니니라
참 부처는 부처라 말하지 않으니
불법도 부처님도 그의 자식이니라.
冶父:佛法非法이니 能縱能奪이로다 有放有收하며 有生有殺이니 眉間에 常放白毫光이거늘 癡人은 猶待問菩薩이네
說誼:左之右之가 能方能圓이로다 鷺?立雪非同色이요 崑崙騎象稍依?니라 人人이 盡有一雙眉하여 一雙眉際에 放毫光이니 放毫光은 本現成이니 何須向外空尋覓이랴
야부:佛法이 法이 아니라니 능히 놓아주고 능히 뺏기도 하도다.
놓아주고 거두고 살리고 죽이는 것이니 미간에 항상 白毫光을 놓거늘 어리석은 이는 오히려 보살을 기다려 묻네
설의:마음대로 함(左之右之)이 능히 모나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도다. 흰 백로가 눈 위에 서 있어도 같은 색이 아니요, 검은 사람(崑崙)이 코끼리를 타면 조금 비슷하니라. 사람사람이 모두 한 쌍의 눈썹이 있어 한 쌍 눈썹사이에서 백호광(부처님 미간 사이 터럭에서 나오는 신비한 흰 광채)을 놓으니, 백호광을 놓는다는 것은 본래 이루어진 것이 나타남인데 어찌 모름지기 밖을 향해 헛되이 찾을 것이랴?
청봉착어:불법이라 해도 옳고 아니라 해도 옳으니
관운장의 청룡도요, 손오공의 여의봉이라
깨친 이의 살리고 죽이고 뺏기고 뺏음이
임의 자재함을 始覺이라 하니라.
宗鏡:寶滿三千에 財施는 有盡이고 偈宣四句로서 法施는 無窮이니 發生智慧光明하여 流出眞如妙道로다 所以로 稱揚德勝하여 了達性空하여 徹諸佛之本源하여 豁一經之眼目하시니 還見四句親切處?인가 眞性洞明을 依般若하면 不勞彈指證菩提로다
徒將七寶施三千보다 四句親聞了上根이니
無量劫來諸佛祖도 從玆超出涅槃門이니라
說誼:徒將七寶施三千은 但是人天有漏因이나 四句親聞了上根하면 當證無餘大涅槃이로다 淸淨無餘大涅槃은 佛祖皆因四句證이로다
종경:삼천 세계에 가득한 보물로 하는 재물 보시는 다함이 있고, 게송인 사구게를 펴서 法 보시하는 것은 다함이 없으니 지혜광명을 내어 眞如의 묘한 도리를 흘러내는 것이다. 이 까닭에 덕(德:慧)의 수승한 종지를 높이 들어서 자성의 空함을 밝게 깨달아 모든 부처님의 본원에 사무치게 하여 이 경의 안목을 활연히 열게 하셨으니, 사구게의 친절한 곳을 돌아보았는가?
참된 성품을 반야에 의해 밝게 꿰뚫으면 보리를 증득코자 손가락을 퉁기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증오하리라.
한갓 칠보로서 삼천 세계에 보시하기보다
다만 四句偈를 직접 들으면(契合) 높은 근본을 깨달으리니
무량겁으로부터 온 모든 부처님과 조사도
이로 쫓아 열반의 문으로 뛰어 나셨느니라.
설의:한갓 칠보로써 삼천 세계에 보시해도 다만 이것은 인간과 天上의 샘이 있는 因이 되거니와, 사구게를 친히 듣고 최상의 근본을 깨달으면 마땅히 남김 없는 열반을 증득하리라. 깨끗하고 남김 없는 대열반은 부처님과 조사가 모두 사구게로 인하여 증득하신 것이로다.
청봉착어:복은 지은만큼 거두어 써버리고
공덕은 지은만큼 갈무리 되니
애써 보시해 얻고자 말라 사구게에 의지해서
본처에만 이르면 가득한 게 보물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