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농부의 아내에 들렀다가
정농회를 만드시고
농사의 제모습찾기에 일생을 보내신
오재길선생님의 글이 있어 옮겨왔습니다
13년전 처음 뵐 때부터
말씀한마디 한마디에 살아오신 역정과 경험으로 힘이 실려있었고
변함없는 의지가 인상깊었던 분이십니다
80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도 저리도 쩡쩡하신 걸 보면 유기농이 좋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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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진정한 유기농은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렁이농법이나 오리농법 등등 기타 여러 가지 농법이란 것도 완전한 것은 없다고 하며
예전에 우리네 조상들이 손으로 풀매고 농사짓던 그 시절로 돌아가야
진정한 유기농이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옛날 어르신들도 논 밭가에 버드나무를 많이 심으셨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단다.
버드나무엔 무당벌레가 많이 산다고 하며 무당벌레는 해충들을 다 먹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 맞다.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인가 하는 책을 보니까 무당벌레가 그런다고 하더라. 음...... 그렇군!
쿠바의 농민들은 식물들이 싫어한다고 밭 주위에서는 담배도 피지 않는다고 한다.
지렁이 거름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하며 밭가에는 모두 조그만 하게 담장을 쳐 두었다고 한다.
거름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렇단다. 또 밭머리에는 허브같은 향기가 진한 식물을 심어 나쁜 벌레들이 오지 못하게 한다고 하며
배추밭 속에 옥수수를 심어 벌레들이 모두 옥수수를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하였다.
쿠바 농업의 근본은 흙을 살리는 것이라 하셨다.
우리나라같이 제초제를 뿌리면 적어도 3~5년이 지나야 땅이 원상복귀 한다고 하며
우리가 지금 귀농해서 바로 유기농을 한다고 해도 그건 유기농이 아니라고 하신다. 그럼에도 흙살림연구소를 제외하고 흙을 살리는 노력을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변화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가?
쿠바농민들은 또한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농사를 짓는다는 말씀도 하셨다.
날씨가 더워 땀을 뻘뻘 흘리고 일을 하면서도
콧노래를 부르며 일을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더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아마도 그네들의 민족성이겠지.......
쿠바혁명을 이끈 카스트로도 정권을 잡자말자 국민 한 사람도 굶기지 않기 위해 농사에 대한 책들만 100권을 넘게 읽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통령도 100권은 아니어도 한 10권 정도만이라도 제대로 읽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맞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든다. 변화는 내부에서부터 오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쿠바 농민들의 월급은 장관보다 많다고 한다. 정말 믿기지 않는 말인 것 같다. 국가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은 말이다. 그래 그렇지.....나락 한 알속의 우주라 하지 않았던가?
그런 소중한 것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돈을 많이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우리나라 농업의 현실과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과연 비관적이더라.
첫째, 식량자급율이 25%(그것도 쌀을 빼고 나면 5%)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루에 먹는 음식 세 끼 중 두 끼는 수입이라는 것이다. 진짜로 슬프다. 난 진짜 생각 없이 그냥 먹었는데, 앞으로는 생각이란 걸 좀 하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지난 시간에 양혁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소비자의식을 생각하면서............
둘째, 농약살포에 대해 말씀하시며 여러 가지 실 예를 들었는데 정말 할말이 없더라. ‘
사과밭 근처에 있는 것은 먹는 게 아니고 파는 것’이란다.
사과에 농약을 하도 많이 뿌리니까.......
또 오이를 후원해 주며 농약 때문에 못 먹어서 후원을 한다고?하며, 산에 울긋불긋 세워진 깃발이 밤나무에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그렇단다. 농약을 하도 뿌리니까 까치가 먹을 벌레가 없어 과일을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단다.
그러면서 벌레에 대한 오해를 풀길 바란다며 바퀴벌레도 원래는 나쁜 벌레가 아닌데
바퀴벌레 약을 팔기 위한 상술 때문에 그렇게 오해를 받는 거란다. 그러면서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 는 책을 읽어보길 권하셨다.
셋째, 화학비료를 이야기하시며 마늘이나 양파 같은걸 재배하면서 비료를 주면 그냥 말라죽는다고 한다.(아마도 뿌리 가까이에 비료를 준다는 뜻?)
비가 오면 녹아들어서 덜 한데 가뭄이라도 들면 그대로 말라 죽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 농가가 몇이나 되는가 말이다.
넷째, 비닐이란다. 비닐은 썩지 않으니까 더 큰 문제라고 하시며
농사가 끝나면 곧 바로 수거해야 한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하셨다. 우리가 시골가면 흔하게 보는 게 바람에 날리는 비닐이지 않는가? 몇 백년을 썩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다.
다섯째, 농촌인구의 고령화를 들었다. 농촌인구의 75%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다.
이런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농촌에 가면 어르신들만 밖에 안계시니...... 노인문제는 농촌의 문제뿐 만이 아니지.......
여섯째, 묘지문제. 전국토의 묘지화를 걱정하시며 산 좋고 물 좋고 볕 좋은 곳은 다 묘지라고 하시며 잘 죽는 방법을 평소에 생각해 볼 것을 권하셨다. 살아서 자연을 그만큼 해쳤으면 되었지 죽어서까지 자연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하며 묘 대신 나무를 심는다든가 아무튼 좋은 방법들을 같이 생각해 보자고 하신다.
일곱째, 돈을 벌기 위해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이다. 비닐하우스가 밀집해 있는 곳을 가면 도시보다 더 삭막하다고하며
경쟁하거나 더 많이 하려는 욕심을 버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살아있을 때 유언쓰기를 습관화 하라는 말씀도 하셨다.
제발 제사상에 제 철 아닌 과일을 놓지 마라,
무덤을 만들지 마라 등등의 이야기들을 하라고 하시며 유언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말씀하시고 강의를 마치셨다.
첫째, 반찬 세 가지만 차리기 건강에도 좋고, 절약해서 좋고, 아이들이 편식하지 않아 좋단다. 손님이 올 경우엔 가족회의를 거쳐 한 가지 정도 더하는 정도로 하고.........
둘째, 외식 줄이기 될 수 있으면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고 만약에 외식을 할 경우에는 미리 먹지 않는 음식은 말해서 버리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셋째, 음식 버리지 않기 음식을 버리는 것은 예수님과 부처님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하신다. 바람과 공기와 해와 온 우주가 만든 음식을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한다.
넷째, 자동판매기 음식 먹지 않기 자판기음식은 한평생 먹지 말자신다. 자판기음식은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란다.
다섯째, 많이 걷기 정말 급하지 않을 땐 10층 정도는 걸어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에너지를 아끼고 건강해지는 비결이란다.
이렇게 강의를 정리하시며 다음에 만날 때는 도시에서 만나지 말고
농촌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하시며 이 아름다운 인연이 오래토록 계속되길 바란다고 하셨다. 늘 생태적 삶을 살 것을 당부하시며
생수를 사 먹을 생각을 하지 말고 강을, 물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라고 하신다. 물을 오염시키는 많은 것들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을 해 보자고 하신다.
살아가는 동안 그런 고민들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하신다. 그리고 언제든 쉴자리가 되어 줄 터이니 편안히, 부담 없이 찾아오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함부로, 생각없이 밥 먹지 말자.
밥 먹는 자식에게
이현주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부터 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들을 비바람 땡볕 속에 익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서야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거여.
주님을 모시듯 밥을 먹어라 햇빛과 물과 바람 농부까지 그 많은 생명 신령하게 깃들어 있는 밥인데 그렇게 남기고 버려 버리면 생명이신 주님을 버리는 것이니라 사람이 소중히 밥을 대하면 그게 예수 잘 믿는거여
밥되신 예수처럼 밥되어 살거라 쌀보리 밀 옥수수 물고기에 온 만물들은 자신을 제단 위에 밥으로 드리는데 그렇게 사람들만 밥되지 않으면 어느 누가 생명 세상을 열겠느냐 사람은 생명의 밥을 먹고 밥이 되어 사는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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