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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15일 (토), 흐림
사랑하는 봉연아! 출근 전에 잠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렸을 적 생각도 떠오르고 여기저기 피부가 성했다가 나은 자국이 얼마나 괴로왔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쎄레스톤지"라는 연고를 정성껏 발라주고 이불을 꼭 덮어주고 출근을 했다. 집에 있는 동안엔 그렇게라도 해 줄 수가 있지만, 일주일 후엔 다시 부대로 가면 아무도 마음써 줄 사람도 없을텐데 혼자서 얼마나 힘들어 할까? 여기저기 봄꽃들이 만발하여 장관이다. 하지만 뿌옇게 흐린 날씨 탓인지 아니면 아직도 황사바람 탓일까 기분이 상쾌하질 않단다. 토요일인데도 저녁 늦게 퇴근해 온 딸 승연이가 몹시 힘들어 지친 모습이다. 내년에는 직장을 옮겨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봄 행락철이 되다보니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지치기도 하지만 근무시간이 다른 유치원보다 2~3 시간 정도 많은 것 같아 너무 혹사 당하는 기분에 안쓰럽기만 하구나. 인간적으로는 예지유치원 원장, 이사장 등 모두에게 정이들고 인정도 받아 좋기는 한데, 체력적인 소모가 극심해서 건강이 많이 염려가 된다. 워낙 맡은 일에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어 어설픈 요령도 부릴 줄 모르는 누나가 힘들어 할 때 내 마음 역시 아프기만 하구나. 친구 만나러 나간 아들은 아직 귀가하지 않고 있다. 00. 04. 15 - 아버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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