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음력 5월5일 단오였습니다.
단오는 우리 선조들에게는 큰 명절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단오를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활동은 못 했지만 아이들에게 창포잎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창포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따뜻한 기운이 있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물에 담가 아이들 잠자는 방에 놓아 두면 숙면에도 좋고 세균들도 물리쳐준답니다.
여름숲 이야기 – 하늘지기 모둠
이젠 모기가 나타나 아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했지만 숲의 좋은 기운과 재미를 모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지요.
숲으로 들어서는 길에 모기가 싫어하는 산초 나뭇잎 향도 맡아보고 손에 문지르기도 합니다.
잎으로 얼굴에 팔에 멋지게 꾸며보기도 했습니다.
숲에서는 제법 자란 대벌레, 다리가 실 같은 통거미, 애벌레도 만났습니다.
손에 옷에 거미와 곤충들을 올려놓아 봅니다.
처음 숲마실에 왔을 때는 곤충들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제법 친근한가봅니다.
아까시잎으로 가위바위보 놀이를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해봅니다.
잎을 따 떼고 남은 잎줄기로는 아까시파마를 할 수 있지요. 풀어보니 제법 멋들어지게 웨이브가 생겼네요.
숲에는 자연놀이터가 많지요. 경사진 언덕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온 몸을 이용해 나뭇가지와 나무뿌리를 잡고 위로 오릅니다.
먼저 오른 친구들의 모습을 따라 요령을 익히기도 하고 도움도 받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냈을 때 행복해집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도전하고 이뤄냈을 때 아이들은 경쟁에서 이겼다는 안도감과 우월감보다는
스스로에 대해 기특해하며 온 세상을 안아주는 햇볕처럼 따뜻한 마음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온기가 행복의 본질이라는 것을 어른들은 간혹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논 이야기 – 산들바람 모둠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사잇길을 지나가며 키재기를 해봅니다.
들풀보다 키가 작은 것이 자존심 상한지 작은 개망초를 골라 키를 재며 자신만만합니다.
초록잎이 빼곡한 길을 걸어가며 나뭇잎 이빨그림도 그리고 버섯이 빼곡하게 자란 나무도 만져봅니다.
도깨비 이야기에 나오는 개암열매도 살펴봅니다. 아직은 콩알만 하네요.
그렇게 숲길을 지나 넓고 환하고 밝은 곳으로 나오니 논이 펼쳐져 있네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논두렁 길을 걸어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키작은 벼는 반갑다며 손을 흔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일렁이는 논물을 보며 걷는 아이들의 표정이 편안해보입니다.
논물에 손을 담가보고 논물에 살고 있는 거미, 달팽이, 소금쟁이도 만납니다.
형님들은 다들 싫다고 하고 막내 연우가 때죽나무와 함께 논에 맨발로 들어가 봅니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논흙의 느낌을 연우만 알게 되어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봐야겠네요.
아직은 풀 같아 보이는 벼에서 우리 밥상에 오르는 쌀이 나온다고 하니 믿기지 않은가봅니다.
훌쩍 자라 이삭이 영근 벼를 볼 수 있는 가을을 기약해봅니다.
돌아오는 길 검붉게 익은 보리수 열매를 맛보았네요.
새콤한 맛이 눈을 찡그리게 하지만 자꾸 당기는 새콤한 맛입니다.
시장에서도 마트에서도 구하기 힘든 열매라고 하니 엄마 아빠에게 드려야겠다는 아이들의 고운 마음이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