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머리)
인간은 얼마나 견딜수 있을까.
인간은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
몸의 인내와 정신의 의지를 담은'노인과 바다'는
1953년 헤밍웨이가 만년에 쓴 작품으로,200번이나 고쳤다는 일화가 있다.
이작품으로 헤밍웨이는 풀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앙상한 뼈만 남은 고기를 이끌고 해안으로 돌아오는 일.
그런게 아닐까?
그러나 노인은 작살이나 밧줄 하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상어 떼와 싸우며
혼잣말을 했다.
"인간은 파멸할지언정 패배당할 수는 없다고"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들과 싸워 보겠다는 희망을 버린다는 것은 죄악이라고...
노인이 오늘도 사자 꿈을 꾸는 것처럼,내일도 어김없이 작살과 밧줄을 들고
바다로 나가는 것처럼,우리도 생의 바다 한 가운데로 나가야한다.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기에,그리고 파멸당할지언정 결코 패배당할 수는 없기 때문에.
노인과 바다 중에서/헤밍웨이
4일차 1/13(월).
만다라~마운디 클레이타~호롬보산장
정글~초원~황야의거친 야생식물지대
해발 2720~3000~3780m, 산소량:82~70%
소요시간 15k/ 7시간, 아침5도,낮 8~9도
해발 2720m 만다라산장에 여명이 밝아온다.
실제의 여정으로는 오늘이 그 첫날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낯선 곳! 안정성이 없는 단어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기에 설레임은 온전히 내것이 된다.
낯선 길에서 오늘부터 닥치게 될 모든 것들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낯선 곳에서 함께하는 옆지기는 뿌듯한 충만감으로 감싸온다.
산의 생활은 우리의 생체리듬을 자연의 섭리에 자동으로 셋팅시킨다.
해뜨자마자 나와서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의 동작과 표정들이 좀비들같다.
빵,스프,우유,과일,커피로 짜여진 식단에서 연료를 보충한다.
연료보충은 체력유지의 기본.
브라질커피에 익숙한 우리에게 생소한 탄자니아커피가 갑자기 맛 있을 수도 없고,
빵도 파리바게트빵보다 질기고,과일도 단맛보다 신맛이 더하고,스프도 향료의 냄새가
별로 내키지 않고,우유도 고도가 높아질수록 개스가 많이 나와서 소화에 불안감을
유발한다.
그래도 의지의 한국인은 줄기차게 먹어야한다.
정글지역이지만 어제보다 나무들의 높이가 한결 낮아졌다.
정글지역은 바로 끝나고 키작은 관목과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굳이 해석하면 마운디 분화구 언저리라고 해야하나?
제주의 오름같이 이곳도 소분화구가 있다.해발 3000m정도에 왔다.
최종목표지점인 우후루봉 정상도 살짝 보이는데 공기 청정지역이라 실제보다
거리가 짧게 느껴진다.
초원지대는 특성상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자주 발걸음을 멈추게한다.오늘은 어차피 호롬보산장까지만 가면 되는데
단지 6시간에 가느냐 7시간에 가느냐이다.
가이드마져 "뽀르떼 뽀르테(천천히)"를 조장한다.
정상 오르는 날까지 고소적응과 최대한 체력소모를 막기 위함이다.
발길을 잡는 1순위는 단연 야생화다.
수염할아버지나무의 서식지는 여기까지.
앞으로 호롬보산장 까지의 초원지대사진에는 이렇게 죽은 나무와 풀들이 많이 보인다.
2년전에 어느 등산객의 담배불 실화로 드넓은 초원이 몽땅 불타 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자기들 스스로의 생태복원력으로 활발히 복원중이다.
이사람은 요리사,여기서는 쉐프라고 부른다.
포터들을 포함하여 만나는 사람들마다 "쟘보"(관광객을 위한 여기식 표현)
라고 인사를 건낸다.
화마로 다 타버린 초원이 스스로 활발히 복원중이다.
자연은 위대하다.
설치류,초원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최하류.
시력이 약한 것인지,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것인지,열심히 뭔가를 뒤지고있다.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모두 노소불문, 예외없이 친구가 된다.
"쟘보 쟘보"
저멀리에 표범이 앉아서 쉬는 모습이 살짝 보인다는데 가이드는 보인다고 하고
외지에서 온 우리같은 등산객은 보인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거참!묘한 일이네~
불탄 초원에 다시 새생명을 뿌리내리려는 몸짓들이 치열하다.
숲이 있으면 쥐도 있고 뱀도 있고 그들의 천적인 몽구스도 있다는 배설물 증표
키리만자로는 마웬지봉,키보봉,사라봉이 있는데 우리가 가는 우후루봉은 키보에있다.
일단은 앞에 보이는 마웬지봉 쪽으로 가다가 왼쪽의 키보로 방향을 튼다.
천상의 화원,야생화 천국.
꽃이 가장 많이 필때는 6월,그다음이 9월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렇게 많이 피어 있는데 상상불허,가늠이 안된다.
백인여자들의 하의착용 형태가 마라토너들의 쫄스판바지를 주로 입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브랜드는 아디다스,나이키이고.
한국에서 가져온 일회용 커피,쵸코파이등 봉지에 든 것들은 모두 기압차이로 이렇게 부풀어 올랐다.
아무래도 지역특성상 킬리만자로 고유품종들이 많다.
이런 품명은 "뽀르테스 킬리만자로"같이 킬리만자로가 들어가있다.
담배불 실화로 인한 대형화재의 피해가 일목요연하게 내려다 보인다.
우리일행 5명중 3명은 로컬 가이드 아우구스티스가,우리 두사람은 칩 가이드 아그리가 인도한다
사진 속의 시간은 16시,이곳 현지시간은 6시간 당겨서 오전 10시다.
산행중 수분공급을 1내지1.5L해야하고 나머지 시간에 0.5L 정도를 더 보충해 주어야한다.
저녁에는 이 스테인레스물병에 따뜻한 물을 채워 침낭 속에 넣으면 훌륭한 보온역활도 하여
요긴하게 사용된다.
까마귀 몇마리가 자리를 먼저 잡고있다.
알고보니 여기가 점심식사도 하고 쉬어가는 곳이다.
점심식사하는 표정들이 별로다.
뭔가 뱃속에 들어가긴 가는데 개운치가 않다.
김치 한조각이 간절하다.
꽃잎속에 새같이 생긴 꽃들이 하나씩 들어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못한 거대한 고산식물군이 나타나고~
쉽게 볼수 없는 선인장꽃도 많이 보인다.
거대한 세네시오나무 군락지.
천지를 다 삼키려는듯 무서운 기세로 운무가 몰아쳐 오다가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해발 3600m의 중국 구체구여행이 최고 고도였는데 이제부터의 발걸음은 매순간이 기록경신이다.
호롬보산장이 온통 개스에 휩싸여있다.
이곳을 찾는 등산객은 백인은 북유럽,서유럽,미국인 순이고 동양은 단연 일본인이다.
일본인 다음은 당연히 한국인으로 연간 400명 정도가 찾는다고~
그런데 이번주에 한국에서 이곳저곳 산악회를 통하여 50여명이 왔다.
물론 날짜와 시간대별로 다르긴 하지만.
네델란드에서 온 한가족.
북유럽 쪽에서 온 사람들은 확실히 추위를 덜 탄다.체질이 추위에 강한듯.
산장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접수,기록을 하고 방을 배정받는 것이다.
요구사항에 대한 의사전달을 정확히,단호하게 하면 우리들만의 아늑한 공간을 별도로 배정받는다.
일찍 올라온 포터들이 게임을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우리 장기와 너무 유사하다.
조금 있으니까 바로 해가 진다.
선명한 달과 함께 무수한 별들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별이 총총해 진다.
전기가 귀했던 내 어린 시절,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하늘도 이랬는데~
밤이 되면 별을 찾아 봐.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보면 내가 그 별 중의 하나에게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거야.
그러면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을 갖게되는 거야.
"어린 왕자" 중에서/생텍쥐베리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