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인의 동의도 받지않고 게재한 점 죄송하게 생각하오며......(나중에 장인수님께 사죄드리겠습니다...)
강릉시청에 게시하신 삼척고 출신 장인수님의 이야기가 감명깊어 게재합니다...
선생님의 제자께서 불굴의 투지로 100킬로를 완주하고 쓰신 글을 읽어보고 감명깊어 게재함을 양해하여 주세요..
(이하 장인수님의 글...)
고맙습니다.
동호회원님들이 염려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쁨과 영광을 회원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또 빗길을 마다하고 서포터즈해주신
정호남, 김미숙회원님께도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연습량도 많이 부족했는데 이제 생각하면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걸 새삼 또 한번 느껴봅니다.
가랑비가 오는 관계로 처음엔 시원하고 날씨가 도와주는구나
스스로 위안도 가져보면서 별 걱정없이 경포호수를 돌아
연곡쪽으로 천천히 뛰었습니다.
그런데 연곡초등학교앞에서 벌써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포기해야 되나?
처음으로 갈등이 밀려왔습니다.
일찍 포기하라는 걱정의 소리가 유혹했습니다.
좀더 가보다 정 힘들면 포기한다고 했더니
써포터즈(정호남감독,김미숙씨)가 약을 사와 붕대를 감고
뛰니 견딜만 했습니다.
다시 송천약수밑에 오니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면서
다리가 꼬인다.
3분의 1도 못뛰었는데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또 한번의 갈등이 엄습했습니다.
이문철동장님과 같이 뛰다 도저히 힘들어서 저는 뒤에서
천천히 걷다 뛰다를 반복하면서 오대산정상에 올랐습니다.
얼마나 추운지 긴옷을 갈아입고 겉옷에 우비까지
걸치고 뛰기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내리바탕이라
좀 수월하겠지...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재섭씨는 휑하니 내빼고...ㅎㅎ
한 치 앞도 보이질 않는 안개속에 겨우
해드랜턴에 의지하면서 깜깜한 무인지경에 공포감마저
느끼면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다는 말이 이런건가?
얼마만치를 뛰다걷다 새벽 1시30분경
월정사 삼거리 식사장소에 오니
주자들이 힘든 몸을 추스리며, 먹고 살겠다고..
누가 시켰남?ㅎㅎ
재섭씨는 벌써 식사를 마치고 출발이다.
추어탕을 먹고있는데 이문철동장님이
도착했다. 함께 식사를 하고
하도 추워서 난로에 몸을 녹이고
출발할려고 밖엘 나가니 이빨이 덜덜덜
오금이 저려 걸음이 나가질 않는다. 너무 힘들다.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지르며 몇 발자욱을
나가니 비는 점점 거세지고 또 한번의
갈등이 생긴다. 서로가 포기하자고
얘기도 할 수 없는 상황...
싸리재를 밀려오는 잠과 싸워야 했고
팅팅 뿔어 뭉그러진 발바닥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아무 생각없이 앞으로 나갔다.
무릎양쪽이 이제는 시큰 거리기 시작했다.
싸리재를 넘어 횡계톨게이트에서
붕대로 다시 발바닥을 감았다.
대관령까지 오르는데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진다.
대관령정상에 음료제공장소가 있다고 해서
가보니 모두 철수 하고 없다.
허탈하고 기운이 쭉 빠져 내려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문철동장님을 기다리다 너무 추워 먼저
천천히 내려가는데 날이 서서히 밝아온다
중턱에 내려가니 아침 산새 소리가
정겨웠지만 너무 힘들어 감상한다는 것은 사치다
내려오는 것은 더 힘들다. 서포터즈 차량이 내게 와서
재섭씨가 다리가 아파 포기했다고 한다.
저런 80km지점까지 와서 포기할 정도니 얼마나
억울하고 얼마나 갈등했을까 어지간히 힘들어선 포기하지 않을
재섭씨가 여북하면 포기했을까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 초장에 오버페이스를 했나?
믿었던 재섭씨까지 포기하면 동호회가 초라해지는데...
미련떨지말고 나도 포기를 해야하나 가는데 까지 일단은 가보자
이제는 이판사판 깡다구 오기가 발동한다.
어흘리 버스종점에서
개인택시 기사분이 꿀물을 타 주신다.
눈물이 나도록 고맙지만 고맙다는 말조차도 힘들다.
용봉주유소까지 오는데 발바닥의 통증이 더하다.
양말을 벗고 뛰어보아도 별 효과가 없다.
이제 남은 거리는 약11km정도 남았다고 윤혁준계장님이
격려해 준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다.
시청앞 언덕이 그리 높은줄은 몰랐다. 육교밑에서
발바닥을 들여보았더니 거북이 등짝이다.
택지 넘어가는 오르막을 이를 악물고 논스톱으로 넘어
송원불가마까지 와서 마지막 식량(자유시간)을 먹고
물을 마셨다. 이젠 체력이 바닥이다.
김성태회장님이 군정교 밑에서 다시 물을 줘
마시고 뛰다 걷다...
황도순계장님이 삼일탑에서 반겨주신다.
힘도 날법한데 너무 지쳤다.
이제 500m정도 남은 것 같다.
힘을 비축하면서 뛴다고 했는데도
100km는 정말 먼 거리다는 생각이 든다.
걷는것도 지그재그로 다리가 말을 듣질 않는다.
눈앞에 결승테이프가 보인다.
이제는 죽어도 웃어야 한다.
웃으면서 14시간 24분만에 골인이다.
잠시후 이문철 동장님이 여유있게 들어오신다.
부럽다. 여유있는 모습이.. 속이야 죽을지경이시겠지만..ㅎㅎ
속이 울렁거려 해장국이 넘어가질 않는다.
폭탄주를 한 잔하고 집에 샤워후
취침... 끙끙 알타가 이제야 겨우
살았습니다.
윤혁준계장님,김재섭씨 고생 많으셨고,
특히 써포터즈 해주신 회원님(김미숙, 정호남)!
쉬는날 아침일찍 격려해 주시러 일부러 나와주신
회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과감하게 중간에
포기하신 두 회원님께
존경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엔 이번 경험을 토대로 꼭 완주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강릉시 마라톤동호회 화이팅!
첫댓글 장인수!!!!!!! 멋있다!!!!!!!!! 역시 장인수다!!!! 100km!!!! 걷기에도 먼 거리고, 더구나 산악코스였던가본데... 장하다!!!!!
어떤분인지 얼굴은 몰라도 ...정말 멋지네요......살면서 제일 힘든것이 나..나랑싸우는일같아요..할까 말까 ???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신거.....축하해요..^^
고생하셨네요. 작년에 사무실에서 국토 종단 마라톤(3일간 해남에서 강원 고성까지 5백여킬로미터 뛰는 것) 하신 군 선배님이 계셨는데, 물론 완주하셨지만 2주 넘게 후유증이 심하던데.... 건강 잘 회복하시길...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