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딧말 '부딪다'에 강세접미사 '치'가 들어간 것이 '부딪치다'이고 피동접미사 '히'가 들어간 것이 '부딪히다'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웬 차가 골목길을 쏜살같이 지나가는 바람에 차에 치일 뻔 했습니다. 얼마나 급한 일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러다 사고 날까 걱정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사고 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도 그 차에 치이지 않기를 빌며 부딪다, 부딪치다, 부딪히다를 갈라보겠습니다.
일단 본딧말은 '부딪다'입니다. 이를 세게 말하는 센말이 '부딪치다'이고, 이 피동이 '부딪히다'입니다. 곧, 세게 부딪는 것은 '부딪치다'이고, 부딪음을 당하는 것은 '부딪히다'입니다.
굳이 문법을 들어 설명하자면 본딧말 '부딪다'에 강세접미사 '치'가 들어간 것이 '부딪치다'이고 피동접미사 '히'가 들어간 것이 '부딪히다'입니다.
따라서 '부딪치다'와 '부딪히다'가 헷갈릴 때는 움직임의 주체를 살피면 됩니다. 곧, 스스로 그렇게 했으면 '부딪치다'를 쓰고 남에 의해 그렇게 되었으면 '부딪히다'를 씁니다.
뒤집어 말하면 부딪쳤으면 내 잘못이고, 부딪혔으면 네 잘못입니다. ^^*
아침부터 너무 헷갈리게 했나요? 그냥 한번 씩 웃고 넘어가시는 게 어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애먼 사람 잡지 않길...]
결국, FTA를 하는군요. FTA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상호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하자는 협정이지만, 그 협정이 미치는 영향은 무역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날 겁니다. 제발 애먼 사람 잡는 일이 없기만을 빌고 빌 뿐입니다.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거나 엉뚱하게 느껴지는'이라는 뜻의 관형사가 '애먼'입니다. 애먼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다, 애먼 짓 하지 마라, 해야 할 일은 제쳐 놓고 애먼 일을 붙들고 있다처럼 씁니다. 흔히 '엄한 데 와서 왜 그래?', '어만 사람 잡지 마.'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애먼 데 와서 왜 그래?', '애먼 사람 잡지 마.'라고 쓰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비슷한 낱말로 애매하다가 있습니다.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억울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입니다. 괜스레 엉뚱한 사람 꾀서 애매하게 만들지 마라처럼 씁니다. 애매하다의 준말이 앰하다입니다.
FTA가 미국이 애먼 데 와서, 애먼 사람 붙들고, 애먼 짓을 하다, 애먼 사람 잡는 앰한 짓이 아니기만 빌고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