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할 수 없는 걸 소유하려 하지 말라>
조건에 의하여 생겨난 것은 마침내 소멸하고야 만다. 인간이 욕망하는 모든 대상은 조건에 의해 생겨났다 소멸한다. 욕망의 대상은 잠시 그럴 듯이 보이다가 이내 사라진다. 그것은 언제나 기대와 어긋나고 내 수중을 벗어난다. 그래서 욕망의 대상은 애만 태우며 잡히지 않다가 그림자처럼 사라지는 미인과 같다. 소멸하고야 말 대상을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붙잡을 수 없다. 왜? 그것은 손아귀로 공기를 잡으려는 것과 같고, 물을 움켜쥐려 하는 짓과 같아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지고 싶은 것, 소유하고 싶은 것, 탐나는 것, 나의 것으로 삼아 영원히 내 곁에 두고 싶은 대상은 그 자체가 텅 빈 것인데 내가 거기에다 내 욕망을 투사하니까 그것이 그렇게 탐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없는 것, 텅 빈 것을 소유하려는 열망을 渴愛갈애, 갈증난 욕망이라 한다. 法법은 緣起所生연기소생이기에 無自性무자성이며 空공이라는 말은 대상은 애초부터 소유할만한 건덕지가 전혀 없으며, 소유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니 법을 본다는 말은 대상을 욕망하지 말라, 대상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애초에 없는 것을 어떻게 소유한단 말인가? 물고기가 물을 소유한다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나는 새가 하늘을 소유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나무가 땅을 점유하고 자기 소유라고 주장하는 일이 있는가? 물고기와 새와 나무는 소유하지 않아도 모두 조화롭게 잘 살아가지 않는가? 너는 세상을, 삶을 너의 것으로 소유하는가? 소유하려 하기에 삶은 짐이 되고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첫댓글 스님, 좋은 말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