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9의거는 이 나라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대한 계기다. 이에 대한 철저한규정 없이는 이 민족의 불행한 운명을 도저히 만회할 길이 없다. 이 비상 시국에 대처하여 우리는 이제 전국 대학 교수들의 양심에 호소하여 아래와 같이 우리의 소신을 선언한다.
1. 마산, 서울 기타 각지의 학생 데모는 주권을 빼앗긴 국민의 울분을 대신하여 궐기한 학생들의 순진한 정의감의 발로이면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는 민족 정기의 표현이다.
2. 데모를 공산당의 조종이나 야당의 사주로 보는 것은 고의의 곡해이며 학생들의 정의감의 모독이다.
3. 평화적이요 합법인 학생 데모에 총탄과 폭력을 기탄없이 남용하여 대량의 유혈, 참극을 빚어낸 경찰은 '민주와 자유'를 기본으로 한 국립 경찰이 아니라 불법과 폭력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는 일부 정치 집단의 사병이었다.
4. 누적된 부패와 부정과 횡포로서의 민족적 대참극, 대치욕을 초래케한 대통령을 위시하여 국회 의원 및 대법관 등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지 않으면 국민과 학생의 분노는 가라앉기 힘들 것이다.
5. 3·15선거는 불법 선거이다. 공명 선거에 의하여 정, 부통령 선거를 다시 실시하라.
6. 3·15부정' 선거를 조작한 주모자들은 중형에 처해야 한다.
7. 학생 실상의 만행을 위에서 명령한 자 및 직접 하수자는 즉시 체포 처형하라.
8. 모든 구속 학생은 무조건 석방하라. 그들 중에 파괴 또는 폭행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동료 피살에 흥분된 비정산 상태하의 행동이요, 폭행 또는 파괴가 그 본의가 아닌 까닭이다.
9. 정치적 지위를 이용 또는 권력과 결탁하여 부정 축재한 자는 관, 군, 민을 막론하고 가차없이 적발, 처단하여 국가 기강을 세우라.
10. 경찰은 학원의 자유를 보장하라.
11. 학원의 정치 도구화를 배격한다.
12. 곡학 아세하는 사이비 학자와 정치 도구화하는 소위 문인, 예술인을 배격한다.
13. 학생 제군은 38선 넘어 호시탐탐하는 공산 괴뢰들이 군들의 의거를 선전에 이용하고 있음을 경계하라.그리고 이남에서도 반공의 이름을 도용하던 방식으로 군들의 피의 효과를 정치적으로 악이용하려는 불순 분자를 조심하라.
14. 시구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국가의 장래를 염려하여 학생들은 흥분을 진정하고 이성을 지켜 속히 학업의 본분으로 돌아오라.
- 단기 4293년 4월 25일, 대학교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