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던져진 삶으로 생의 밑바닥을 한번 쯤 쳐본 사람이라면
그리하여 그 바닥을 딛고 스스로 일어선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일어난 따뜻한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번들거리던 탐욕의 눈빛 거두어져서 순하고 맑아지리
그런 줄만 알았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어찌하겠는가.
운명으로 체념하기에는 너무 슬픔의 무게가 가혹하다.
세월호뿐이겠는가. 폭격당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들과 말레이항공기 뿐이겠는가.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듣다가
불쑥불쑥 뒤틀린 세상의 일들이 튀어나온다
고요한 수면이 깨진다
내 얕은 강물의 깊이가 파문에 휘청거린다
마당에 나가 비갠 하늘을 보다가 긴 숨을 들이키다가
눈을 돌렸다
덩굴 수북해진 거기 애호박과 고추들
자연이 내게 준, 내 땀방울이 조금 깃든 생명의 양식
이제 입안에 호박냄새가 물리도록
애호박나물들과 호박국이, 새우젓을 넣고 만든 애호박 찜이
밥상 위에 오르겠지.
그래 저 순한 애호박을 먹고 순한 생각을 하고
저 독이 오를대로 오른 매운 고추를 먹고 독한 생각도 하고 .....
첫댓글 무식한 대한민국 "진지빨지 말고 책 치워라." 제목을 보고 무슨 말일까하고 기사를 읽어 보았지요. 독하고 순하게 커나갈수 있도록 곁에서 봐주고 손잡아주고 해야겠습니다. 나도 너무 무식하다!
시인님은...
소박한 자연에서 답을 얻고... 위안을 받는 모습이 역쉬^^
찌는 무더위에 늘...건강 유의하소서^^
깻잎과 상추 몇 장 따면서
난 왜 독한 생각을 못했을까
땡초를 챙기질 못했네요...
답답한 세상 스스로 위안으며 견디는 것이죠...리기시작 했으니 물리도록 드시겠습니다. 그래둥 맛난 호박이네요.^^*
호박
순한 생각도 하고 독한 생각도 해야
삶이 적절 하더라고요..
그럭저럭 사는거지요~
어제 세월호 100일.시청광장은 장대비 쏟아지고 새벽 3시반에야 행사가 마무리 됐다지요.
오늘 광주에 오기로 한 문재인 의원 보러 수완지구에 갔는데 어제 넘 늦은 행사로 인해 취소되었다고.ㅠㅠ
모밀국수 한그릇으로 점심 때우고 왔어요.
순하고 독한거 없이 담백하게^^
호박넝쿨과 동그란 애호박을 보니까 작년 생각이 나네요.
처음 뒷마당에 심어본 호박.. 잘 자라서 호박이 두개 열렸는데
어느날 보니 모두 누군가 가져갔더군요. 그 빈자리가 ...
순하다 금새 독해집니다.전혀 해독이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호박과 고추를 먹고 살아온 이땅의 민초들
온몸에 그 기운 퍼져
평소엔 호박처럼 순박하지만
그게 본성이지만
외부의 못된 자극이 오면
고추는 독하게 일어서는 법~
순하게 독하게 내 모습
누군가는 순하게 보고
누군가는 독하게보고
독하게~~순하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사는듯
독하거나 독하지 못하거나....
급작스리 우울증으로 죽어간 성깔있던 딸래미가 주변에 있어 이리저리 사색의 창에 집중력 떨어지고...
너울성 파도가 머무는 무절제의 바다!바다!
순한 사람일수록 독할때 제대로 독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본래 땡초 아니래도
독하게 익으며 매서워지다보면
꽃피는 날도 오려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