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 테세우스는 그 공로로
크레타의 둘째공주 페드라와 결혼한다
그러나 페드라는 테세우스의 전처소생인 히폴리토스에게 반해 사랑을 고백하고 거절당하자
히폴리토스에게 누명을 씌우고 자살한다
이 사건으로 아버지에게 벌을 받은 히폴리토스는 전차를 몰고 해변을 질주하다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는다
Phaedra는 의붓아들을 사랑한 신화의 비극을 기반으로 만든 그리스 영화다
주인공 페드라를 연기한 멜리나 메르쿠니는 군부독재에 항거한 그리스의 민중가수로 문민정부에서 문화부장관을 지냈으며
이 영화를 감독한 줄스 대씬과는 부부사이다
88올림픽때 한국을 방문했었고 지난 1994년 타계했다
스토리만 보자면 매우 진부한 삼류소설과도 같지만
산토리니 해변의 절경과 테오도라키스의 음악이 이 영화를 살렸다
선박재벌의 딸 페드라는 이혼남인 타노스와 정략결혼을 하지만
타노스의 전처아들 알렉시스에게 사랑을 느껴 남편에게 사실을 고백한 나머지 알렉시스는 집에서 쫒겨난다
함께 떠나자는 페드라에게 알렉시스는 냉정하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죽었으면 좋겠어요, 난 이제 겨우 24살에 불과하다구요"
아버지한테 흠씬 두들겨맞고 집을 나온 알렉시스는
에스터 마틴을 몰고 산토리니 해변을 질주한다
바흐의 음악을 틀어놓고 울부짖다 포세이돈의 신전이 있는
수니온곶(Cape)의 절벽으로 떨어져 죽는다
페드라 또한 수면제를 들이키고 자살한다
안나 카레리나/살로메/엠마뉴엘/채탈리부인/롤리타/에바 페론...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런던에서 처음 만나 비오는 파리에서 불붙어버린 의붓아들과 새엄마의 사랑
안소니 퍼킨스의 피아노에 맞춰 메르쿠니가 불렀던 사랑의 테마가 이들의 앞날을 암시한다
사랑의 테마 Se Potisa Rodostamo
나는 당신께 장미수를 주었지만, 당신은 내게 독약을 주었네
흑백필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농담 짙은 화면이 바흐의 음악과 함께 빛을 발한 희대의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