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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안에서 선교사들이 펼치는 활동에 관한 인류복음화성 장관이신 2019년 11월 30일은 베네딕토 15세께서 선교사의 복음 선포 사명에 대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시려는 교황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Maximum Illud)의 반포 1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베네딕토 15세 교황님께서 ‘무익한 대학살’1) 이라 정의 내리신 그 참담했던 세계 대전이 종식되고, 1919년에 교황님께서는 세계의 선교를 복음적으로 쇄신할 필요를 인식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온갖 식민주의의 허물을 벗은 선교, 많은 참사를 불러일으킨 민족주의와 팽창주의의 의도를 떨쳐 버린 선교로 거듭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교회는 보편 교회입니다. 그래서 그 어떤 민족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2) 베네딕토 15세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거룩한 삶과 선행으로 주 예수님을 선포하고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선교 활동의 유일한 목적인만큼 어떠한 형태의 이해타산도 거부하라고 권고하셨습니다. 베네딕토 15세께서는 이렇게 만민 선교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북돋워 주시며, 그 시대에 통용되는 개념과 의사소통 수단을 활용하시어 특히 성직자에게 선교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 주시고자 노력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선교 임무는 예수님의 이 항구한 초대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주님의 이 명령을 따르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일깨워 주듯, 교회의 ‘필수적인 임무’3)입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교회입니다.”4) “복음화는 참으로 교회의 고유한 은총이고 소명이며, 교회의 가장 깊은 본성입니다. 교회는 복음화를 위해 존재합니다.”5) 이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교회는 이러한 본성에 충실하여야 하고, 모든 이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살아 계신 구세주, 구원의 자비로 선포하여야 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인도되는 교회는 바로 그리스도께서 가신 그 길을 따라 걸어가야 합니다. 곧 가난과 순명과 봉사의 길, 또 죽음에 이르는 자기 희생의 길을 가야 합니다.”6) 그렇게 할 때에 교회는 참으로 주님을 ‘형제애와 진실과 평화의 정신으로 가득 차 있고 모든 사람이 열망하는 새로운 인간의 전형’7)으로 선포할 수 있습니다. 거의 100년 전에 베네딕토 15세께서 마음에 품고 계시던 염원과 50여 년 이전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서가 일깨워 준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처럼 오늘날에도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전달하도록 그리스도께서 파견하신 교회는 아직도 방대한 선교 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8) 이와 관련하여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교회에 위임된 구세주 그리스도의 사명은 아직 완수되지 아니하였습니다. …… 인류에 대한 총체적인 전망에서 보면, 이 사명은 여전히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고, 따라서 우리는 이 사명 수행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9) 따라서 저는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하신 권고에 다시금 모든 사람의 관심을 모으고자 합니다. “교회가 선교 노력을 새롭게 해 줄 것을 권유합니다.” 분명히 선교 활동은 “교회를 새롭게 하고, 신앙과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을 강화시켜 주며,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자극을 줍니다. 신앙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 견고해집니다. 교회가 보편적 사명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백성들의 새로운 복음화를 고무하고 뒷받침해 줄 것입니다.”10)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3차 정기 총회에서는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에 관하여 성찰하였습니다. 그 결실인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통하여 저는 이 시급한 소명을 다시 한번 온 교회에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그리스도에게서 멀어진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리에게 인식시키고자 하셨습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교회의 첫째가는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날에도 선교 활동은 교회의 가장 큰 도전’이고 ‘선교 임무는 우선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이러한 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바로 선교 활동이 모든 교회 활동의 패러다임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11) 저는 이러한 도전이 언제나 시급한 것임을 확신합니다. “[선교 활동은] 프로그램 차원의 의미를 지니며 중요한 귀결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저는 모든 공동체가 사목적 선교적 쇄신의 길로 나아가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온 세상에서 ‘지속적인 선교 자세’를 유지하도록 합시다.”12)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용기를 내어 두려움 없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 선택’”을 시작합시다. 그리하여 “교회의 관습과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가 자기 보전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목 쇄신을 요구하는 구조 개혁은 이러한 의미에서만 이해될 수 있습니다. 곧 모든 구조를 더욱 선교 지향적으로 만들고, 모든 차원의 일반 사목 활동을 한층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것으로 만들며, 사목 일꾼들에게 ‘출발’하려는 끊임없는 열망을 불러일으켜, 예수님께서 우정을 맺도록 부르신 모든 이에게서 긍정의 대답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오세아니아 주교들에게 하신 말씀처럼,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쇄신이 교회 안에서만 끝나지 않으려면 선교를 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13) 교황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는 예언 정신과 복음적 담대함을 지니고 국경을 뛰어넘어, 교회의 보편 사명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증언할 것을 권고합니다. 다가오는 교황 교서 반포 100주년은, 온갖 형태로 교회 안에 안주하고, 안전지대에 숨어 자기 자신 안에 갇혀 있으며, 사목적 비관주의에 빠지고, 과거에 대한 쓸 데 없는 향수에 젖는 등 반복되는 유혹을 극복하는 기회가 되기를 빕니다. 이로써 우리가 그러한 유혹들 대신에 복음의 새로움에 기뻐하며 자신을 열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는 전쟁의 비극으로 분열되고, 차이를 강조하며 분쟁을 조장하는 해로운 경향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용서가 죄를 이기고 생명이 죽음을 물리치며 사랑이 두려움을 정복하는 기쁜 소식이 이러한 우리 시대 안에서 새로운 열정으로 세상에 선포되어, 모든 이에게 믿음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으로 인류복음화성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 서한을 통해 2019년 10월에 특별 전교의 달을 거행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는 만민 선교 의식을 함양하고 다시금 새로운 열정으로 교회 생활과 사목 활동을 선교적으로 변모시키려는 목적입니다. 2018년 10월 전교의 달을 통해서도 이 특별 전교의 달을 잘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신자가 복음 선포에 참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신자 공동체 안에 선교와 복음화의 열정이 자라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교를 향한 사랑, 곧 “예수님을 향한 열정이며 또한 그분 백성을 향한 열정”인 선교를 향한 사랑이 더욱더 굳건해지기를 바랍니다!14)
친애하는 형제 추기경님, 저는 추기경님과 추기경님이 이끄시는 인류복음화성과 교황청 전교기구에 이 특별 전교의 달을 준비할 임무를 맡깁니다. 특히 이 준비 활동은 개별 교회,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 단체, 운동, 공동체, 기타 교회 기구들의 의식 고양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특별 전교의 달이 깊고 풍성한 은총의 기회가 되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여러 계획들을 증진하고 무엇보다도 -선교의 얼인- 기도를 강화하며 복음 선포를 증진하게 되기를 빕니다. 교회 사명에 관한 성서적 신학적 성찰, 그리스도인의 애덕 활동, 교회들 간의 협력과 연대의 실천을 증진함으로써 선교 열정이 우리 안에 되살아나고 사그라지지 않기를 빕니다.15)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주>
<원문 Lettera del Santo Padre Francesco in Occasione del Centenario Della Promulgazione della Lettera Apostolica Maximun Illud sull’Attivita Svolta dai Missionari nel Mondo, 2017.10.22.> 여러 언어: To my Venerable Brother
On 30 November 2019, we will celebrate the hundredth anniversary of the promulgation of the Apostolic Letter Maximum Illud, with which Pope Benedict XV sought to give new impetus to the missionary task of proclaiming the Gospel. In 1919, in the wake of a tragic global conflict that he himself called a “useless slaughter,”[1] the Pope recognized the need for a more evangelical approach to missionary work in the world, so that it would be purified of any colonial overtones and kept far away from the nationalistic and expansionistic aims that had proved so disastrous. “The Church of God is universal; she is not alien to any people,”[2] he wrote, firmly calling for the rejection of any form of particular interest, inasmuch as the proclamation and the love of the Lord Jesus, spread by holiness of one’s life and good works, are the sole purpose of missionary activity. Benedict XV thus laid special emphasis on the missio ad gentes, employing the concepts and language of the time, in an effort to revive, particularly among the clergy, a sense of duty towards the missions.
That duty is a response to Jesus’ perennial command to “go into the whole world and proclaim the Gospel to every creature” (Mk 16:15). Obeying this mandate of the Lord is not an option for the Church: in the words of the Second Vatican Council, it is her “essential task,”[3] for the Church is “missionary by nature.”[4] “Evangelizing is in fact the grace and vocation proper to the Church, her deepest identity; she exists in order to evangelize.”[5] The Council went on to say that, if the Church is to remain faithful to herself and to preach Jesus crucified and risen for all, the living and merciful Saviour, then “prompted by the Holy Spirit, she must walk the same path Christ walked: a path of poverty and obedience, of service and self-sacrifice.”[6] In this way, she will effectively proclaim the Lord, “model of that redeemed humanity, imbued with brotherly love, sincerity and a peaceful spirit, to which all aspire.”[7]
What Pope Benedict XV so greatly desired almost a century ago, and the Council reiterated some fifty years ago, remains timely. Even now, as in the past, “the Church, sent by Christ to reveal and to communicate the love of God to all men and nations, is aware that there still remains an enormous missionary task for her to accomplish.”[8] In this regard, Saint John Paul II noted that “the mission of Christ the Redeemer, which is entrusted to the Church, is still very far from completion,” and indeed, “an overall view of the human race shows that this mission is still only beginning and that we must commit ourselves wholeheartedly to its service.”[9] As a result, in words that I would now draw once more to everyone’s attention, Saint John Paul exhorted the Church to undertake a “renewed missionary commitment”, in the conviction that missionary activity “renews the Church, revitalizes faith and Christian identity, and offers fresh enthusiasm and new incentive. Faith is strengthened when it is given to others! It is in commitment to the Church’s universal mission that the new evangelization of Christian peoples will find inspiration and support.”[10]
In my Apostolic Exhortation Evangelii Gaudium, drawing from the proceedings of the Thirteenth Ordinary General Assembly of the Synod of Bishops, which met to reflect on the new evangelization for the transmission of the Christian faith, I once more set this urgent summons before the whole Church. There I wrote, “John Paul II asked us to recognize that ‘there must be no lessening of the impetus to preach the Gospel’ to those who are far from Christ, ‘because this is the first task of the Church.’ Indeed, ‘today missionary activity still represents the greatest challenge for the Church’ and ‘the missionary task must remain foremost.’ What would happen if we were to take these words seriously? We would realize that missionary outreach is paradigmatic for all the Church’s activity.”[11]
I am convinced that this challenge remains as urgent as ever. “[It] has a programmatic significance and important consequences. I hope that all communities will devote the necessary effort to advancing along the path of a pastoral and missionary conversion that cannot leave things as they presently are. ‘Mere administration’ can no longer be enough. Throughout the world, let us be ‘permanently in a state of mission.’”[12] Let us not fear to undertake, with trust in God and great courage, “a missionary option capable of transforming everything, so that the Church’s customs, ways of doing things, times and schedules, language and structures can be suitably channeled for the evangelization of today’s world rather than for her self-preservation. The renewal of structures demanded by pastoral conversion can only be understood in this light: as part of an effort to make them more mission-oriented, to make ordinary pastoral activity on every level more inclusive and open, to inspire in pastoral workers a constant desire to go forth and in this way to elicit a positive response from all those whom Jesus summons to friendship with himself. As John Paul II told the Bishops of Oceania, ‘All renewal in the Church must have mission as its goal if it is not to fall prey to a kind of ecclesial introversion.’”[13]
The Apostolic Letter Maximum Illud called for transcending national boundaries and bearing witness, with prophetic spirit and evangelical boldness, to God’s saving will through the Church’s universal mission. May the approaching centenary of that Letter serve as an incentive to combat the recurring temptation lurking beneath every form of ecclesial introversion, self-referential retreat into comfort zones, pastoral pessimism and sterile nostalgia for the past. Instead, may we be open to the joyful newness of the Gospel. In these, our troubled times, rent by the tragedies of war and menaced by the baneful tendency to accentuate differences and to incite conflict, may the Good News that in Jesus forgiveness triumphs over sin, life defeats death and love conquers fear, be proclaimed to the world with renewed fervour, and instil trust and hope in everyone.
In the light of this, accepting the proposal of the Congregation for the Evangelization of Peoples, I hereby call for an Extraordinary Missionary Month to be celebrated in October 2019, with the aim of fostering an increased awareness of the missio ad gentes and taking up again with renewed fervour the missionary transformation of the Church’s life and pastoral activity. The Missionary Month of October 2018 can serve as a good preparation for this celebration by enabling all the faithful to take to heart the proclamation of the Gospel and to help their communities grow in missionary and evangelizing zeal. May the love for the Church’s mission, which is “a passion for Jesus and a passion for his people,”[14] grow ever stronger!
I entrust you, venerable Brother, the Congregation which you head, and the Pontifical Missionary Societies with the work of preparing for this event, especially by raising awareness among the particular Churches, the Institutes of Consecrated Life and Societies of Apostolic Life, and among associations, movements, communities and other ecclesial bodies. May the Extraordinary Missionary Month prove an intense and fruitful occasion of grace, and promote initiatives and above all prayer, the soul of all missionary activity. May it likewise advance the preaching of the Gospel, biblical and theological reflection on the Church’s mission, works of Christian charity, and practical works of cooperation and solidarity between Churches, so that missionary zeal may revive and never be wanting among us.[15]
From the Vatican, 22 October 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