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한 따뜻한 공간의 기록

[제일송팀장.]

고양이와 함께한 따뜻한 공간의 기록, 옥인빌라 라이프

집이 아니라 동네를 샀다는 부부를 만났다. 옥인빌라 작은 집에서 매일 정감이 깃든 동네의 서정적 라이프를 누리며 살아가는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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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빌라 3층집의 주인 가운데 하나인 영국이. 브리티시 숏헤어 품종이어서 영국이란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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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빌라는 1979년에 지어져 35살이 넘은 건물이다. 세월이 느껴지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이렇듯 반전의 공간, 강렬한 파란 현관문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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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9년 차인 장인성, 이현주 부부. 20대 시절 인터넷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다 서로의 작품이 마음에 들어 친구가 되었을 만큼 감성이 통하는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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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가구와 조명이 어우러진 거실 라운지는 부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몰딩 없이 각이 딱 맞아떨어지는 천장은 남편 인성 씨가 치밀하게 현장 감식을 한 덕분에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바닥의 헤링본 패턴과 나무 갤러리 창까지도 모두 부부가 직접 제안해서 시공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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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장을 열자 사진 동호회 활동을 했던 부부의 관심사를 알 수 있는 빈티지 카메라들이 나타났다.

부부의 열 번째 집, 옥인빌라 이야기

당신은 지금 거주하는 집을 사랑하는가,라는 물음에 긍정적 답변을 내놓을 이가 몇이나 될까. 지난해 7월 옥인빌라의 79m²(24평) 집으로 이사한 결혼 9년 차 장인성, 이현주 부부는 열 번의 이사 끝에 비로소 진정 사랑하는 집을 찾은 이들이다. "남편과 저, 둘 다 집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결혼하고 열 번이나 이사를 감행한 것은 경제적 이유도 있었지만 진짜 우리가 좋아하는 집을 찾아 헤맨 결과이기도 해요. 그러다가 서촌의 정감 있는 동네 분위기에 반해 옥인동에 정착하게 된 거고요."

논리적으로 과정을 설명하는 아내 이현주 씨는 홍대의 유명한 카페 병원 '제너럴 닥터'의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업무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이. 남편 장인성 씨는 이름에서부터 만만치 않은 아우라가 느껴지는 회사 '우아한 형제들'에서 일하는데, 이곳은 오프라인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겨온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중이며, 가장 성공한 모바일 벤처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창의적 업무를 하는 직업 특성에서 알 수 있듯 부부는 만만치 않은 감각을 소유한 이들이다. 그런데 부부가 비로소 열 번째로 만난 내 집에서 구현하고 싶었던 건, 그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둘 다 공통적으로 집은 재산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나를 반영하는 그릇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집이 아니라 무려 동네를 산다는 기분으로 집을 골랐다고 하는데, 이상의 제비다방, 윤동주의 하숙집 같은 역사적 이야기가 스민 공간들을 만날 수 있고, 예기치 않은 곳에서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은 공방들도 만나는 옥인동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인간적인 의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너럴 닥터에서 30분 동안 찬찬히 진행되는 진료를 받아본 이라면, 그리고 첨단을 기반으로 신나고 재미난 일들을 벌이는 우아한 형제들의 철학을 아는 이라면 쉬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서울 한가운데서 만나는 정감 있는 동네, 아날로그의 향수를 간직한 동네가 부부에게는 진정 최고의 가치를 지닌 곳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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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고양이들을 위해 안방문을 특별한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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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한 안방에 화장대부터 책장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았다.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으로 고치다

회사는 다르지만 마케터로서의 업무를 맡고 있는 부부는 취향이 맞고, 둘 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일에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들이다. 집을 어떻게 고칠지 부부가 직접 디자인하고 결정하는 것은 당연했는데, 무엇보다 동거인(!)들의 안위가 중요했다.

"아내가 미혼 시절부터 기르던 아이들과 우리가 함께 입양한 막내 영국이까지 저희 집엔 고양이가 네 마리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우리가 여러 번 이사를 다니는 동안 진짜 고생이 많았어요. 옥인동 하우스로 오면서는 함께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죠." 집을 찬찬히 둘러보니 부부가 이들 동거인들을 얼마나 섬세히 아끼는지 알아챌 수 있었다.

거실 쪽 창문 밖으로 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베란다를 만들어준 것은 물론, 안방문 하단에는 고양이 문이 뚫려 있고, 심지어 수납장 밑에 화장실까지 만들어주어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으며 볼일을 볼 수 있게 했다. 더하여 부부의 풍류 라이프를 위한 공간도 충분히 멋스러웠다. 방 세 개였던 공간을 안방만 남기고 모두 터서 라운지 개념의 넉넉한 거실을 만들었는데, 덕분에 친구 좋아하는 인성 씨는 요즘 매주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뒷산을 바라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베란다 히노끼 욕조는 진짜 탐나는 공간이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작은 공간에서도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반증과 같달까. 10년을 산 집처럼 편안하지만, 북유럽식 미감이 곁들여지고 귀여운 고양이들이 온기를 더해주는 집. 부부를 꼭 닮은 집을 구경한 덕분에 자신이 사랑하는 공간에 머무는 기쁨이 어느덧 전해지는 듯하였다. 10년 뒤에도 어제 단장한 집처럼 멋진 옥인동 하우스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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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끼 욕조에서의 반신욕은 부부가 최고라 칭하는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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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촬영이 힘들었는지 자신의 베란다로 피신 나간 영국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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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없앤 대신 거실 맞은편 벽에 전면장을 짜 넣고 옷장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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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고양이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디자인한 고양이 화장실 공간이다. 수납장 밑을 열면 화장실이 나오는데, 손님 왔을 때도 집이 훨씬 단정해 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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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나무로 싱크대를 짜 넣어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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