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언론인클럽 발행 인천저널 기고문>
‘민선 6기 1백일을 맞으며- 지난 4년 주민과 함께한 성과 이어’
인천광역시 부평구청장 홍미영
부평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하여 ‘멈추지 말고 계속 가라’는 부평구민의 명을 받아 재선 청장으로서 민선6기의 문을 연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20여 년 전, 구의원으로, 시의원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 주셨고, 민선5기에 이어 민선6기의 부평구를 책임지도록 맡겨 주신 구민 여러분께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며 시작한 날들이다.
그 사이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열렸고, 올해로 18회를 맞는 부평풍물축제는 70만 명이 즐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거리축제로 치렀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평지하상가는 100억원이 넘는 자체 예산을 들여 쾌적한 모습으로 새 단장을 했다. 침침했던 부평시장로터리지하상가는 새로 입점한 ‘청년문화상점’의 창의와 패기 넘치는 젊은 상인들로 한결 밝아졌다. 부영공원의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일도 60억원의 국방부 예산을 확보하고 문화재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체험하며 대응훈련을 하는 인천 유일의 재난안전체험관 시설을 대폭 보강하려고 국시비 7억원을 확보했다.
새로운 출발에 여전히 발목을 잡는 게 있다. 최근 정부의 ‘담뱃세 인상’ 논란에서 보듯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적인 구조는 여전한데 지방세수에 대한 배려는 없다. 그런데도 기초단체가 떠안아야할 정부의 복지 관련 사업비는 되레 늘어날 전망이다. 복지 관련 예산만 총 예산의 60%에 달하는 이 팍팍한 형편을 해소하기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겠지만, 우선 지난 4년과 마찬가지로 주민과 함께 슬기롭게 풀어갈 것이다.
또 깊이 우려되는 것은 집들이 낡아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문제이다. 전국 어느 곳보다 열악하고 위험한 이 지역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LH가 사업성을 이유로 계속 미루고 있기에 걱정이 많다. 수년전 수백억원 예산과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놓고도 이제 와서 사업상 손익 계산만으로 사업을 지연하는 모습이 과연 대한민국 최대 공기업이라 할 수 있을지 답답할 따름이다.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그 걱정에 지금은 아예 그 지역에 월세 단칸방을 얻어 지내며 해결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11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동네 공부방에서 먹고 자며 지냈던 경험에 이어 두 번째로, 올해로 220 여일째이다. 뭘 그렇게까지 힘들게 하냐고들 하지만, 주민들은 위험한 곳에 사는데 혼자 다리 펴고 편안히 잘 수 없는 일이다.
지난 봄 LH공사 이재영 사장에게 조속한 사업추진을 촉구한다는 편지(4.14)를 보내고 이틀 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생각할수록 가슴 저미는 그 참사를 겪으며, 그간 우리 사회가, 우리 행정이 ‘돈’을 앞세우면서 ‘가치’를 상실했다는 점을 느끼고 깊이 반성했다. 그럼에도 LH공사는 이 시점까지도 ‘돈’을 앞세우고 있으니 주민안전에 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민선 6기 행정에 지난 4년 동안 추구해 왔고, 앞으로 4년간 지향해야 할 기본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려 한다.
보다 정의롭고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사회, 안전하고 쾌적한 삶이 보장되는 사회, 아이들의 꿈이 보장되는 사회, 바로 지금의 성장 뿐 아니라 미래까지 더 멀리 더 넓게 바라보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바로 부평구가 추구해야 할 가치인 것이다.
(지난 4년간 심각한 재정난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절약했다. 모든 살림살이를 공개해 주민의 이해를 구했다. 눈에 번쩍, 귀에 솔깃한 선심성 행정보다는 어디까지나 원칙과 책임에 입각하여 우직하게 정도를 걸으며 일했다.
바람 부는 날에도 비오는 밤에도 동네골목 행정하며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 밀착해서 행정을 했던 사람 중심의 행정을 했다.
무엇보다 ‘사람’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가운데 공공갈등조정관제 등 부평구가 앞장서 했던 행정 아이디어들은 지금 전국의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부평구가 지난 4년 해왔던 일들은 보고서로 엮어져 국제기구 GRE에 등재되었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 있는 일이다.)
#. 민선6기 취임선서를 하며 부평구민께 7가지 약속을 했다.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안심도시를, 일하는 행복이 있는 경제도시 부평을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 마음이 풍요로운 배움 도시로, 늘 따뜻한 복지도시로, 참여하는 환경도시로 부평을 가꾸어가는 일에 힘을 쏟겠다고 선서했다. 구민과 함께하는 희망있는 미래도시를, 투명한 행정도시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책임지는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대안경제인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부평역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다양한 부평형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인천 최초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올해 인천무형문화재 31호로 지정받은 ‘부평두레놀이’나 부평풍물축제를 잘 가꾸어 가겠다.
지역아동센터와 학교 및 복지관 등 동네 네트워크를 튼튼히 운영하여 사각지대 없는 복지 안전망이 작동하도록 만들며 통・반장이 복지도우미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전문교육을 할 것이다.
굴포천 국가하천화에 힘을 쏟고, 굴포천 상류의 복원방안이 인천시 도시 발전 계획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시민・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 역사성과 환경성을 고려한 부평미군부대 활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원도심지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시재생사업을 활성화하겠다. 마을 단위의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내실 있게 펼쳐볼 구상이다.)
# 이 모든 일이 사회통합에 기여하는지,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지, 생활환경이 악화되지 않는지,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지 살피며 추진하려 한다.
이제 민선6기는 쇠락한 원도심의 한 도시가 아니라 인천최대자치구로서의 진면목을 보이며 맏이구로서 인천 지속가능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다. 전국의, 아니 전 세계 지방자치단체에서 배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범적인 지속가능발전 도시를 꿈꾼다.
#. 취임 100일 지나며 가을이 익어간다. 부평구민이 선정한 가을 대표글귀를 읽어본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저안에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장석주, 대추 한 알) 온갖 풍상 잘 이겨온 우리 구민들의 삶에도 잘 익은 대추같은 결실 있을 것이다. 구민들의 생활을 돌보는 우리 부평구청도 그런 결실 거두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