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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기억과기록] “참사 직전, ‘엄마는 소중해’ 메모 남긴 딸.. 답장 못해서 너무 미안해”
MBC라디오입력 2024. 2. 23. 10:25수정 2024. 2. 23. 10:27
<박태월 씨 (10.29 참사 희생자 서수빈 어머니>
-오체투지, 159배까지 했는데.. 거부권 행사 후 너무 힘들어
-결혼 12년 만에 얻은 늦둥이.. 학교 생활과 알바 함께 하던 야무진 외동딸
-참사 일주일 전 책 선물한 딸.. 뒤늦게 열어보니 메모와 하트
-아직도 인정하기 어려운 현실.. 특별법 안 끝났다고 믿고 하루하루 버틸 것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박태월 씨 (10.29 참사 희생자 서수빈 씨 어머니)
☏ 진행자 > 오늘 만나볼 분은 희생자 서수빈 씨의 어머니 박태월 씨입니다. 어머님 나와 계시죠?
☏ 박태월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어머님, 그리고 아버님 모두 지금 삭발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 박태월 > 네, 저희가 애기 아빠 같은 경우는 한참 전부터 삭발을 시작했고요. 저는 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아버님께서 그러니까 몇 달째 지금 삭발 상태를 유지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 박태월 > 네, 맞아요.
☏ 진행자 > 왜 계속 삭발을 하고 계시는 걸까요?
☏ 박태월 > 저도 그렇고 여러 가지 마음인 것 같아요. 너무 가엽고 너무 보고 싶고 너무 미안 그런 마음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그래요. 어머님 같은 경우는 얼마 전에 이태원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면서 유족 분들이 삭발하신 적 있잖아요. 혹시 그때 같이 삭발을 하셨던 거고요?
☏ 박태월 > 네.
☏ 진행자 > 그래요. 이태원특별법 또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 지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지금 국회에 재표결만 지금 남겨두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 박태월 > 맞아요.
☏ 진행자 > 이 상황 지금 어떠세요? 지금 지켜보는 심경이 어떠세요? 어머님.
☏ 박태월 > 특별법 정말 이건 안 되거든요. 왜냐하면 저희가 오체투지나 159배 이런 건 사실 하지 말라는 그 의미거든요. 근데 이걸 대통령님이 하신 건 저희는 너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특별법 거부권 행사하고 나서 저희가 더 힘들어졌어요.
☏ 진행자 > 어떤 점에서요.
☏ 박태월 > 그래도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기대를 많이 해서 그나마 그거 통과되면 그나마 우리 애들 그래도 그나마 좀 억울한 부분을 조금 저희 부모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서 조금 마음이 위로가 됐는데, 그게 없어져버렸잖아요. 한순간에. 그래서 저희는 더 많이 지금 힘들어요.
☏ 진행자 > 그러게요. 재표결 결과 참 어떻게 나올지. 알겠습니다. 어머님 수빈 씨요. 결혼생활 12년 만에 어렵게 얻으신 따님이라고 들었어요.
☏ 박태월 > 네, 저희가 나이가 많거든요. 저희 아기 아빠랑 저랑 늦게 얻은 딸인데
☏ 진행자 > 말 그대로 늦둥이네요.
☏ 박태월 > 늦둥이라면 늦둥이지만 저희는 외동딸이거든요.
☏ 진행자 > 그러니까.
☏ 박태월 > 그래서 저희가 더 많이 힘든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애기 아빠 같은 경우도 그래서 더 삭발을 더 계속 언젠가 될지는 모르지만 계속 가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결국 12년 만에 정말 어렵게 얻은 자식인데, 처음 품에 안았을 때 혹시 그때의 어떤 느낌 계속 간직하고 계세요? 어머니.
☏ 박태월 > 또 눈물이 나려고 그래요. 그때는 세상을 다 안은 느낌이었어요. 정말, 정말 너무너무 소중하고 근데 이렇게 돼버려서 저희가 살아가는 힘이 다 없어져 버렸어요.
☏ 진행자 > 그래도 힘내셔야죠. 어머니. 어떤 따님이었어요? 수빈 씨.
☏ 박태월 > 저희 딸은 굉장히 야무졌어요. 학교 다니면서도 알바를 시간 내서 꼭꼭 알바를 하고,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항상 엄마 아빠한테 가족한테 뭐든지 챙겨주고 자기 일은 항상 열심히였어요. 그래서 저는 딸한테 뭐 얘기 할 필요가 없었어요.
☏ 진행자 > 본인이 스스로가 알아서 다 하는.
☏ 박태월 > 네.
☏ 진행자 > 따님과의 추억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어머니.
☏ 박태월 > 저희 딸이 알바를 해서 자기가 돈을 조금 모아놨나 봐요. 그래서 엄마 아빠랑 가족여행 가고 싶다고 가족여행 갔다 온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 진행자 > 그렇구나. 참사 직전에 수빈 씨가 책 선물을 해줬다고 들었는데 어떤 책이었어요?
☏ 박태월 > 참사 나기 전에 일주일 전에 저한테 엄마 책 읽어봐, 그러면서 책을 줬어요. 책 제목은 <엄마가 늘 여기 있을게>라는 책이거든요. 근데 제가 이 책을 읽고 저희 딸한테 얘기 못해줘서 그게 가슴에 지금 있어요. 그런데 제가 딸을 보내고 나서 이 책을 한 번 이렇게 봤어요. 근데 책 안에 저희 딸이 메모를 해놓은 게 있었어요. 근데 그 메모 내용이 ‘나에게 엄마는 소중한 존재야’ 그러면서 하트를 그려놨어요. 그래서 제가 딸한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그 말을 못 해줘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 진행자 > 어머님 그러면 이 방송을 통해서 따님에게 지금 답장을 전해주신다면.
☏ 박태월 > 사실 저는 지금 이게 인정이 잘 안 되거든요. 지금 현실이. 근데 답장하는 것도 사실 제가 인정이 안 되는데 제가 그래도 딸한테 하고 싶은 얘기는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엄마가 받기만 했고 해준 게 없어서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이태원특별법은 아직 안 끝났어요. 용기 잃지 마시고요. 낙담하지 마시고, 아직 안 끝났습니다. 어머님.
☏ 박태월 > 네, 저도 그렇게 믿고 하루하루 버틸 거예요.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어머님 용기 잃지 마시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태월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희생자 서수빈 씨 어머니 박태월 씨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