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 하면 못써
지금은 저녁 7시. 이 시각이면 갑천 하상도로도 퇴근차량으로 붐벼 가다 섰다를 반복한다. 큰 손자 기쁨이를 데리고 오는 날이면 이 때쯤 중촌동 옆 하상도로에 있게된다.
오늘은 우리 기쁨이가 기분이 무척 좋은가 보다. 유치원에서 배웠는지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율동과 함께 힘차게 부른다. 노래 마지막 부분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 할 때는 팔을 휘두르며 시위하듯 부른다.
또 할아버지도 같이 부르자고 한다.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하며,
기쁨이와 함께 팔을 흔들며 부른다.
기쁨이와 함께 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나니
낮에 있었던 피곤함과 힘들었던 것이
눈녹듯이 사라지고 기분이 상쾌하다.
"기쁨이! 좋겠다! 내일 외할머니한테 가니..."
"안 갈건데!"
하며 할아버지 눈치를 본다.
기쁨이는 외할머니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 외할머니한테 직접 전화를 걸어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런데 외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할아버지 때문에 기쁨이가 고민이 많은가 보다.
할아버지가 기쁨이를 보고싶어 할까 보아 그렇다. 그래서 외할머니 집에 갈 때면 항상 할아버지를 달래주곤 한다.
"할아버지! 기쁨이 보고 싶어도 참아! 기쁨이도 참고 갔다 올께!"
그런데 오늘은 아예 안간다고 하면서 할아버지 눈치를 살핀다.
"할아버지, 괞찮아! 갔다와!"
"........."
"두밤 자고 와! 할아버지 기다릴께!"
"아니야! 한밤만 자고 올꺼야!"
내일 금요일 저녁에 가서 일요일 날 오기로 되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이렇게 능청을 떨고 있다.
"기쁨이, 할아버지하고 외할머니하고 누가 더 좋아?"
아차 싶었다. 어린이한테 비교해서 물어 보는 것이 아니라는데...
"........"
말없이 한참 할아버지를 처다보던 기쁨이가 말했다.
"할아버지, 왜 그런 말을 해? 그런 말 하면 못써!"
"........"
뒤통수를 한방 얻어 맞은 것처럼 띵~ 했다.
"기쁨이는 할아버지도 좋고, 할머니도 좋고, 엄마 아빠 예린이도 좋고, 작은 아빠 작은 엄마 문수도 좋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좋고, 외삼촌 외숙모도 좋고, ......."
기쁨이는 자기가 주위에서 아는 사람은 다 끌어들여 좋다고 한다. 이렇게 빠져 나가는 기쁨이의 기지도 놀랍다. 요즘은 어린아이들이 똑똑하다고 하더니 이렇게 영악할 수가....
할말을 잊었다. 할 말이 없다. 한참 할아버지를 바라보던 기쁨이가 할아버지 기분을 알았는지 살짝 기대며 웃는다.
"할아버지! 좋아!"
"할아버지도 기쁨이가 좋아!"
그러나 항상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 하던 말 중에서 오늘은 '제일'자를 빼고 기쁨이가 말한 것이다. 그래도 나는 '우리 기쁨이가 제일 좋아'하고 마음 속으로 말해 본다.
그래! 남과 비교하는 것은 안되지! 그러면 못쓰지!
살짝 기대있는 기쁨이를 한손으로 안아본다. 기쁨이의 따스한 체온이 전해온다. 차가 막혀 서 있어도 차량행렬이 아름답게 보이고 태평스러우며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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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이쁜 손자 두셨네여.^^* 어린이한테 배울게 많은것 같아여. 예수님께서도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지녀야만 천국에 들어 올 수 있다고 하신 것 처럼여...
참 이쁜 손자 두셨네여.^^* 어린이한테 배울게 많은것 같아여. 예수님께서도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지녀야만 천국에 들어 올 수 있다고 하신 것 처럼여...
맞아요. 어린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천진난만한 가운데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아요. 할아버지가 되고 나니 손자가 참 이쁘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평화가 있기를...
맞아요. 어린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천진난만한 가운데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아요. 할아버지가 되고 나니 손자가 참 이쁘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평화가 있기를...
형제님 안녕하세요 월평동에 계시네요 반갑습니다. 저 역시도 세례본당이 월평동이랍니다. 이광근 신부님께 세례를 받은 월평 2기이지요,,,,, 이렇게 뵙게되어 너무나 반갑고 귀여운 손자 사랑이 너무나 행복해 보이십니다. 자주 카페에서 뵙기를 소망하며,마음의 글 감사 드립니다.... 건강한 여름 되세요,, ^^*
형제님 안녕하세요 월평동에 계시네요 반갑습니다. 저 역시도 세례본당이 월평동이랍니다. 이광근 신부님께 세례를 받은 월평 2기이지요,,,,, 이렇게 뵙게되어 너무나 반갑고 귀여운 손자 사랑이 너무나 행복해 보이십니다. 자주 카페에서 뵙기를 소망하며,마음의 글 감사 드립니다.... 건강한 여름 되세요,, ^^*
정말 반갑습니다. 저도 그 때 있었으니 같은 본당에 나가고 있었군요. 요즘 가끔 이광근신부님도 뵙지요. 2대 신부님이신 박우식 신부님때 사목회장을 했고, 지금은 본당이 분리되어 만년동 본당 소속입니다. 앞으로 주인장님의 많은 안내와 도움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신부님께 향기마을 말씀 드리시면 아실거예요,,넘 반갑습니다... 광근 신부님은 항상 밝은 모습으로 계시더군요, 작년에 뵈었답니다.^^*
신부님께 향기마을 말씀 드리시면 아실거예요,,넘 반갑습니다... 광근 신부님은 항상 밝은 모습으로 계시더군요, 작년에 뵈었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저도 그 때 있었으니 같은 본당에 나가고 있었군요. 요즘 가끔 이광근신부님도 뵙지요. 2대 신부님이신 박우식 신부님때 사목회장을 했고, 지금은 본당이 분리되어 만년동 본당 소속입니다. 앞으로 주인장님의 많은 안내와 도움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할아버지가 손자한네 한 수 배우셨네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손자 재롱에 행복하신 기쁨님의 환한 모습과 귀여운 손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건강하십시오.
할아버지가 손자한네 한 수 배우셨네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손자 재롱에 행복하신 기쁨님의 환한 모습과 귀여운 손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건강하십시오.
신부님 얼마전에 잠깐 얼굴을 뵈었는데 건강하시더라구요.. 주위에서 제가 손자 좋아하는 것이 너무 심하다고 하지요.. 그래도 손자하고 있으면 참 좋아요. 같이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손잡고 길을 걸으면 친구 같기도 하고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ㅎㅎㅎ. 너무 한 것 같지요.. 히야신스님! 감사합니다.
신부님 얼마전에 잠깐 얼굴을 뵈었는데 건강하시더라구요.. 주위에서 제가 손자 좋아하는 것이 너무 심하다고 하지요.. 그래도 손자하고 있으면 참 좋아요. 같이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손잡고 길을 걸으면 친구 같기도 하고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ㅎㅎㅎ. 너무 한 것 같지요.. 히야신스님! 감사합니다.